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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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진단과 처방: 대유행의 원인, 자유가 아니라 정부

해외 칼럼
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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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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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Hermann Hoppe
한스-헤르만 호페는 살아있는 오스트리아학파 학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호페는 멩거, 뵘-바베르크, 미제스, 그리고 라스바드로 이어지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과 오스트로-자유주의(Austro-libertarianism)의 가장 뛰어난 대표자로서, 칸트(Immanuel Kant)와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합리주의 철학에 기초하여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인간행동학 이론체계를 대폭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칼 멩거(Carl Menger)에 의해 창시된 오스트리아학파가 미제스의 인간행동학을 통해 완전한 선험적-연역적 이론체계로 탈바꿈했다면,—적어도 지금까지는—최종적으로 호페가 미제스의 방법론을 경제학을 넘어 형이상학과 윤리학에도 적용함으로써, 인식론, 윤리학, 그리고 경제학을 아우르는, 일종의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으로서의 오스트리아학파의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 : #사회현안

원문 : Hoppe on the Lockdowns! (게재일 : 2021년 1월 4일)
번역 : 김경훈 연구원, 한창헌 연구원


[2편] 정부없이 전염병에 대응하는 방법
[3편/完] 정치인들은 어떻게 코로나 사태를 조작하고 만들어냈는가

토마스 제이콥 : 호페 교수님께서는 국가와 정치적 중앙집권화에 대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중앙집권적 국가와 중앙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나요?

한스-헤르만 호페 : 정 반대입니다.

유럽연합이나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다양한 중앙집권적 국가 혹은 국제기구는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시 말해 권력을 확장하기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을 악용하였습니다. 그들은 아직 바이러스의 전파 상황이 애매한 초기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명령을 얼마나 내릴 수 있는지 알아본 다음, 전 세계적 유행병의 위험을 체계적으로 과장하였습니다. 보통 사람들까지 가택연금 당하는 지금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들의 시도는 무서울 정도로 대단히 성공적입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추세를 감안한다면, 이번 사태가 입증한 바는 정부 당국의 결정이 필요하거나 효율적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탈 중앙화된 의사결정이 극도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위험은,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어디에서나 같은 수준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프랑스, 독일, 콩고의 상황은 서로 다릅니다. 중국과 일본의 상황도 같지 않습니다. 또 같은 나라 안에서도, 도시와 농촌은 서로 다르고, 도시마다 서로 다르고, 인구 집단과 문화적 구성에 따라 위험 수준이 다릅니다. 위험 수준이 다양하다면, 전염병에 직면하였을 때 무엇을 해야 하고 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처도 다양하지만, "인증된 과학 전문가"들은 이 모든 사안에 대해 완전히 동일한 제안을 내놓습니다. 이를 고려한다면, 특정한 위험에 맞서기 위한 중앙집권적 차원의, 전 국가적 차원의 (극단적인 경우, 전 세계적 차원의) 일률적인 조치는 애초에 터무니없고 부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의 정치인들 외에도, 다양한 지역의 지방 정치인들이 전염병 방지 사업에 재빠르게 관여하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지방 정치인들이 자신들을 중앙정부와 구별하고, 중앙으로부터 독립적인 자신만의 세력을 넓히는 데 있어서 전염병은 완벽한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언제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거나 여론을 의식하며, 지방 정치인들은 중앙정부로부터 하달된 조치들을 무시하거나, 악화시키거나, 완화시키거나, 지연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수정하였습니다. 그들은 자기 지역의 인기 있는 독재자가 되어 최종적으로는 지방을 넘어서 중앙정부의 독재자 지위를 차지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러한 탈 중앙화된 의사결정은 전염병 관리를 일부 개선하는데 기여하였지만, 또 각양각색의 여러 지역들이 서로의 실수로부터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국가 혹은 정부의 의사결정권자가 전염병에 대처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충격적인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른 모든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국가는 공중보건과 질병예방 분야에서 크게 실패합니다. 오늘날의 사건들이 더 명백하게 밝히고 있듯이, 국가는 사람들을 죽음으로부터 보호하거나 치유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보호 조치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죽이거나 고통받게 합니다.

토마스 제이콥 : 정치인들은 그저 바보에 불과할까요?

한스-헤르만 호페 : 정확합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정치인들의 두뇌는 전혀 뛰어나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은 그들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심지어 인류 전체에게) 더 큰 행복과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만, 우리는 그들의 "망상적 박애주의(do-gooding)"를 철저하게 의심해야 합니다. 정치는 일반적으로 실패합니다. 특히 이번 전염병 사태에서도 실패하였습니다. 이러한 실패의 근본적 원인은 정치 그 자체의 아주 심오한 구조적 본성에서 기인합니다.

