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덕 –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 (2009)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2주제에 해당한다.

폭력으로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되지 못하면 학교에 가는 일이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엄청나게 불안하고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폭력은 피해를 입은 학생도 문제이지만 폭력을 모르는 학생에게 학교가 그런 폭력을 학습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작지 않다. 즉 학교폭력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 학교, 정부 등과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2018년 9월 9만 명을 표본으로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의 2.4%(전체), 초등학생 3.6%, 중학생 2.2%, 고등학생 1.3% 등이 폭력을 경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교폭력 목격비율을 조사 대상자의 7.9%(전체), 초등학생 9.6%, 중학생 7.8%, 고등학생 5.9% 등이라고 발표했다. ¹

그러나 이 결과는 한 가지 의문점을 남긴다. 폭력 목격 비율과 폭력 경험 비율 간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교육부는 아무런 설명을 하고 있지 않다. 다른 한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표본조사(약 7천 명)한 바에 의하면 폭력의 비율은 2015년 4.6%, 2016년 6.4%, 2017년 6.5%이다.

2013년에 ‘(재)푸른나무청예단’이 발표한 2013년 전국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는 폭력이 ‘일어났다’와 ‘매우 자주 일어났다’라는 문항에 응답한 학생이 12.9%라는 점을 보여준다. ² 이것으로 2013년에 비해 2018년에 학교 폭력이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 조사와 2018년 조사의 공통점은 학교가 여전히 폭력이 상존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2018년 조사에서는 초등학교 학생의 폭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저연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저연령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폭력 대상이 같은 학교의 학생이라는 점 등은 학교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닐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을 방지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근래에는 학교폭력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