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의 아버지, 전용덕 교수

전용덕(Yoong-Deok Jeon)은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같은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로서, 전용덕 교수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Austro-Libertarianism)’를 결코 논할 수 없을 것이다.

『권리, 시장, 정부』(2007), 『국제 금융위기와 신자유주의』(2009),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과 화폐·금융제도』(2009), 『자발적 복지와 복지국가의 함정』(2011),『복지국가의 미래 – 덴마크와 스웨덴의 고민』(2013), 『경제학과 역사학 – 오스트리아학파의 방법론과 인식론』(2014), 『경기변동이론과 응용 – Austrian Business Cycle Theory』(2015), 그리고 『교육도 경제 행위다 – 교육의 미시경제학적 분석』(2015) 등의 저서에서 루트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와 머레이 라스바드(Murray Rothbard)를 중심으로 형성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이론을 한국어로 소개하고, 국내 사례에 응용하여 각종 사회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했으며, 『인간, 경제, 국가』(Man, Economy, and State),『정부는 우리 화폐에 무슨 일을 해왔는가?』(What Has Government Done to Our Money?),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 이론』(The Austrian Theory of Trade Cycle and Other Essays), 그리고 『자유의 윤리 : 정의, 자유의 기초가 되다』(The Ethics of Liberty) 등 오스트리아학파를 대표하는 주요 명저를 한국어로 번역·출판하였다.

30년에 육박하는 전용덕 교수의 학술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은, 단연 역사 연구에 있을 것이다. 대구대학교 퇴직 이후, 비교적 근래에 출판된『신분제와 자본주의 이전 사회』(2017)와 『국가주의 시대의 경제와 사회』(2019) 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역사학적 관점에서 조선왕조 시대와 대한민국 근대사를 재조명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두 책은 그 동안 기득권 우파 및 좌파에 의해 왜곡된 국가주의적 역사관을 분쇄하고, 우리 역사에 대한 진정한 오스트리아학파의 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세계적으로도 오스트리아학파의 관점에서 역사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 이 두 책의 내용은 라스바드의 미국사 연구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치밀하다. 아시아 최초로 오스트리아학파의 역사학을 시도한 전용덕 교수의 선구적 업적은 매우 기념비적이다.

“Land Reform, Income Redistribution, and Agricultural Production in Korea”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Journals, January 2000), “Gresham’s law in the late Chosun Korea” (Applied Economics Letters, 2005), 그리고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인 ‘Quarterly Journal of Austrian Economics’에서 출판된 “Conglomerates and Economic Calculation” (Spring 2004)와 “A Note on Cartels” (Spring 2009)을 통해서 학술적 업적을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바 있다.

진리, 자유주의, 그리고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향한 전용덕 교수의 공헌은 단지 학술적 업적에만 그치지 않았다. 전용덕 교수는 각종 언론과 시민단체를 통해 자유주의의 정론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하여 분투하였다. 다른 학자 혹은 운동가들이 주류 사회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거나, 대중영합적이 되기 위하여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실책을 범하는 와중에도, 전용덕 교수는 결코 타협하지 않고 급진적인 자유주의 정책제언을 계속해왔다. 아직 우리 사회가 자유주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던 2003년에, 징병제의 폐지를 넘어 군대의 민영화를 주장한 점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이다.(전용덕의 뉴스모니터, 2003-08-15 노 대통령 `10년 내 자주 국방 토대 구축`) 2020년을 바라보는 지금도 모병제를 주장하면 급진적인 몽상가로 치부되는 와중에, 전용덕 교수는 이미 2000년대 초반 부터 군대의 민영화를 제안하였다. 그것이 (우리가 효율을 추구한다는 전제 하에서) 경제학적 진리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진리를 주장하는데 있어 결코 타협하지 않는 전용덕 교수의 의지는 모든 자유주의자가 배우고 받아들여야할 귀감으로 부족함이 없다.

전용덕 교수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그의 제자인 박현철 코레일 과장이 쓴 “전용덕 교수의 자유를 향한 학문 여정 : 오스트리아 학파에서 조선왕조까지“를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