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칼럼 및 번역자료 투고 요령 안내

소말리아에서의 아나키

해외 칼럼
자유주의
작성자
작성일
2020-04-10 16:06
조회
1130

Robert P. Murphy
* 미제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 뉴욕대 경제학 박사

주제 : #아나코캐피탈리즘

원문 : Anarchy in Somalia (게재일 : 2011년 6월 30일)
번역 : 전계운 대표



올해 초 BBC는 소말리아에서 국가의 몰락 20주년을 기념하는 시리즈를 연재했다. 비록 이 기사가 “아나키”에 대한 전형적인 혐오감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이 시리즈는 메인 스트림[주류] 견해 치곤 놀랄 만큼 소말리아 상황을 균형있게 다루고 있다. 소말리아는 강력한 중앙 정부의 부재임에도(혹은 그 때문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몇 가지 기준에 따르면, 부인할 여지 없이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라스바디언 전통(Rothbardian Tradition)에 정통한 경제학자들은 소말리아는 국가가 있는 것보다 국가가 없는 것이 훨씬 낫다고 설득력있게 주장하면서 이 분석을 더욱 발전시켰다. 보통 국가주의자들은—“당신네 라스바디언들 아나키가 그렇게도 좋다면 왜 소말리아에 가서 살지 않냐?”라고— 비꼬며 요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라스바디언들은 국가의 부재가 행복을 위한 충분 조건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라스바디언들은 사회가 아무리 번영하고 법을 준수하더라도 조직적인 폭력과 절도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것이라고 한다.

BBC 지난 20년간의 아나키를 되돌아보게 하다

처음 언급했던 것처럼,BBC는 이를 꽤 균형있게 다루고 있다. 기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상식은 안보와 안정이 경제발전에 필요한 전제조건임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말리아는 1991년 1월 26일 이래로 경제 회복세 뿐만 아니라 일부 부문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었다.

특히 통신 산업은 호황을 누렸다.

소말리아 통신 전문가인 아흐메드 파라는 1994년 처음으로 소말리아에서 휴대전화가 개통되었고 현재 어디에서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무려 9개의 네트워크를 선택할 수 있으며 문자 메시지부터 시작해서 인터넷 서비스도 제공한다.

통신산업만 나아진 것이 아니다. 다른 기사에서는 지난 20년간의 (상대적으로) 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일부 주요 지수 변화에 관한 개요를 간략히 보여 주고 있다.

소말리아의 삶의 지표는 어떻게 변해 왔는가?

지표(Index)1991년2011년(또는 최근)
기대수명46세50세
출생률46% 44%
사망률19% 16%
1인당 GDP$210$600
유아사망률연 1000명 출생당 116명사망 연 1000명 출생당 109명 사망
안전한 물 이용률35% 29%
성인 문맹률24% 38%

출생률이 감소된 것(확실하지가 않다)과 안전한 물의 이용률(확실히 나빠졌다)이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위 차트는 수 많은 부문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개선 된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단언컨데 UN이나 세계은행의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국가-통제적 간섭으로 이와 같은 결과를 냈다면 이를 대대적으로 알렸을 것이다.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 국제구호단체들이 현재 소말리아에서 봉사하고 있으며, 이 지표에서 개선된 부문에 영향을 어느정도 주었을지도 모른다는점을 언급한다.)

BBC는 완벽한 정부를 원하고 있다

BBC의 첫 기사는 부정할 수 없는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나키 상태를 개탄하고 있다.

한편으론 소말리아에서 사업이 계속되고 있는 반면 상황이 훨씬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에 경탄 할 수 있다.

조세와 규제의 부재는 간섭으로부터 어느 정도 확실한 자유를 의미하지만 사업가들은 상품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보안 회사에 돈을 지불해야만 하고 이들이 어떤 거래를 하고 싶다면 다른 파벌에게 대가를 치러야할 필요가 있다.

위험한 상황이 모든 투자를 막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권위 당국이 있다면 투자는 더 높아질 것이다.

[통신 전문가] 파라씨는 모바일 계의 큰손들이 효율적인 정부를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신 전문가들은 “정부는 보안과 안정성을 갖출 것이고 사업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의심할 여지 없이 소말리아의 통신 산업은 정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유엔이 지원하고 있는 정부가 [수도에서 핵심 지역 몇 군데만을 지배하고 있는] 자신들의 권위를 주장하기 위해 [역주: 정부라고 자처하는 집단들은 소말리아에서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주장하거나 국제사회에 승인된 정부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런 권위를 얻을 수 있는 날이 언제 올지는 확실하지 않다.

