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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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와 우파의 차이점 (왜 자유주의는 항상 우파여야 하는가?)

해외 칼럼
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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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05-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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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5

Hans-Hermann Hoppe
* 미제스 연구소 특별 선임연구원(Distinguished Senior Fellow)
* 재산과 자유 협회(The Property and Freedom Society) 창립자 및 회장

주제 : #정치철학과_윤리학

원문 : A Realistic Libertarian (게재일 : 2018년 11월 7일)
번역 및 편집 : 김경훈 연구원

  • 이 칼럼은 한스-헤르만 호페의 논설문 "A Realistic Libertarian"의 일부 내용을 발췌·편집한 것 입니다.

(...) 내가 '자유주의(libertarianism)' 이론을, 본질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선험적 진리로 간주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평가로는, 자유주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회 사상입니다. (만약 가장 위대한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가장 위대한 것 중 하나입니다.) 자유주의는 평화롭게 함께 살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불변하는 근본 규칙을 형성하고 성문화합니다. (...)

(...) 비유해보자면: 자유주의 이론을 아는 것은, 평화적 상호작용의 규칙을 아는 것이고, 마치 논리학의 규칙을 아는 것 처럼, 올바른 사고와 추론의 규칙을 아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사고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논리학 지식이 실제 인간의 사고, 말, 개념, 주장, 추론, 그리고 이것들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결론에 대해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 것처럼, 평화적 상호작용의 논리, 즉 자유주의 역시 현실세계의 인간의 삶과 행동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 그래서 자유주의 이론가는 자신의 관심사를 현실세계 사람들의 행동으로 돌려야 합니다. 그는 단순한 이론가를 넘어서 사회학자, 심리학자가 되어야 하고, '경험적'인 사회현실, 즉 현실 그대로의 세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역주: 자유주의는 자기소유, 사유재산, 침해 등에 대한 논리적 사실을 밝히지만, 물론 그것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점이 나를 '좌파'와 '우파'라는 주제로 나아가게끔 합니다.

좌파와 우파의 차이는 근본적인 의견 불일치에서 기인합니다. 이것은 경험적인 질문입니다. 우파는 개인들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좌파는 그런 차이점과 댜앙성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이런 다양성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어떤 경우의 차이라도, 인간평등의 자연적 상태를 재확립하기 위해 고칠 필요가 있는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합니다.

우파는 인간이 처한 물리적 환경의 다름, 그리고 신체적 능력(키, 힘, 몸무게, 나이, 성별, 피부색, 눈 색깔, 얼굴 특징 등)의 다름이 사람들 사이의 차이의 유일 원천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들 사이의 정신적 능력(인지능력, 재능, 심리적 성향, 동기 등)에 차이가 있음이 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발랄한 사람과 따분한 사람, 똑똑한 사람과 멍청한 사람, 근시안적인 사람과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 공격적인 사람과 평화로운 사람, 우둔한 사람과 창의적인 사람, 충동적인 사람과 인내심 많은 사람, 꼼꼼한 사람과 부지런한 사람 등 여러 정신적 다름을 인정합니다. 우파는 물리적 환경과 물리적 신체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이러한 정신적 차이가 환경적, 생리학적, 생물학적 요인의 결과임을 인정합니다. 또한 우파는 사람들이 지리적 공간, 혈통, 언어, 종교, 그리고 관습과 전통에 따라 감정적으로 서로 연결되거나 분리될 수 있음을 인지합니다. 게다가, 우파는 단지 이러한 차이점과 다양성의 존재를 인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한 사람에게 어떤 것(교육 등)이 '투입(input)'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즉 부자와 거지, 높은 사회적 지위와 낮은 사회적 지위, 높은 지위와 낮은 지위, 더 많은 영향력 및 권위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나뉠 수 있음을 인지합니다. 그리고 다른 투입에 의한 다른 결과를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좌파의 경우,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것이 그들의 근본원리 입니다. 물론 이들이 명백하게 눈에 보이는 것 까지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사람들 사이의 환경적인 그리고 생리적인 다름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산에 사는 사람과 바닷가에 사는 사람이 다르고, 키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다르고, 백인과 흑인이 다르고,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다름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좌파는 육체적 및 환경적 차이 외에도, 정신적 차이나 그 밖의 다른 분야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전적으로 부정합니다. 부정할 수 없다면 그들은 이것을 우연적인 것이라고 설명하려 시도합니다. 정신적 차이마저 오직 환경적으로 결정된다고 그들은 생각합니다. 좌파는 (상대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생물학적 요인이 서로 다른 결과의 원인이라는 점을 부정하며, 환경적 상황의 변화(예컨대, 산에 사는 사람을 해변으로 이주시키거나, 모든 사람이 출생 전과 후에 동일한 대우를 받는 것)가 모든 사람에게서 동일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혹은, 생물학적 요인이 인생의 성공과 실패(돈과 명예)를 결정하는 인과적 역할을 하다는 부인할 수 없는 사례들, 예컨대 키가 150cm 인 사람이 100미터 달리기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이길 수 없거나, 뚱뚱하고 못생긴 소녀가 미스 유니버스가 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좌파는 이러한 모든 차이를 오직 운의 차이로만 간주하며, 개인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사람들 사이의 모든 차이는, 유리하거나 불리한 환경 및 신체적 속성에서 기인하는 것이기에, 관찰가능한 모든 차이와 불평등은 동등한 것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영역이라면, 예컨대 산이나 바다의 위치를 옮기거나, 사람을 키가 크게 만들거나 흑인을 백인으로 만들 수 없는 경우, 좌파들은 '받을만한 정당한 가치가 없는' 행운을 누린 사람들이, 그러지 못한 사람들에게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만인의 자연적 평등(the natural equality of all men)'을 위해서, 모든 사람은 '인간 삶의 평등한 지위(an equal station in life)'에 부합하게 되어야 합니다.