구조적으로 정치는 전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와 무관하게 정책 입안자들이 결정을 내릴 때, 그들은 "자신의 업무에 대해 책임과 위험을 짊어지지 않는(no skin in the game)"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즉, 정치인들은 잘못된 결정으로 인한 손실과 비용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그들은 행동의 결과나 부작용에 대해 진지하게 장기간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선포가 가져온 결과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으므로 "즉흥적인(spontaneous)"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정치인들은 자신의 행동이 초래한 비용을 다른 사람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치의 이러한 본성은, 특히 멍청함과 망상적 박애주의가 결합되었을 때 큰 위험을 초래하며, 체계적인 무책임과 과대망상증을 조장합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예시로 들어봅시다. 전염병에 직면하였고, 그 결과와 상관없이 직접적인 소득 손실을 입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외출과 접촉을 금지하고, 집에 가둬놓고, 회사를 폐쇄하고, 업무와 생산을 금지하는 등의 "대담한" 수단을 이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모든 정치적 의사결정권자와 공무원의 소득은 생산적인 이윤을 창출하는 것에서 기인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세금, 즉 강제적인 약탈로부터 소득을 챙기기 때문에 최소 중단기적으로는 안정성이 보장됩니다. 개인적으로 고발당하지 않으며, 책임을 지지도 않으며, 손해에 대한 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왜 자신의 행동이 초래하는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부작용과 파국을 진지하게 걱정해야 할까요? 자신의 "대담한"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국가적 조치 덕분에 심각한 질병 혹은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추정 가능한 사람들의 수를 전체 인구와 비교하며 손해에 비해 이익이 크다고 주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는 경제 폐쇄로 인한 결과, 즉 지켜낸 사람과 비교도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수의 사람이 경제적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또 간접적으로 지켜낸 사람들조차도 병에 걸리거나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정치적 의사결정권자들은 자신들의 "구출 작전"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계획된 것이라 해도 결코 공짜가 아님을 모르는 것처럼 (혹은 알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조치 말고는 "전혀 대안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경제 폐쇄로 인한 부작용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정치인들은 이러한 결정이 "건강"과 "경제" 사이의 양자택일에 놓인 것이며, 자신들이 그 누구보다도 이번 사태의 적임자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그 어떤 경제적 고려 사항보다 항상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간단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권력자들(powers that be)"은 무능하거나 적어도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진실은 정치인들이 말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번영하는 경제가 인간을 보호하고 특히 건강을 지키는 기초입니다. 실례로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폐쇄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은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통찰을 정치인들이 심각한 비상사태의 대담한 구원자가 될 수 있다는 입장과 조화시키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국가에 의한 접촉 금지, 생산과 판매의 금지, 회사의 폐쇄, 강제 몰수, 강제 파산, 강제 실업, 근무시간 강제 단축의 결과로 야기된 사회적 빈곤의 실제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순박한 주장조차도 더 이상 지지 받을 수 없게 되었으며, 전능한 구세주처럼 가식을 떠는 정치인들은 국가적 조치의 결과로 발생한 손실을 당연히 최선의 방법을 통해 보상할 것이라 주장하였지만, 그들의 외침은 점점 더 공허해지고, 심지어 위선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번 사태는 정치인들을 구세주로 격상시킬 두 번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첫째, 정치인들은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구원자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그들은 통화 공급을 크게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경제 폐쇄로 인한 손실의 보상은, 사실상 그 어떤 대가를 치르지 않고, 법정 지폐를 무에서 창조함으로써 지불되었습니다. 물론 정치인들은 이러한 절차의 결과를 전혀 책임지지 않습니다. 통화 공급의 팽창은 정치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수단입니다. 어떠한 대가도 치르지 않으면서 돈을 복사하고, 새로운 돈을 사람들에게 배분함으로써 자신을 구세주처럼 뽐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러한 통화 공급의 팽창은 엄청난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즉, 화폐 단위의 구매력 하락과 미래에 갚아야 할 부채의 증가를 초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이 아니라 우리가, 혹은 사회가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통해 설명하자면, 방화범이 어떤 집에 불을 지른 후, 자신이 소방관 역할을 자처하며 불을 끄고, 위대한 영웅이 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유일한 차이점은, 적어도 방화범은 화재를 진압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지만, 국가가 돈의 양을 팽창하는 결과 발생하는 비용은 사회가 부담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렇게 뻔뻔한 행태를 국가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전체에 있어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확실히 정부가 경제를 봉쇄하는 것에 대한 저항은 이곳저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봉쇄가 오래 지속될수록 그에 대한 저항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정책 입안자들은 방화범이 아니라 영웅적인 구세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인들은 감염의 위험을 조직적으로 과장하면서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용했습니다. 그럼으로써 적어도 전염병 사태 이전에는 정부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범위까지 자신의 권력을 확장하고자 하였습니다. 모든 재산권과 자유를 정지시키고, 심지어 가정 내부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이동의 자유를 거의 완전하게 제한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감염병 통제와 공중 보건의 수호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나는 이러한 사태를 겪으면서도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가지는 복종의 정도가 매우 충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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