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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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부제: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성립할 수 없다)

해외 칼럼
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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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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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 Paul
공화당 소속으로 텍사스주 연방 하원의원을 23년 동안 역임한  론 폴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자유의 챔피언이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산부인과 의사였던 그는 머레이 라스바드의 <미국의 대공황>을 읽고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과 일관된 자유주의에 눈을 뜨게 되었다. 미제스 연구소가 1982년에 창립될 당시 초기 구성원 중 한 명이었으며, 현재도 미제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및 이사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8년 대통령 선거에 자유당(Libertarian Party) 후보로 출마했으며, 2008년, 2012년 공화당 대통령 선거 경선에 도전하며 자유주의 열풍을 일으켰다. 2013년 이후 정계에서 은퇴하였으며, 론 폴 연구소의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제 : #자유주의일반

원문 : Democraxy isn't Freedom (게재일 : 2005년 2월 7일)
번역 : 전계운 대표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을 것이다. 특히 이라크를 침공할 때 말이다.[역주: 미국정부가 이라크로 불법으로 침공하면서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이라크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이식할 것이라고 미국민과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선전을 했었다] 이 단어들의 진짜 의미들은 오늘날 정치담론에서 통용되는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조지오웰(George Orwell, 1903~1950)

조지 오웰은 정치판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무의미한 단어들”에 대해 쓴 바가 있는데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정의”와 같은 단어들은 너무 오랫동안 남용되어 본래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웰의 견해에 의하면 정치적인 단어들은 “흔히 고의적으로 사실에서 거리가 먼 방식으로 사용되어왔다.” 단어 뒤를 수식해주는 정확한 의미가 없다면, 정치가와 엘리트들은 처한 현실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고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특정한 단어들을 반사적으로 긍정 혹은 부정적인 의미로 연상하게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불편한 사실들을 의도적으로 무의미한 단어들 뒤에 숨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인들은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자유의 동의어로 여겨지도록 길들어져 왔고 따라서 민주주의는 의심할 여지 없이 선한 것(good)이라 믿게 되었다.

문제는 민주주의는 자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단지 다수결주의일 뿐이며 본질적으로 진정한 자유와 양립할 수 없다. 우리의 건국의 아버지들은 이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의 헌법 시스템뿐만 아니라 연방주의자 논집(Federalist Papers)에 실린 글에서도 증명하고 있다. 제임스 매디슨은 민주 정부하에서는 “약자들이나 교양 없는 개인을 희생시키려는 유인이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경고를 했고, 존 애덤스는 민주주의는 그저 대중의 변덕에 따른 시민들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뿐이고 공화국은 본래 있는 권리들을 보호하고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헌법이나 독립선언서, 우리의 건국 문서에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2010년 3월 7일에 이라크 총선거가 있었다.

미국의 간섭과 미국이 내세운 꼭두각시(친미성향)의 후보가 없는 이라크의 진정한 민주적인 선거에서는 거의 확실히 시아파 신정제가 탄생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라크 시아파 다수당의 통치는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과 수니파 주민들에 대한 완전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지배를 의미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민주적이겠지만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 쿠르드족과 수니파는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할까? [역주: 실제로 이라크 선거 이후 위협을 느낀 수니파 계열의 민병대가 시아파에게 폭탄테러와 총기 테러를 시작했고, 시아파 역시 수니파와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이에 더해 테러단체로 알려진 알 카에다, 헤즈볼라 등 여러 군소 무장단체들이 뒤엉켜서 싸우는 엄청난 혼란이 중동에서 시작되었다.]

미 행정부는 이라크의 민주주의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라크 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점령에 어떤 태도를 보이든 상관없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거의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 말을 하고 있음에도, 사실 우리는 이라크인들이 미래에도 자유로울지 알 수 없다.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동안 이라크인들은 확실히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시험은 이라크가 민주적이고, 친서방적인 정부를 채택하는 것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보통의 이라크인들이 정부의 간섭 없이 개인적, 종교적, 사회적, 비즈니스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유는 정부의 강제력이 없는 것이다. 우리의 건국의 아버지들은 이를 이해하고 있었고 세계 역사상 가장 덜 강압적인 정부를 만들었다. 헌법은 매우 제한적이고 분권적인 정부를 수립하여 국방 이외 다른 것은 거의 규정해놓지 않았다. 연방 정부가 아닌 주 정부는 범죄와 사기로부터 개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소를 하는 역할을 했었다. 처음으로 정부는 오직 시민들의 권리, 자유 그리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권리 장전(Bill of rights)과 엄격하게 열거된 연방의회의 권한(Enumerated power)의 조항을 통해 재산권 보호에 필요로 한 것을 넘어선 어떠한 정부의 강제도 금지하였다. 이는 민주 정부가 어떤 왕처럼 폭정적일 수도 있다는 건국자들의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