우파와 좌파에 대한 이 짧은 묘사와 함께 자유주의로 돌아가 봅시다. 자유주의 이론은 우파의 세계관과 양립할 수 있을까요? 또 좌파적 견해와 양립할 수 있을까요?

우파에 대해서는, "그렇다" 가 확실한 정답입니다. 사회적 현실에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인 자유주의자라고 한들, 모두 우파적 세계관이 근본적 진리임을 인정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 입니다. (...)

그러나 중대한 차이점 역시 하나 있습니다. 우파는 출발점에 있어서든, 결과에 있어서든 모든 인간의 불평등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입니다. 반면에, 자유주의자는 그러한 불평등이 평화로운 인간 상호작용의 근본 규칙을 준수함으로써 존재하게 된 것일 경우에만, 자연적이며 간섭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규칙을 위반한 결과로서의 불평등은 시정 조치가 필요하고 제거되어야만 합니다. 또한 경험적 사실에 있어, 자유주의자는 수 없이 많은 관찰가능한 인간 불평등 속에 꽤 많은 수가 규칙 위반의 결과임을 주장할 것입니다. 부자들은 열심히 일하거나, 선견지명을 가졌거나, 기업가적 재능을 가졌거나, 자발적인 선물 혹은 유산 상속으로 부자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강도, 사기, 또는 국가가 승인한 독점적 특권 때문에 재산을 창출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요구되는 시정조치는 평등주의가 아니라 원상복구를 위한 것입니다. (...)

반면에, 좌파에 대해서는, 확실히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좌파의 경험적 주장은 개인들 사이의 유의미한 정신적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함축하는 바는, 사람 집단들 사이에도 차이가 없고, 차이점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은 오로지 환경적 요인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환경이 평등해진다면 사라진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이 주장은 모든 일상생활에서의 경험과 산더미같이 쌓인 경험적 사회연구에 의해 모순으로 판명됩니다. 인간은 평등하지 않고, 평등해질 수 없으며, 어떤 노력을 해도 불평등은 항상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주의와 좌파를 그 무엇보다 양립할 수 없게 만드는 사안은 바로 좌파의 암묵적인 규범적 주장과 행동주의 어젠다에 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삶의 지위(station in life)'를 평등하게 만들려는 좌파의 목표는, 신체와 외부 사물 모든 경우에서 사유 재산과 양립할 수 없습니다. 좌파는 평화적 협력이 아니라 끝없는 갈등을 초래하고, 평등하게 만들어야 할 '물질'로 국민들을 취급하기에 영구적인 지배 계급의 확립을 추구하며, 결과적으로 비평등주의로 나아갑니다. '이후의' 머레이 라스바드가 공식화했듯, [역주: 라스바드는 좌파와 자유주의의 연대를 추구했으며, 추후 그것이 불가능함을 깨달았다.] "그러한 평등을 이끌어내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괴적이고 강제적인 힘으로 무장한 권력 엘리트의 영구적인 집권이 필요하다."

좌파의 평등주의 세계관은 자유주의와만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너무도 비현실적이기에, 모든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궁금해할 것입니다. (...)

당신은 일관성있는 '좌파 자유주의자(left-libertarian)'가 될 수 없습니다. 좌파 자유주의 교리는 비록 의도하진 않는다고 해도, 국가주의적 목표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자유주의자는 자유주의가 좌파도 우파도 아니라는 결론을 이끌어냈습니다. 자유주의는 '오직 자유주의(thin libertarianism)'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머레이 라스바드가 이 결론을 받아들였음에도 이 주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저는 저를 '우파 자유주의자(right-libertarian)', 혹은 보다 호소력있게 말해보자면, '현실적 자유주의자(realistic libertarian)' 혹은 '상식적인 자유주의자(commonsensical libertarian)'로 간주하는데, 이것이 일관된 자유주의 입니다.

이는 사실입니다. 자유주의 교리는 순수한 연역적 방법론으로 도출된 선험 이론이며, 인간불평등의 원인과 정도에 대한 우파와 좌파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그저 경험적인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불평등에 대해서 좌파는 대체로 틀리고 비현실적인 반면, 우파는 대체로 정확하고 현실적입니다. ​따라서 평화적인 인간의 협력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관하여, 세계를 근본적으로 글을 통해서 묘사한 것과 다름이 없는 정확한 선험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우파와 자유주의자 사이에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올바른 경험적 가정에 기초해야만, 자유주의적 사회질서의 실질적 실현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올바른 평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우파 자유주의자는 신체적 및 정신적 능력이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사람들의 능력은 서로 불공평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각 사회는 계층화될 것이고, 권위가 생성될 것이며, 수 많은 불평등이 생겨날 것임을 인정합니다. 또한 우파 자유주의자는 그러한 능력의 불공평한 분배가 전세계적임을 알고 있습니다. 우파 자유주의자는 각각의 사회에 주어진 능력들이 서로 불공평하게 배분되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전세계에 걸쳐 지역적 차원의 불평등, 이질화, 계층화가 야기 될 것이고, 그 능력에 있어서 계급 질서가 생겨날 것임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런 차이와 불공평을 인식하는 것이야 말로, 평화적인 협력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정신적 능력입니다. 그들이 무엇이 필요로 한지 정확하게 인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우파 자유주의자는, 다양한 지역에 있는 국가들의 운영 수준, 그리고 그들 각각의 권력 엘리트들의 행동에 주목하는데, 그것이 다양한 사회들이 자유주의 원칙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고, 또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서로 간에 어느 정도로 다양한 편차의 정도를 보이고 있는지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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