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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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하이에크와 몽펠르랭 소사이어티의 실패 - 정부와 야합하는 '어용 자유주의'

해외 칼럼
자유주의
작성자
작성일
2020-02-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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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Hans-Hermann Hoppe

주제 : #자유주의전략

원문 : The Property And Freedom Society — Reflections After Five Years
번역 : 김경훈 연구원

[1편] '제한된 정부'와 '최소국가'라는 환상
[3편] 자유주의 전략은 반국가주의에 있다
[4편] 보수주의는 경제학이 없다
[5편] 보수주의는 일관성이 없다
[6편/完] 자유주의 전략에 필요한 것


하이에크와 몽펠르랭 소사이어티의 전략은, 정말로 실패해야만 했다. '제한된 정부'를 지지하는 싱크탱크들과 그들의 국제 모임인 몽펠르랭 소사이어티는, 자신들의 의도대로(아니면 그저 가식이었을지도?) 개혁과 자유화에 기여하지 못했다. 그 대신에,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복지-전쟁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필수요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지표는 매우 방대하다. 전형적인 리버테리언 싱크탱크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혹은 그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그들의 주된 임무가 중앙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부의 조치와 발표에 반응하고,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거나 조언을 한다. 대부분의 싱크탱크는 정치인, 정부관료, 로비스트 등의 외부인과 자주 접촉하는데, 그들은 커넥션이 있는 기자들과 함께 싱크탱크가 주최하는 회의, 브리핑, 연회, 칵테일 파티에 단골로 참석한다. 싱크탱크와 정부 간에는 꾸준한 인사교류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제한된 정부 '산업'의 자도자들은 스스로가, 권력 엘리트이며 지배계급의 저명한 일원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제한된 정부 운동이 계속하여 성장하는 유망한 산업이었다는 점이다. 리버테리언 싱크탱크의 연간 지출은 현재 수억 달러에 달하며, 지금까지 총 수십억 달러 이상이 지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정부 지출은 단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 대신에, 정부 지출은 언제나, 끊임없이 증가하며 이제는 아찔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제한된 정부의 인센티브를 약속하는 업계의 실패는 가시적으로 확인된다. 그럼에도, 그들의 실패는 처벌받지 않는다. 반대로 오히려 더 풍부한 자금을 지원받으며 보상받는다. 싱크탱크의 업무가 실패하면 실패할 수록, 그들은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이런 점에서, 국가와 자유시장 싱크탱크 산업은 서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함께 성장한다.

하이에크를 비롯한 제한된 정부 옹호자들과 자유시장 싱크탱크에 종사하는 모든 이에게, 이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다. 그들은 이러한 모순적 현상을, 우연의 일치라고 어떻게든 설명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그들은 자유시장 싱크탱크의 지속적인 자금 및 운영 성장이 없었다면, 정부 지출은 더 심각했으리라 주장함으로써 훌륭하게 변명하곤 한다.

요컨대, 자유시장 싱크탱크 산업은, 과거 혹은 미래에 어떤 사건이 있던 상관없이, 그들의 성공과 실패 유무와 별개로 계속된다.

물론 이 당혹스러운 사실은 우연이나 사고가 아니다. 만약 국가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적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체계적인 예측이 가능했던 사안이다.

입법과 화폐발행의 지역적 독점자로서, 국가는 성장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경향을 가진다. 즉 '불태환' 법과 '불태환'화폐를 이용하여 사회와 사회적 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자 한다. '불태환 법(fiat law)'을 통해, 국가는 자신이 원하는 무엇이든지, 위협하고, 처벌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보상하는 독특한 권력을 가진다. 그리고 '불태환 화폐(fiat money)'를 통해, 국가는 어느 누구보다도 쉽게 지지를 이끌어내고, 뇌물을 수수하고, 부패를 조장할 수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국가는 이렇듯 특별한 기관이며, 제한된 정부 싱크탱크 산업의 도전에 대처하는 법적, 재정적 수단 역시 보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는 리버테리언보다 훨씬 더 가공할 상대였던 조직화된 종교기관 마저 성공적으로 포섭하였다.

그리고 자유시장 싱크탱크 산업을 효과적으로 통제한다는 목표는, 종교를 그렇게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달성하기 쉬운 문제이다. 우선, 국가는 자유시장 관계를 담당하는 자체 관료조직을 설치한다. 그 후 제한된 정부를 지지하는 NGO를 초청하고, 후원하고, 자금과 고용을 보장해주며 그들을 유인하기만 하면 된다. 위협과 무력에 의존할 필요 없이, 이러한 유화조치만으로도 자유시장 싱크탱크 산업과 리버테리언 지식인들을 포섭하기에는 충분했다. 지식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낮고 변덕스럽기 때문에, 지식인들을 포섭하는 데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유시장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가는 '경제적으로 계몽된' 제도로서의 이미지, 자체적 합법성, 그리고 자신에 대한 지적인 존중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따라서 국가의 성장을 위한 여지를 더 마련할 수 있다.

국가는 제한된 정부를 지지하는 리버테리언 싱크탱크를, 단지 자신의 힘을 증강시키는 또 다른 매개체로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점은 다른 모든 소위 '비정부단체'의 사례와 본질적으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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