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저성장 - 4편] 경제성장의 원인 (2)

제3장 저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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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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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한국경제

편집 : 전계운 대표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3주제에 해당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표 3-2>는 한국, 미국, 일본 등의 연도별 연간 저축률을 보여준다. 먼저 한국은 2005~2014년 기간에 연간 평균 저축률은 약 4.95%이다. 그 기간에 저축률이 평균 이하인 연도는 2007~2012년이다. 그 중에서 평균에 근접했던 연도인 2009~2010년을 제외하면 2007~2008년과 2011~2012년 등이 평균이하의 저축률이었던 연도들이다. 평균 저축률이 낮아지는 연도들에서 침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3공화국 시대 평균 저축률과 비교해 본다. 1961~1980년 기간에 민간의 평균 저축률은 14.2%였다. 게다가, 정부의 저축까지 합한 국가 전체의 평균 저축률은 약 23.8%였다. 두 기간의 시계열 자료 측정 방식이 다소 다르지만 2005~2014년에 비해 1961~1980년 기간에 저축률이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2005~2014년 기간에 낮은 저축률이 낮은 경제성장을 초래했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면 말이다.

미국은 2001~2016년 기간에 평균 저축률은 5.15%, 일본은 2005~2016년 기간에 평균 저축률은 약 2.40%였다. 미국의 경우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 저축률이 크게 높아졌다. 미국이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 경제성장이 빠른 이유를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2013~2015년 기간에 평균 저축률이 크게 떨어졌다. 일본은 그 이전에도 저축률이 연 4%가 최대였다. 3국 중에서 평균 저축률이 가장 낮았을 뿐만 아니라 2013~2015년 기간에 매우 낮았기 때문에 일본의 경제성장이 낮은 상태였음을 알 수 있다.

<3-2> ··3국의 저축률

(단위 %)

연도한국미국일본
2001-4.51-
2002-5.20-
2003-5.01-
2004-4.72
20056.722.693.45
20065.473.442.51
20073.553.082.54
20083.765.092.52
20094.836.354.00
20104.615.823.71
20113.866.233.97
20123.907.892.71
20135.605.180.30
20147.185.86-0.35
2015-6.290.82
2016-5.042.56

주: 저축률=순가계저축/가계처분가능소득×100 순가계저축=가구당 처분가능소득-가구당 소비지출+연기금에서 가계의 순지분증감
자료: www.oecd.org, 2018년 7월.

저축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각 개인은 자신의 소득을 ‘소비, 저축, 현금 보유’라는 세 가지 형태로 자원을 배분한다. 소득에서 얼마의 자원을 어디에 배분할 것인가는 자신의 ‘시간선호’(time preference)에 달려있다. 어떤 사람이 현재보다 미래를 선호한다면 그의 시간선호는 낮다고 하고 미래보다 현재를 선호한다면 그의 시간선호는 높다고 한다. 미래를 선호하는 사람은 소비보다는 저축을 많이 하고 현재를 선호하는 사람은 저축보다는 소비를 많이 한다. 각 개인의 시간선호가 합쳐져서 사회 전체의 시간선호가 결정된다.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저축을 구체적으로 어느 금융기관에 저축하느냐 하는 문제는 정부의 금융정책과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1960~1970년대 낮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저축률이 높았던 것은 시간선호가 현재보다는 미래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 시기 시간 선호가 낮았던 점을 증명하는 예가 1950~1960년대 빚을 내서라도 자식을 학교에 보냈다는 사실이다. 1997년 위기 이후에 사람들의 시간선호는 미래보다는 현재를 선호하게 되었다. 즉, 1997년 이후에 사회 전체의 시간선호는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다. 사람들의 시간선호가 왜 지속적으로 높아져왔는가 하는 의문은 탐구의 가치가 있지만 경제학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다. 시간선호의 결정은 심리학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시간선호에 대한 몇 가지 점만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대통령도 개인의 시간선호 결정에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 3공화국 시대 박정희는 틈만 나면 근면과 저축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재인은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는 데 그것은 미래보다 현재를 더 중요시 여긴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저축이 국내 자본의 형성과 관련이 있다면 해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FDI)는 해외 자본의 형성과 관련이 있다. 해외직접투자는 자본이 유입될 수도 있고 자본이 유출될 수도 있다. 만약 해외로부터 한국으로 들어오는 해외직접투자가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해외직접투자보다 많다면 자본의 순증이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후자가 전자보다 많으면 자본의 순감이 있다고 하겠다. 문제는 분석 대상 기간을 언제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경제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을 분석 대상의 출발점으로 한다.

<표 3-3>은 해외직접투자의 유입, 유출, 순증감 등을 보여준다. 1997~2005년(2003년 제외) 기간에는 해외직접투자의 유입이 유출보다 많고 그 결과 해외직접투자의 순증이 있었다. 이것은 외국의 자본이 국내 자본 형성과 그 결과 경제성장에 기여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2006~2015년 기간에는 해외직접투자의 유출이 유입보다 많고 그 결과 해외직접투자의 순감이 있었다. 이것은 국내 자본이 외국의 자본 형성에 도움을 주었지만 국내 자본 형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한국경제의 성장에 부정적인 작용을 했음을 의미한다.

1997~2015년 전체를 놓고 보면, 해외직접투자의 순감이 순증보다 컸기 때문에 해외직접투자는 국내 자본의 증가보다는 감소를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몇 년 전부터 인도에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짓거나 LG화학이 미국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큰 규모의 해외직접투자가 발생한 사례이다. 아래에서 보겠지만, 이것은 1997~2015년 기간에 국내에서 자본축적의 위축이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3-3> 해외직접투자의 유입, 유출, 순증감

(단위: 백만 달러)

연도유입 FDI(A)유출 FDI(B)순증감(C)=A-B
19976,971.16,150821.1
19988,858.55,8253,033.5
199915,544.64,70310,841.6
200015,265.36,2409,025.3
200111,288.26,5854,703.2
20029,095.36,7112,384.3
20036,470.66,523-52.4
200412,796.38,9873,809.3
200511,566.09,8081,758.0
200611,247.419,388-8,140.6
200710,515.630,429-19,913.4
200811,711.936,989-25,277.1
200911,484.131,009-19,524.9
201013,073.134,442-21,368.9
201113,673.145,738-32,064.9
201216,285.939,653-23,367.1
201314,548.335,635-21,086.7
201419,003.135,000-15,996.9
201520,910.440,234-19,323.6

자료: 김낙년 외, 『한국의 장기통계II』, 해남, 2018, pp. 1,147~1,149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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