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부동산 - 6편] 실증분석: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들

제5장 부동산
작성자
작성일
2020-09-22 06:05
조회
820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부동산

편집 : 김경훈 연구원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5주제에 해당한다.
  • 편집자주: 본 시리즈 연재 계획대로라면 부동산은 제7주제에 해당한다. 하지만 오늘날 임대차 3법과 같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집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에 처해있고 계속해서 정치인들과 대중들은 잘못된 해법을 요구하거나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주제를 앞당겨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주제에서는 임대차 3법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지만 부동산 문제에 오스트리아 경제학파 이론을 적용 및 응용하고 있으며, 실증적인 원인분석 역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임대차 3법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할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독을 권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제1장 노동시장 - (1편2편3편4편5편6편7편8편9편10편11편12편/完)
제2장 교육시장 - (1편2편3편4편, 5편6편7편8편9편10편/完부록 1편부록 2편)
제3장 저성장 - (1편2편3편4편5편6편7편8편9편10편11편12편/完)
제4장 저출산 -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完)
제6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 (1편, 2편, 3편, 4편/完)
제7장 소득불평등 - (1편, 2편, 3편, 4편, 5편/完)
제8장 기타문제 - (1-1편, 1-2편, 1-3편, 2-1편, 2-2편, 3-1편, 3-2편, 4-1편, 4-2편, 완결편)
[제5장 부동산 - 1편] 문제의 제기
[제5장 부동산 - 2편] 가격상승의 이론적 원인: 화폐적 이유

[제5장 부동산 - 3편] 가격상승의 이론적 원인: 화폐의 구매력에 대한 기대, 수요와 공급
[제5장 부동산 - 4편] 실증분석: 각종 재화의 가격 상승
[제5장 부동산 - 5편] 실증분석: 부동산 가격의 상승
[제5장 부동산 - 6편] 실증분석: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들
[제5장 부동산 - 7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잘못된 경제지식
[제5장 부동산 - 8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통화공급의 증대
[제5장 부동산 - 9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부동산 관련 조세
[제5장 부동산 - 10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신도시 건설
[제5장 부동산 - 11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부동산 관련 규제
[제5장 부동산 - 12편/完] 가격상승의 해법과 결론

  •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률 하락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편의상 여기에서는 제외한다.

앞 절에서 1964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 평균 지가와 그 증감률을 보았다. 2013~2019년 기간에 시점별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월간 변동률도 보았다. Ⅱ절에서 보듯이, 부동산 가격의 급격하고 지속적인 상승은 ① 정부의 화폐 정책, ② 화폐의 구매력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등의 영향을 받고, ③ 부동산 가격의 절대적인 수준은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 등의 영향을 작지 않게 받는다.

①, ② 등은 장기에 걸쳐서 부동산 가격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일정 기간 부동산 가격을 지속적으로 상승 또는 하락(또는 상승률 둔화)하게 한다. 부동산 투기라고 일컬어지는 현상은 ①과 ②가 지속되면서 부동산의 가격이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상승하여 가격 상승이 정점에 이른 경우를 말한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정점에 이르면 뒤이어 그 가격은 상당 기간에 걸쳐서 가격 상승률이 그 이전과 비교하여 크게 낮아지거나 가격이 폭락한다.

<표 7-4>에서 1968년(54.9%), 1978년(66.7%), 1989년(38.9%), 1995년(14.7%), 2002년(15.4%), 2006년(13.0%) 등의 연도와 2018년에 전국 평균 지가 상승률이 정점에 달했던 연도들이다. 지가 상승 기간을 길게 잡으면, 전국 평균 지가는 1965~1970년, 1977~1978년, 1988~1991년, 2001~2002년, 2005~2007년, 2017~2018년 등의 기간에 크게 상승했고 1974년, 1983년, 1995년 등은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했던 해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토지와 부동산 가격의 폭등, 특히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상승률의 큰 둔화는 경기변동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이 때 일반 사람들의 부가 증대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산업용지 뿐만 아니라 주택 등, 부동산의 가격뿐만 아니라 토지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상승률이 둔화되었다.

