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저성장 - 6편] 저성장의 원인: 경기변동

제3장 저성장
작성자
작성일
2020-04-20 16:36
조회
832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한국경제

편집 : 전계운 대표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3주제에 해당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경기변동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1 그러나 이 절에서는 경기변동이 자본의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만을 서술한다.2정부에 의한 화폐공급의 증가로 경제가 붐과 침체로 이어지는 전체적인 과정을 경기변동이라고 한다. 1997년 이후 가장 극심한 경기변동은 1997년 경제위기 전후의 붐과 침체로 이어지는 과정이었다.

<표 3-1>은 1991년 이후의 연도별 연간 경제성장률을 보여준다. 여기에서는 1997년 이후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한다. 1997년 경제위기 이후 1차 경기변동은 1997년부터 2005년까지이다. 이 기간에 1999년과 2000년은 붐 기간이었고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침체 기간이었다. 다만 2002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연도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2차 경기변동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이다. 이 기간에 2006년과 2007년은 붐 기간이었고 2008~2010년까지 붐이 계속될 소지가 있었지만 2008년에 발생한 미국발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2008~2009년은 침체 기간이었고 2008년과 2009년의 통화공급 증대로 2010년에는 일시적으로 반등했고 2011년은 침체기로 들어가는 기간이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침체 기간이었다.

경기변동은 자원을 낭비하게 하고 그 결과, 경기변동이 없을 때와 비교하여, 경제는 나빠진다. 심지어 경제의 상태는 경기변동이 있기 전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장기에서는 특히 그렇다. 여기에서 경제의 상태란 경제성장, 선택의 다양성, 재화들의 품질 등을 말한다.

경기변동은 경제성장과 관련하여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그것은 경기변동으로 사람들은 경기변동 이전에 축적된 자본을 소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면, 자본이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경기변동으로 인한 자본소비는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리고 경기변동은 일부 경제주체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 내의 모든 경제주체에게 영향을 미친다. 다만 그 영향의 크기가 모두 다를 뿐이다.

경기변동이 어느 정도의 자본소비를 일어나게 하는가는 경기변동의 경우마다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경기변동이 경제 내의 모든 경제주체로 하여금 자본을 소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침체와 위기가 심각할수록 자본소비는 대량이 된다고 할 수 있다. 1997년의 경제위기 시에 다수 기업이 파산하거나 구조조정을 했던 것은 경제 전체 내의 자본이 감소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었다. 경기의 침체 국면 또는 경제위기에서는 대량 실업이 발생하는데 실업자들은 저축을 하지 못하고 기존의 자본을 소비하게 된다. 노동자들이 생산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에도 경제가 침체국면에 있게 되면 임금이 깎이거나 감소되고 그 결과 그 노동자들은 저축을 줄이지 않을 수 없다. 기존의 저축을 찾아서 써버리거나 보험을 해약하는 것이 바로 자본축적의 위축을 보여준다. 침체국면에는 자본소비가 일어나거나 자본축적의 위축이 발생한다. 침체 국면의 초기에는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그 경우에 임금이 충분히 오르지 못한 경우도 저축의 감소 또는 자본소비가 일어날 수 있다.

기업가들도 경기침체로 인한 손실을 메우거나 과오투자(malinvestment)를 구조조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런 과정에서 자본을 소비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용 불가능한 기존 자본재를 폐기하거나 기존 자본재를 인수와 합병, 수직결합, 카르텔 결성 등으로 구조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변동에서 기업들의 자본소비가 노동자들의 자본소비보다 일반적으로 대규모이다.

1차 경기변동의 침체 기간인 2001~2005년, 2차 경기변동의 침체 기간인 2008~2014년(2010~2011년 제외)에 대규모 자본소비가 발생했거나 자본의 축적이 억제되었다. 이것은 1997년 경제위기 이후의 경기변동만 간추린 것이다. 1997년 이전인 1990년대, 3공화국3, 5공화국 시대도 경기변동이 있었다. 미군정, 1공화국 기간에는 그 이후에 비해 더 규모가 큰 경기변동이 있었다.

경기변동 이후에 경제가 더 좋아졌는가는 붐의 출발점과 침체의 종착점을 비교하면 된다. 그러나 그 둘을 비교하는 일은 실증의 문제이다. 다만 <표 3-1>에서 보듯이 1990년, 2000년대, 2010년대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작아지고 있는 것은 붐의 출발점에 비해 침체의 종착점에서 자본이 그렇게 많이 축적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왜냐하면 침체의 종착점에 자본이 대규모로 축적되었다면 경제성장은 그 이전보다 빨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말이다.

정부가 불환지폐의 공급을 증대시킨 결과로 경기변동이 발생한다. 다시 말하면, 경기변동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에 의한 화폐공급의 증가 때문이다. 정부가 불환지폐 공급의 증대를 멈추지 않는다면 미래의 언제가 자본소비가 자본축적보다 클 수 있을 것이고 그 때가 되면 경제성장은 완전히 멈추거나 마이너스의 경제성장이 될 것이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말이다.




태그 : #경기변동 #인플레이션 

  1. (원문 11번) 경기변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Mises(1996), Rothbard(1993), 전용덕(2015) 등을 참조.
  2. (원문 12번) 경기변동이 유발하는 전반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3. (원문 13번) 3공화국의 경기변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전용덕(2019)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