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저성장 - 9편] 저성장의 원인: 재정적자

제3장 저성장
작성자
작성일
2020-05-05 17:29
조회
612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한국경제

편집 : 전계운 대표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3주제에 해당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재정적자는 민간의 저축 형성을 방해하거나 자본을 소비하게 함으로써 경제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재정적자를 보전하는 방법은 한국은행으로부터의 차입, 국채 발행, 해외로부터의 차입, 기타 등이었다. 정부가 재정적자를 보전하는 방법은 궁극에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한 가지는 본원통화의 발행에 의해 재정적자를 보전하는 방법이다. 해외차입도 달러를 자국화로 바꾸면서 사실상 국내 화폐의 증대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첫 번째 방법과 차이가 없다. 다른 한 가지는 민간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빌려서 재정적자를 보전하는 방법이다.

첫 번째 방법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두 번째 방법은 민간의 자금을 정부의 손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화폐의 구매력의 하락을 통해 저축의 형성을 방해하거나 자본을 소비하게 만든다. 이 점은 앞 절에서 다루었다. 그리고 화폐증대가 경기변동을 초래하는 경우에도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대규모 자본소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없다. 경제위기시에 붐 기간에 잘못된 투자가 구조조정을 거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도 앞에서 다루었다. 두 번째 방법에 의한 재정적자는 조세보다도 민간의 저축에 더 큰 타격을 가한다. 왜냐하면 재정적자를 민간의 자금으로 보전하는 방법은 조세에 비해 민간의 자금을 두 번이나 축소하게 만들고 그 결과 저축 유인을 더 크게 부수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적자의 보전을 위하여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가는 상관없이 두 방법 모두 재정적자가 저축의 형성을 방해하거나 자본의 소비를 초래하도록 만든다. 결론적으로, 재정적자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중앙정부의 국가채무를 GDP로 나눈 비율이 <표 3-5>에 나와 있다. 여기에서 국가채무란 차입금(국내차입금+해외차입금), 국채, 국고채무부담행위에 의한 채무, 정부보증채무를 합산 한 것이다. 정부보증채무는 보증채무이기 때문에 보증을 받은 기관이 채무를 갚지 못할 때 대신 갚겠다는 채무로서 현 시점에서 실제로 정부 채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만큼 일정 부분 채무가 부풀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표 3-5>의 채무는 지방정부의 채무, 공공기관의 채무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국가의 전체 채무는 아니다.

<3-5> 연도별 GDP에서 국가채무의 비중(중앙정부)

(단위 %)

연도국가채무/GDPX100
19969.2
199712.0
199827.3
199929.7
200027.6
200132.0
200230.1
200329.5
200429.9
200531.9
200632.1
200730.9
200829.4
200932.6
201032.3
201132.9
201233.2
201334.8
201435.8
201537.3

자료: 김낙년 외, 『한국의 장기통계II』, 해남, 2018, pp. 1,087~1,088에서 재인용.
원자료: 1988년 이후는 『국가채무에 관한 총계산서』, 『국가채무 관리보고서』(기획재정부), 각년도.
주: 1989년 이후 국가채무에 관한 총계산서에는 정부차관이 해외차입금으로서 차입금에 포함되어 있지만 일관성을 위해서 국채에 포함.

2015년 현재 중앙정부 국가채무는 총 583조 6,214억 원이다. 그 채무는 국내차입금 3조 2,401억 원, 해외차입금 336억 원, 국채 551조 5,246억 원, 국고채무부담행위에 의한 채무 2조 4,293억 원, 정부보증채무 26조 3,938억 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 국채가 중앙정부의 국가채무의 94.5%를 차지하고 있다. 즉, 사실상 중앙정부의 재정적자가 중앙정부 국가채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현재 중앙정부의 국가채무는 총 583조 6,214억 원으로서 그 해 GDP 총액 1,564조 1,240억 원의 약 37.3%이다. 이 비율은 1954년 이후에 가장 높아진 수치이다. 그리고 이 비율은 1954년 이후 1996년에 9.2%로서 최소치로 떨어졌다. 이 비율은 1998년에 크게 상승하여 27.3%, 그 이후 거의 대부분의 연도에 증가하여 18년만에 28.1%포인트 상승했다. 1998년에 국가채무가 크게 증가한 것은 1997년에 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공기업뿐만 아니라 사기업에게도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정부가 지원했기 때문이다. 1998년 이후 각 정부가 얼마나 빚잔치를 해왔는가를 알 수 있다. 다만 국채가 어떤 방법으로 발행되었는가는 추후의 연구과제이다. 한 마디로, 매년 엄청난 규모의 재정적자로 자본소비가 작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태그 : #재정이론 #경기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