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저출산 - 1편] 문제의 제기

제4장 저출산
작성자
작성일
2020-06-08 16:44
조회
774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사회현안

편집 : 전계운 대표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4주제에 해당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2018년 현재 합계출산율은 0.98명이다. 2005년 합계출산율은 1.08명까지 떨어졌지만 그 이후 2012년에 1.30명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합계출산율은 등락을 하면서 2017년에 1.05명까지 하락했다. 2017년 합계출산율은 2005년 그것보다 낮아졌다. 그리고 2018년에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 1명 이하라는 수치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처음이다. 아마도 그렇게 낮은 수치는 한국 역사에서도 처음일 것이다.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을 초저출산으로 분류하는데 한국은 2001년부터 초저출산 사회가 되었다. 합계출산율 0.98명이라는 수치는 대만 1.2명, 일본 1.4명, 캐나다 1.5명 등과 비교하여도 너무 낮은 것이다.

정부는 저출산과 고령사회를 대비하여 2005년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하고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어서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그 예산은 2006년에 약 2조 1,000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하여 2016년에 20조 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 예산은 2017년에는 27조 5,728억 원, 2018년에는 30조 6,002억 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1 2 출생아 한 명당 저출산 예산은 2006년에 약 465만 원이었고, 2018년에는 약 6,669만 원이었다. 지난 10년간 출생아 1명당 저출산 예산이 14배 이상 증가했지만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에서 2018년 0.98명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2006년과 2018년 사이에 합계출산율은 2012년에 1.30명까지 상승했지만 그 이후 2018년 0.98명으로 떨어졌다. 2006년과 2018년 사이에 합계출산율은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때가 있었지만 2012년(2015년 기준 약 20% 상승)까지 추세적으로 상승했고 그 이후 하락하는 추세는 지속되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첫 번째 의문은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의문은 저출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큰’ 효과가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2006년 이후에 합계출산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2012년에 정점을 찍고 하락하여 2017~2018년에는 합계출산율이 2005년(정부의 저출산을 위한 지출이 시작되기 이전 연도) 수준보다 낮아졌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첫 번째 의문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두 번째 의문은 첫 번째 의문을 푸는 과정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산은 혼인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저출산 문제는 비혼(非婚) 문제에도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 비혼은 ‘자발적인’ 비혼자와 ‘비자발적’ 비혼자로 분류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비혼자 중에는 80~90%가 비자발적 비혼자라고 하는 비공식적인 조사가 있다. 이것은 결혼은 하고 싶은데 여러 가지 여건이 맞지 않아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은 서양과 달리 자발적 비혼주의자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또한 의미한다.3 비자발적 비혼자가 될 수밖에 없는 원인들로는 결혼 연령을 놓치거나, 마땅한 배우자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없거나, 형이나 언니가 미혼이거나, 결혼 비용이 부담스럽거나 하는 등이다. 비자발적 비혼자가 되는 데는 경제적 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중요한 원인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비혼과 함께, 만혼도 출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저출산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만혼도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태그 : #간섭주의

  1. (원문 1번) 중앙정부와 지자체 예산 합계, 자료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인용.
  2. (원문 2번) 30조 6002억 원을 60만 군인에게 나누어주면 1인당 약 5100만원이 된다. 국방 예산까지 포함하면 그 금액은 훨씬 커질 것이다. 이것은 저출산 지원 금액으로 군대를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꾸고도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원문 3번) 이것은 비혼과 만혼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