1960년대는 1961년 산업화를 시작하면서 붐이 시작되었고 1970년에 붐이 끝나고 버스트가 시작되었으며, 1972년까지 침체가 지속되었다. 1961~1972년 기간은 1차 경기변동이 일어났던 기간이다. 1960년대 화폐공급은 수출에 링크되어 있었고 그 시기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화폐공급은 자동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외국(특히 일본과 미국 자본) 자본이 물밀 듯이 들어오면서 외자가 국내 화폐공급의 폭발적 증대에 추가되었다. 즉, 외국 자본은 국내에서 발생한 붐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경기변동은 필연적으로 위기와 침체를 초래한다. 당시 외국 자본은 정부의 지급보증에 의한 무분별한 도입으로 국내 화폐공급 증대에 의한 침체를 심화시켰다. 1970년에 시작된 침체는 1972년 8.3조치로 경제위기는 진정되었지만 재산권 침해가 크게 일어났다.1 이것이 1960~1970년대 토지와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상승률 둔화(폭락) 과정을 아주 간략히 요약한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 시기에 외국 자본이 어떤 역할을 했는가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017~2018년 수도권 일대와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 발생했던 부동산 투기는 정부에 의해 증가된 화폐공급의 큰 몫이 소비자에게 대출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지방에서도 도심으로의 접근성, 교통 인프라, 교육 시설이 잘 구비된 지역에서만 부동산의 가격이 크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7~2018년의 경우에 증가된 화폐가 기업가들에게 대출된 부분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오히려 4대 기업은 현금을 쌓아두고 국내 투자는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고 반대로 해외 투자는 크게 증가시켰다. 그 결과 국내 투자에 의한 경기변동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2017~2018년 부동산 투기는 신축 아파트(건축한 지 대략 10년 이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또는 주택, 도심 접근성, 교육 인프라, 교통 인프라 등이 잘 구비된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의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에만 발생했다. 즉 2017~2018년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선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③의 경우에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이 부동산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다. 부동산의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총인구 또는 가구 수일 것이다. 1960년에 총인구는 24,989,241명이고 4,357,600가구였다. 2017년에 총인구는 51,422,507명이고 20,167,922가구였다.2 1가구당 평균 인구는 1960년에 5.73명이었지만 2017년에는 2.55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1인 가구, 2인 가구 등이 많아지면서 지난 60여 년 동안 가구당 인구수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모든 가구가 주택이라는 부동산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잠재적인 측면에서는 수요자라고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지난 60여 년 동안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부동산의 공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물론 택지의 개발부터 입주까지 부동산의 공급에는 짧게는 3~4년, 길게는 4~6년이라는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부동산 수요와 공급의 변화는 부동산의 가격을 시차를 두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케 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화폐의 구매력 하락을 보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산이다. 그러므로 다수의 사람들이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을 직접사용하지 않더라도 교환을 목적으로 여러 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이 자신이 기대했던 만큼 상승하지 않거나 너무 낮다고 판단되면 임대를 하면서 부동산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게 된다. 이것은 부동산에 대한 유보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면, 이것은 부동산 가격을 상승하게 한다.

부동산의 공급은 부동산의 가격에 강한 영향을 받는다. 가격이 상승할 것이 예상될 때만 부동산을 분양하거나 공급하게 된다. 부동산의 공급이 러시를 이룰 때는 공급이 수요를 능가하기 때문에 조만간 부동산의 가격은 하락하거나 그 상승률이 낮아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은 부동산 가격을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은 ①이 가장 중요하고 ②는 그런 효과를 증폭시킨다.

한 마디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세 가지 원인 중에서 어느 것이 중요한가는 경우마다 다르다. 그러나 가격의 지속적 상승 또는 상승률 둔화(하락)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①과 ②가 ③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②는 ①이 작동을 할 때만 작용하는 특징을 가진다.




태그 : #사회현안 #한국경제 #가격 #화폐와_은행

  1. (원문 15번 각주) 1972년 8·3조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전용덕(2019), 41장을 참조.
  2. (원문 16번 각주) 통계청 인구 총조사에서 인용, 2017년 통계는 전수조사이고 1960년 통계는 총인구는 전수조사이고 가구수는 표본조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