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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자리를 파괴하는 11가지 방법

해외 칼럼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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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06-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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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블록

Walter Block
* 미제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 뉴올리언스 로욜라 대학교 경제학 교수

주제 : #간섭주의

원문 : How the Market Creates Jobs and How the Government Destroys Them (게재일 : 1988년 5월)
번역 : 김경훈 연구원



"XYZ 공장이 설립되어 1,000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다면 우리는 환호한다. 반면에 ABC 회사가 문을 닫아 5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면 슬픔을 느낀다. ABC 회사를 구하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려는 정치인은 일자리를 보존하는 것이므로 대중으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확률이 대단히 높다.

그러나 일자리 자체가 '복지(wellbeing)'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노동자들이 아무도 구매하고 싶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만을 생산한다면 어떻게 될까? 땅바닥에 큰 구멍을 파고 다시 메우는 [역주: 마치 군대의 진지공사같은] 직업이 있을 수 있다. 모든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준다고 자랑하던 소련에서는 많은 직장이 이처럼 비생산적이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생산이고, 일자리는 그저 생산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모험소설 <로빈슨 가족의 모험(Swiss Family Robinson)>을 예시로 들어볼 수 있다. 로빈슨 가족은 남태평양의 무인도에 정박했다. 그들에게 [역주: 수단에 불과한] 직업이 필요한가? 물론 아니다. 그들은 음식, 옷, 피난처, 그리고 야생동물로부터의 보호가 필요하다. 모든 일자리 창출은 한정적이고, 희소하고, 이용가능한 노동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노동이 적절한 위치에 '할당(ration)'되는 경우에만 시장은 시장이 노동, 자본재, 천연자원의 제한된 공급 하에서 가능한 가장 많은 생산물을 산출할 수 있다. 단순히 노동을 '창출(create)'하는 것만으로 그런 결과를 이끌어낼 수는 없다.

[역주: 일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출이 중요하다는 법칙은 무인도처럼 단순한 구조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노동의 공급은 한정되어 있다. 우리는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허가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생겨날 수 있었던 상품과 서비스를 잃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아직 '행해지지 않은(undone)' 중요한 일들을 위해 희소한 노동을 비축해야 한다.

라디오, 피자, 운동화,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기타 모든 것이 하늘에서 비처럼 계속해서 쏟아져 내리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 그런 유토피아에 살 때 우리는 직업을 갖기를 원할까? 물론 아니다. 공부를 하거나 햇빛을 쬐는 등 우리에게 본질적인 즐거움을 주는 다른 일에 전념하려고 할 것이다.

일자리를 그 자체로 찬양하기 보다는, 고용이 어떤 이유로 중요한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고용은 우리가 경제적 희소성 속에 존재하고, 살아가며, 번영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일자리 창출이 사람들에게 실제로 가치 있는 것, 즉 사람들이 열심히 번 돈으로 기꺼이 사려고 하는 것들을 만들어낼 경우에만 환호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자유시장에서만 가능한 것이지, 관료나 정치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자리 파괴의 원흉: 정부

그렇다면 실업은 어떠한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싶은데 직장을 구할 수 없다면? 거의 모든 경우에 있어서, 정부 계획이 실직의 원인이다.

최저임금(Minimum Wage)

이는 정부가 정한 수준으로 임금이 결정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이다. 최저임금이 왜 해로운지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생물학적 비유를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취약하다. 예컨대, 고슴도치를 가시를 제외하곤 사실상 무방비와 다름 없으며, 사슴은 달리기 속도를 뺀다면 나약하기 짝이 없다.

경제학에서도 비교적 취약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장애인, 젊은 사람, 훈련받지 않은 사람 등이 대표적인 취약한 경제적 행위자이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취약한 동물들이 생존을 위한 능력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듯, 그들 역시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다는 '보완적 이점(compensating advantage)'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급여 수준을 올리는 것은 취약한 사람들이 가진 유일한 능력마저 빼앗아가는 처사이다. 이는 고슴도치에게서 가시를 뽑아버리는 것과 다름 없다. 결과적으로 절망적인 고독, [역주: 주류사회로부터의] 격리, 그리고 [역주: 취업할 수 없어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경제적 의존성을 양산하는 실업이 생겨날 것이다.

