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저출산 - 2편] 저출산의 심각성과 문제

제4장 저출산
작성자
작성일
2020-06-10 17:57
조회
1401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사회현안

편집 : 전계운 대표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4주제에 해당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II. 저출산의 실상과 그것이 유발하는 문제

  1. 저출산의 심각성

<표 4-1>는 연도별 합계출산율의 변화를 보여준다. 1925~1945년 기간에 합계출산율의 평균은 6.15명이었다. 해방 이후 1965년까지 합계출산율은 약 6.0명이었다. 이것은 3공화국 정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하기 이전까지 합계출산율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이후 합계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합계출산율은 1970년 현재 4.53명, 1975년 3.43명, 1980년 2.82명, 1985년 1.66명, 1990년 1.57명, 1995년 1.63명, 2000년 1.47명, 2005년 1.08명, 2010년 1.23명, 2015년 1.24명, 2018년 0.98명 등이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에 1960~1965년 수준의 약 16%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2018년에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서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이다.

<표 4-1>의 합계출산율을 설명하기 전에 한 가지 주의할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2006년부터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복지 지출이 대규모로 실행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2006년부터는 그 효과가 역사적 합계출산율에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2006~2018년 합계출산율 자료는 그 이전 자료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통계자료 해석의 오류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표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2005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2006년부터 2016년까지는 2005년 수준보다 합계출산율이 높았다. 특히 2007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5년 등의 합계출산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것이 정부의 출산 지원책의 효과로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부터 합계출산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2017년부터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다른 요인이 정부 정책의 효과를 없애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점은 아래에서 더 다룰 것이다.

이제 합계출산율의 역사적 특징을 몇 가지 지적한다.

첫째, 합계출산율이 1961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980년 합계출산율이 1960년대 초반의 합계출산율의 1/2 이하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 시기의 합계출산율 하락은 3공화국 정부의 산아정책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3공화국 정부는 1961년부터 산아제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그 정책은 즉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면, 1980년대까지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은 3공화국의 산아제한 정책이 때문이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는 정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할 형편이 되지 못했다. 그 무렵부터 합계출산율이 낮아져서 인구 증가율의 감소를 걱정해야 할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둘째, 1991년 합계출산율은 1.71명으로 1961년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한지 30년 만에 합계출산율은 약 1/3 이하로 떨어졌다. 산아정책의 효과는 1980년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1980년대 합계출산율의 하락은 산아제한 정책의 효과가 클 것이지만 1960년대와 1970년대와 다르게 1980년대는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셋째, 표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합계출산율이 2.0명 이하로 떨어진 첫 해는 1984년이었고 1.5명 이하로 떨어진 첫 해는 1998년이었다. 이것은 저출산 문제는 1984년부터 이미 문제가 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 전반에는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무엇보다도 합계출산율 하락이 컸던 연도는 그 이전에 경제 침체기였다. 이것은 합계출산율이 경제 상황에 작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침체기는 1969~1972년, 1979~1982년, 1989년, 1997~1998년, 2001년, 2003년, 2008~2009년, 2017~2018년 등을 꼽을 수 있다. 2010년대 전 기간의 경제성장률은 상승과 하락이 있지만 성장률이 매우 낮아 과거의 침체기와 같거나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2010년대 전 기간 중에서 2017~2018년 기간이 가장 심각한 침체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2017~2018년만 침체기로 꼽았다. 미혼에 영향을 미치는 청년실업은 2000년대 이후에 서서히 악화되어 왔기 때문에 2000~2005년 기간의 합계출산율 하락은 그런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섯째, 합계출산율을 제시하지 않은 기간의 합계출산율은 약간씩 등락을 했지만 대세 하락이라는 큰 추세는 변화가 없었다.

<4-1> 연도별 합계출산율

(단위: 명)

연도합계출산율연도합계출산율연도합계출산율
1925~19306.2019851.6620081.19
1930~19356.1019901.5720091.15
1935~19406.2019951.6320101.23
1940~19456.1020001.4720111.24
1945~19506.0020011.3020121.30
1950~19555.6020021.1720131.19
1955~19606.3020031.1820141.21
1960~19656.0020041.1520151.24
19704.5320051.0820161.17
19753.4320061.1220171.05
19802.8220071.2520180.98

김낙년 외 편(2018), p. 99 재인용.
주: 1. 1945년까지의 합계출산율은 남북한을 합친 것이고 1945년 이후의 합계출산율은 남한만의 것임.
      2.  2016~2018년 자료는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왔음
      3. 2006년부터 대규모의 복지 지출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2006년 이전 합계출산율과 2006년 이후 합계출산율을 동일한 시계열 자료로 볼 수 없다.

    2. 저출산이 유발하는 문제

저출산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첫째, 저출산은 전체 인구에서 젊은 인구의 비중을 낮춘다. 이것이 고령화와 맞물릴 때 각종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 예를 들어, 각종 연금, 건강보험 등이 재정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등은 적자로서 세금으로 연금을 주고 있다. 저출산은 그런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할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기본적으로 젊은 인구가 노령 인구를 부양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15~64세에 속하는 생산연령인구(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는 15~64세의 인구)는 2017년부터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다.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대는 연평균 33만 명, 2030년대는 연평균 52만 명씩 감소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한다. 물론 이것은 전망치일 뿐이다. 그러나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의 저출산 추세가 지속된다면 말이다.

셋째, 저출산에 의한 총인구의 감소는 내수의 감소, 규모의 경제와 분업의 해체 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은 계량화가 불가능한 것이지만 결코 작은 것은 아니다. 이것은 수출기업보다는 내수 위주의 기업-예를 들어, 중소 자영업자-에 더 큰 타격을 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은 2019년 출생아는 30만 9,000명이고 사망자는 31만 4,000명으로 추정하고 사망자가 신생아보다 많은 상황은 정확하게는 2018년 4분기부터 시작되었다고 발표했다. 통계청은 2030년에는 사망자가 42만 200명이고 출생자는 35만 8,000명으로 추정한다.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으면 인구는 자연감소라는 국면에 들어가게 된다. 사망자가 신생아보다 많은 상황은 2019년 이후에 계속 이어질 것이고 그 결과 2028년에는 외국인을 포함한 총인구가 5,194만 명에 도달하여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전망이다. 그러나 2028년 인구 전망은 몇 가지 가정에 의존하여 추정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다만 합계출산율을 고려할 때 총인구는 조금씩 증가하더라도 언젠가 정점을 찍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합계출산율이 낮은 것이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말이다.

넷째, 젊은 인구의 감소는 국방인력으로 가용할 인구도 줄어들게 한다. 이것은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와 함께, 막대한 국가부채는 어떻게 상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도 국가부채는 그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다섯째, 그러나 저출산이 언제나 문제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면 그리고 자본의 크기가 변함이 없다면 1인당 자본의 크기는 증대하고 그것은 곧 생산성의 증가를 의미한다. 1인당 생산성의 증가는 1인당 소득의 상승을 의미한다. 즉 저출산이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이 때도 자본의 크기가 변함이 없다는 가정이 유지될 때만 그런 결과가 가능하다.




태그 : #간섭주의

썸네일 출처 : https://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9070301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