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교육시장 - 9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의 원인 그리고 결론 - 학벌 위주의 사회

제2장 교육시장
작성자
작성일
2020-03-23 15:34
조회
1141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교육

편집 : 전계운 대표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2주제에 해당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제1장 노동시장 - (1편2편3편4편5편6편7편8편9편10편11편12편/完)
제3장 저성장 -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9편, 10편, 11편, 12편/完)

제4장 저출산 -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完)
제5장 부동산 -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 7편, 8편, 9편, 10편, 11편, 12편/完)
제6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 (1편, 2편, 3편, 4편/完)
제7장 소득불평등 - (1편, 2편, 3편, 4편, 5편/完)
제8장 기타문제 - (1-1편, 1-2편, 1-3편, 2-1편, 2-2편, 3-1편, 3-2편, 4-1편, 4-2편, 완결편)
[제2장 교육시장 - 1편] 한국 교육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제2장 교육시장 - 2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들 - 공교육의 부실화
[제2장 교육시장 - 3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들 - 과다한 교육비 지출
[제2장 교육시장 - 4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들 - 학교  폭력의 심각성

[제2장 교육시장 - 5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들 - 영어 교육의 실패
[제2장 교육시장 - 6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들 - 자원의 낭비와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 기타 문제들
[제2장 교육시장 - 7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의 원인 - 평등주의
[제2장 교육시장 - 8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의 원인 - 간섭주의: 대학등록금 규제와 정원제
[제2장 교육시장 - 9편]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의 원인 그리고 결론 - 학벌 위주의 사회
[제2장 교육시장 - 10편/完] 한국 교육시장의 문제의 해법
[제2장 교육시장 - 부록 1편] 사립유치원 문제의 핵심 쟁점
[제2장 교육시장 - 부록 2편] 강사법과 등록금 규제


1

한국은 학벌 위주의 사회이다. 학벌 위주의 사회라 함은 인간의 능력을 평가할 때 학벌이 중요한 잣대가 되는 사회를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사원을 채용할 때 대학 졸업 여부, 그 다음에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 하는 점이 채용의 중요 기준이 되는 경우에 그 기업은 학벌위주의 기업인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본다. 만약 국공립 기관의 수장을 뽑을 때 미국의 하버드(또는 시카고) 대학을 나온 박사 학위 소지자에게 충분한 이유도 없이 가산점을 주어서 채용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런 채용 과정은 학벌 위주라고 하겠다.

학벌 위주의 사회란 사회의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하여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때 학벌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사회를 말한다. 학벌 위주는 결혼에도 적용된다. 즉 학벌 위주의 사회란 학력을 능력 평가의 수단으로 삼는 것, 즉 학력을 선별장치(screening device)로 삼되 그 의존도가 매우 큰 경우를 말한다고 하겠다. 채용, 결혼 등에서 학력을 과도하게 선별장치로 사용하면 사람들은 학력을 과도하게 추구하게 된다. 그 결과로 사람들은 불필요한 학력을 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육비에 지출하는 비용이 과다하게 된다.

<표 2-9>는 연도별 당해연도 졸업자, 진학자, 진학비율 등을 보여준다. 진학비율은 2005년 무렵에 약 82.2%까지 상승했다가 2016년에는 69.7%까지 하락하여 2000년 수준이 되었다. 이 통계는 당해연도 졸업생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때문에 실제 진학비율과 괴리가 있다. 검정고시합격자, 재수생 등이 진학비율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나 그렇지 못한 것이다. 다만 <표 2-4>에서 보듯이 고등교육 이수율이 조사 대상 국가 중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높은 비율의 고등학교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증거로 충분하다. 그리고 이런 높은 대학 진학률은 학벌 위주의 이념이나 사고방식이 그 원인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2-9> 연도별 당해연도 고등학교 졸업자, 진학자, 진학비율

(단위: 천 명, %)

연도졸업자수(A)진학자수(B)C=(A/B)x100
200076552068.0
200556946882.2
201063450078.9
201561543670.9
201660842469.7

자료: 김낙년 외 편, 『한국의 장기통계I』, p. 249에서 재인용. 원자료: 교육부, 『통계로 본 한국의 발자취』, 1977, 교육부 『교육통계연보』, 각년도.
교육부 『교육통계분석자료집』, 각년도, 교육부 『간추린 교육통계』, 각년도.

결론

교육시장의 문제들에 대한 원인 분석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가능하다. 경제 제도적 관점에서 본 원인, 철학적 관점에서 본 원인, 방법론적 관점에서 본 원인, 교육 외적 원인 등이 있다. 그런 것을 종합하고 좀 더 일반적으로 말한다면, 한국 교육에는 ‘자유’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와 반대로, 한국 교육에는 평등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점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전용덕(2015)을 참조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평등주의에 입각한 원인 분석과 대학 등록금 규제와 정원 규제라는 관점에서 본 원인을 분석했다. 등록금 규제, 정원 규제 등은 경제 제도적으로는 간섭주의의 일종이다. 한 마디로, 철학적 관점에서는 평등주의가, 경제 제도적 관점에서는 대학 등록금 규제와 정원 규제라는 간섭주의가 작금의 한국 교육시장 병폐의 주요 원인이다. 간섭주의는 국가주의라는 정치철학의 일부이다. 그러므로 정치철학적으로 우리는 여전히 국가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학교 설립 주체라는 관점에서 보면, 현재 국공립학교가 너무 많고 사립학교가 너무 적다. 이것은 그만큼 정부가 직접적으로 교육의 공급자가 되면서 시장에 간섭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제도적으로 사립대학은 국공립대학과 다를 바가 없다. 대학의 지배구조 등에서 자율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은 여기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제3공화국 시대는 교육의 이념이 국가주의였다.2제3공화국 이후 정부들의 교육 지향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간섭주의는 제3공화국 이후에 크게 바뀐 것이 없다. 각종 가격규제, 정원규제 등이 제3공화국 이전부터 존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 간섭주의는 정치철학적으로는 국가주의이다. 다시 말하면, 제3공화국 시대나 그 이후 시대나 교육의 정책은 간섭주의이고 그런 간섭주의는 국가주의의 일부라는 것이다.

학력을 선별장치로 삼는 것이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력을 선별장치로 삼는 것을 과도하게 하는 것은 시스템적으로는 여러 가지 폐해를 초래한다. 무엇보다도, 그런 과도한 의존은 고학력화와 그로 인한 교육에서의 자원 낭비를 가져온다. 그리고 교육에서의 자원 낭비는 교육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의 자원 부족과 자원 사용에 대한 대가를 비싸게 지불하도록 만든다.




태그 : #간섭주의

썸네일 출처 : http://road3.kr/?p=24923&cat=34046

  1. (원문 22번) 한국은 학벌이 아니라도 다른 많은 이념이나 사고가 지배한다. 남존여비의 사회, 대기업 위주의 사회, 수출기업 위주의 사회 등이 그런 것이다. 남존여비의 경우는 최근 성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남존여비라는 이념이나 사고는 상당히 약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반대기업 정책 또는 친중소기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기업 위주의 사회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인위적으로 친중소기업 정책과 친수출기업 정책을 펴는 것을 반대한다. 남존여비의 사회, 대기업 위주의 사회, 수출기업 위주의 사회 등과 같은 이념이나 사고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다른 곳에서 다룰 것이다.
  2. (원문 23번)이 점에 대해서는 전용덕(2019)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