모든 정부의 행동은 본질적으로 강제력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미국인들은 거의 없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행동에는 세금이 요구된다. 만일 세금을 (강제 없이) 자유롭게 낼 수 있다면, 이를 세금이 아닌 기부라고 부를 것이다. 만약 우리가 자유라는 단어를 제대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자유는 정부의 강제력 없이 사는 것이 진정한 자유의 의미라는 진실성을 부여해야만 한다. 따라서 정치인이 어떤 집단의 자유나 또 다른 집단의 자유에 대해 말을 할 때, 그가 더 많은 정부의 조치를 지지하는지 아닌지를 여러분 스스로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좌파 우파? 보수 진보? No! 둘 다 국가주의다

정치적 좌파는 자유를 물질적 욕구로부터의 해방과 동일시하며, 지구상에 평등을 만들기 위해선 항상 거대하고 자애로운 정부를 거쳐야만 한다. 오늘날 리버럴(좌파)들에게는 경제와 희소성의 법칙이 없어지고, 건물주는 배척당하고, 의사는 진료비를 청구하지 않으며, 가게에서 물건을 공짜로 나눠줄 때가 자유라 한다. 그러나 철학자인 아인 랜드(그녀 이전의 많은 철학자들 역시)는 정부가 다른 이들로부터 자유를 빼앗을 때 그런 자유가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함으로써 좌파들의 주장을 붕괴시켰다. 다른 말로는, 정부가 다른 이들을 위해 주거와 의료, 음식 등을 제공할지도 모르는 이들의 삶과 재산에 대한 강제력을 주장하고 있음으로—이는 자유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한때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상징했던 ‘리버럴리즘’은 전능하고 강압적인 정부와 동의어가 되었다.

정치적 우파는 자유를 강력한 군사력을 통해 세워진 국가의 위대함과 동일시한다. 좌파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보수주의자들은 전능한 중앙집권국가를 선호하며, 군국주의, 조합주의 그리고 신앙을 기초로 한 복지국가주의를 선호한다. 지난해의 태프트-골드워터(Taft-Goldwater) 보수주의자들과는 달리, 오늘날의 공화당원들은 정부 지출을 확대하고, 연방 경찰 기관을 늘리고 전 세계에 군사적 간섭을 하고 싶어한다.[역주: 태프트-골드워터의 보수주의자들은 배리 골드워터(Barry Morris Goldwater)의 보수주의 정신을 이어받은 자들이다. 그들은 작은 정부를 추구하며, 정부의 권력이 미 헌법에 의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주의와 작은 정부를 지지하는 자들 사이의 실 날 같은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한때 전통에 대한 존중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의미하던 ‘보수주의’가 큰 정부에 대한 유토피아적인 거창함으로 탈바꿈하였다

정치에서 무의미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오웰의 견해는 확실히 옳다. 우리가 자유를 원한다면 안개 속을 헤쳐나가며 정치인들이 우리를 기만할 때 쓰는 단어에 구체적인 의미를 부여해야만 한다. 우리는 미국이 민주주의가 아닌 공화국임을 재확인하고, 헌법이 정부를 제한했기 때문에 다수가 우리를 통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정부의 행동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자유”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반대해야만 한다.[역주: 정부가 전쟁행위를 하거나 어떤 특정한 정부의 자유 침해조치들을 진정한 ‘자유’를 위한 것이라고 정치인들이나 어용학자들이 대중을 상대로 기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들을 자유를 위한 것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형태의 전쟁이든 불법이고 범죄이며, 정부가 하는 모든 행동들에는 세금과 규제가 수반됨으로 정부가 하는 모든 것을 ‘자유’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현재 ‘리버럴(좌파)’나 ‘보수주의자’ 같은 무의미한 명칭을 거부하고, 둘 다 국가주의자(Statists)라고 부르는 정확한 용어를 지지해야만 한다.

지구상의 모든 정치인들은 자유를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들 중 자유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이가 거의 없다.




태그 : #정치비판 #론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