파라씨와 그에 동조하는 bbc 기자는 열반의 오류(Nirvana fallacy)[역주: 현실세계서 일어날 수 없는 잘못된 가정을 하는 것]를 저지르고 있다. 이 오류는 현실 세계에서 시장의 결함 있는 결과와 교과서에서 나오는 자비로운 정부의 이상적인 결과를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실적으로 한 집단이 힘겹게 경쟁자를 밀어내고 소말리아 전역을 장악한다해도 사업가들은 여전히 “원하는 거래를 하기 위해서 다른 파벌에게 대가를 치루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기업들이 상품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 보안 회사에 돈을 내야만 한다는 불평이다. 글쎄, 정부 경찰과 사법 시스템은 팁을 받으려고 일하진 않는다—이들 역시 비자발적인 세금을 통해 재원을 얻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타 독점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제공하는 ‘사법 시스템은’—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경쟁을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보다 훨씬 더 비쌀 것이다.

지배를 위한 싸움

파라씨와 중앙 정부[역주: 단일국가,정부] 지지자들은 정부를 지배하려는 경쟁 파벌들 간의(군벌)의 싸움 때문에 현재 소말리아 기업들에게 있어서 보안 비용이 매우 높다고 반박할 수도 있다. 이는 사실이지만 이런 관측은 파라씨의 생각을 입증해주지 못한다. 파라씨와 국가주의자들은 한 집단이 지배권을 위해 경쟁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국내 평화는 한 집단(또는 연합)이 다른 모든 집단들을 힘으로 압도하고 완전한 지배를 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는 정부의 수립이 (이른바) 보안 비용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이 견해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일부는 서양인들이 계속해서 정부를 세우라고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소말리아에서 군벌들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다시 말해서, 소말리아 내에 있는 여러 부족들이 힘의 균형이 있고 어떤 집단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더라면, 기꺼이 비교적 평화로운 공존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엔이 돈과 무기를 들여와서 한 집단을 다른 한 집단보다 우위에 있게 하려고 시도하면 유엔의 지원에서 제외된 소말리아 파벌들이 유엔에게 지원을 받은 집단에 즉각 공격을 가한다.

국가에 대한 이러한 일반적인 정당성의 또 다른 문제— 다시 말해, 경쟁 집단들 중 하나가 다른 집단들에 대한 확고한 우세를 점할 때까지 내전을 벌인다는 것— 이는 너무 많은 것을 증명하고 있다.

소말리아에 있는 작은 부족들 사이에서 힘의 균형이 존재할 수 없다면 어떻게 힘의 균형이 유럽에도 존재 할 수 있겠으며 혹은 전 세계의 문제로 대두될 수 있었겠는가? 즉, 일관성을 위해서,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소말리아에 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파라씨와 국가주의자들은 온 지구에 걸친 전 세계 중앙 정부의 수립을 요구 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지구 내의 여러 파벌들이 서로 싸울지도 모른다. (물론, 이들은 항상 싸우고 있다)

결론

나는 다른 곳에서 아나키에 대한 일반적인 “군벌의 반대”에 답을 했다. 특히 소말리아에 대해서는 벤 파웰 등이 소말리아가 국가가 없는 상태가 되기 전후의 소말리아를 분석하고, 소말리아의 운명과 비슷한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교하는 환상적인 작업을 마쳤다. 결론은— 물론—국가가 없는 소말리아가 지상낙원은 아니지만 소말리아는 부패하고 악랄한 정부의 부재로 정부가 있었던 소말리아나 현존하는 국가에 비해 이점을 얻게 되었다.

소말리아는 1991년에 잔혹한 시아드 바레 독재 정권이 붕괴 된 이래로 놀랄만한 성장을 일구어냈다. 만약 세계의 선진국 사람들이 이 빈곤한 지역을 돕고 싶다면 분명 돈을 보낼 수 있고 심지어 그곳에 방문해 의료 서비스와 다른 지원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방이 궁지에 몰린 소말리아에게 다른 국가의 ‘선물’을 강요한다면 그들의 적절한 대응은 “됐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해야만 한다.




태그 : #자유주의일반 #세계사 #자유시장 #아나코캐피탈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