논증윤리는 한스-헤르만 호페(Hans-Hermann Hoppe)가 1988년에 처음 제시한 자유주의 권리이론의 근본적 방어이다. 수 많은 자유주의 학자가 논증윤리를 받아들였는데, 머레이 라스바드(Murray N. Rothbard), 월터 블락(Walter Block), 데이비드 고든(David Gordon), 그리고 스테판 킨젤라(Stephan Kinsella) 등이 대표적이다.
논증윤리는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와 칼-오토 아펠(Karl-Otto Apel)의 담론윤리(discourse ethics), 라스바드의 의무론적 윤리(deontological ethics)에 기초하고 있다. 호페는 언어적 논쟁은 비폭력적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하고자 함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비침해성의 원칙'(NAP) 만이 그 목표와 일치하는 윤리적 입장이므로, 유일하게 언어적 모순 없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호페의 접근법은 담론행위(act of discourse)에 대한 인간행동학적 고찰이다.
구체적으로, 호페는 논쟁 과정(the course of argumentation)에서 그 누구도 자신이 스스로 ‘상정하고 있는’ 그 어떤 전제도 일관되게, 논리성을 갖추면서 부정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그렇게 한다면, 그는 논리적 오류 중 하나인 수행모순(performative contradiction)을 범하는 것이고, 논리가 없으므로 설득력을 갖출 수 없다.
<사유재산의 경제학과 윤리학>(The Economics and Ethics of Private Property, 1993/2005)의 334 페이지에서, 호페는 논증윤리가 사실일 수 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를 제시한다.
논증은 아무 맥락과 근거가 없는 명제로 구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희소한 수단의 사용을 필요로 하는 행동의 한 형태이다. 그리고 한 개인이 논증이라는 명제적 교환에 참여함으로써 입증하는 선호가 곧 사유재산임이 나타난다. 첫째로, 만약 우리가 자신의 물리적 신체를 독점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이미 전제되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어떤 것도 제안할 수 없었을 것이며, 논쟁의 수단에 의해 제시된 어떤 명제에도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다. 논쟁은 서로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상호 배타적 통제를 인정하는 행위로, 이는 말해진 명제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의견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라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언제나 동의가 가능하다는 명제적 교환으로서의 논쟁의 특색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 이로써, 어떤 규범을 정당화하려고 시도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소유권이 선험적(a priori)으로 정당함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정말로, “나는 이러이러한 것을 제안한다”를 말하기 위해서는, 자기 신체에 대한 배타적 통제권이 정당하다는 규범을 전제해야만 한다. 자기소유권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누구나 실행모순(practical contradiction)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게 주장하는 그 순간, 그는 이미 반대하고자 했던 바로 그 규범, 자기소유권은 암시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리적 기초 (Axiomatic Foundation)
호페에 따르면, 희소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행위자 사이에서 경합적인 재화의 사용을 두고 갈등이 생긴다는 점을 지적한다. 행위자들은 논쟁에 참여함으로써,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충돌을 해결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비폭력적 분쟁해결을 목표로 부합하는 규범이 미리 논쟁 행위에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언어는 객관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language has objective meaning), “진실 주장은 거짓 주장보다 바람직하다”(Truth claims are preferable to false claims), 그리고 “주장은 정당화되어야 한다”(claims must be justified) 등이 예시이다. 이러한 일군의 규범을 호페는 논쟁의 아프리오리/선험(apriori of argumentation, APoA)라고 명명한다. 논쟁의 아프리오리를 부정하는 것은 곧 ‘수행모순’에 직면한다. 따라서 그 주장은 무효화된다. 즉, 호페는 논쟁의 아프리오리를 부정하는 그 행위자가 이미 그 규범에 입각하여 논쟁을 벌이고 있음에 주목하며, 인간행동의 규칙에 대한 도덕적 정당화 역시 논쟁의 차원에서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비-침해성의 원칙 (Non-Aggression Principle)
호페는 오직 보편적 규범만이 논쟁의 아프리오리와 부합할 수 있으며, 자의적인 범주적 구분은 객관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논쟁은 신체의 적극적인 사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인간 신체에 관련된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면서도, 완전한 자기소유권을 제쳐두고 진행되는 모든 보편적 규범 설립 시도는 논쟁 행위 그 자체와 모순된다. 이어서 호페는 외부 자원에 대한 갈등의 해결 역시, 분쟁의 회피라는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최초의 전용, 즉 홈스테딩(homesteading)과 자기소유권의 본래적-객관적 연결 형성 만이 논쟁 행위와 일치함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호페는 자기소유와 로크주의 홈스테딩의 비침해성의 원칙만이, 암시적인 수행모순 없이 논쟁 행위에서 정당화될 수 있다고 결론 짓는다.
출처 : https://wiki.mises.org/wiki/Argumentation_ethics
번역 및 편집 : 김경훈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