시장에서 시간당 2달러 50센트의 생산성을 가진, 젋고, 교육받지 못했으며, 숙련되지 않은 사람을 생각해 보자. 만약 그에게 시간당 5달러를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제정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를 고용하는 고용주는 시단당 2달러 50센트를 잃게될 것이다. [역주: 그렇기 때문에 그를 고용하지 않을 것이다. 고용하는 경우에도 높은 비용으로 낮은 생산성을 커버하는 비효율적 고용이다. 이런 고용이 사회적으로 만연해진다면 산출량이 가능했던 것 보다 줄어들게 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Comparable Worth)

시간당 10달러의 생산성을 가진 남성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를 생각해 보자. 그런데 어떤 사회적 차별 때문에 남자는 시간당 10달러를 받고 여자는 8달러를 받는다. 이러한 상황은 여성 노동자에게 "나를 고용해서 시간당 2달러를 아끼세요" 라고 쓰여진 팻말을 목에 걸고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여성혐오적인 고용주에게도 그녀는 매우 가치있는 직원이다. 그러나, 동일임금법에 따라 그녀가 남성 노동자와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된다면, 고용주는 자신의 여성혐오적 성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그녀를 전혀 고용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정부가 간호사와 트럭 운전사들의 노동이 '본질적으로' 동등한 가치를 가치기 때문에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환장할 생각을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간호사의 임금을 트럭 운전사와 같은 수준으로 올리게 될 것이고, 더 높은 여성 실업률을 발생시킬 것이다.

근로 조건(Working Conditions)

고용주들로 하여금 특정한 종류의 근로 조건을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제도 역시 실업을 야기한다. 예컨대, 과일과 채소를 수확하는 이민자들에게 반드시 간이 쉼터, 냉온수 시설, 현대적 화장실을 제공해야 한다면, 고용주 입장에서는 근로조건 제공에 필요한 예산이 임금 지불에 필요한 비용과 거의 맞먹을 것이고, 근로조건 규정은 사실상 강제적 임금인상과 다름 없어진다. 정부가 고용주에게 돈을 더 지급하라고 강제하는 것이므로, 그는 더 적은 직원만을 고용할 것이다.

노동조합(Union)

정부가 기업에게 노조원만 고용하도록 강제할 경우, 이는 비노조원을 차별하여 심각한 불이익을 주거나 영구 실업 상태에 놓이게 하는 처사이다. 노동조합은 대체로 경쟁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 그들은 국가가 보호해주는 카르텔 중 하나이다.

고용보호(Employment Protection)

적법한 절차 없이 해고할 수 없도록 의무화하는 고용보호법은 직원들을 보호하려는 명목하에 제정되었다. 그러나 정부가 고용주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직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고용주는 애당초 고용하지 않는 경향을 갖게될 것이다. 노동자들을 돕는 것처럼 보이는 이 법률은 의도와 달리 노동자들의 취업을 막는다.

급여세(Payroll Taxes, 임금이나 봉급에 부과되어 고용주가 지불하는 세금)

사회보장제도와 마찬가지로, 고용세나 급여세는 기업에게 막대한 금전적, 행정적 비용을 부과하여 더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지 못하게 한다. 신규 고용에 필요한 한계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업보험(Unemployment Insurance)

정부의 실업보험과 복지는 게으름에 보조금을 지급해줌으로써 실업의 원인이 된다. 어떤 행동이 보조를 받을 때(실업보험의 경우 일하지 않는 것을 보조해줌), 그 행동은 더 많이 생겨나게 된다.

면허제(Licensing)

규제와 면허제 역시 실업의 원인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의사와 변호사가 면허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족제비 사육사, 맹금류 조련사, 딸기 재배자 역시 면허증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로, [역주: 1988년 기준으로] 미국의 50개 주에서 정부는 약 1,000 개 이상의 직업을 규제하고 있다. 플로리다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수프 식당을 운영하던 한 여성이 최근 무허가라는 이유로 식당 문을 닫게 되었고, 그 결과 많은 가난한 사람이 굶주리고 있다.

정부가 어떤 직업에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특정 업무를 맡을 수 있다는 법률을 통과시키는 것은, 법적인 진입장벽을 만들고 경쟁을 차단한다. 왜 머리를 자르려고 아무한테나 맡기는 것이 불법이어야 하는가? 미용사 자격증은 잘못된 이발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쟁으로부터 미용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시장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공급할 것이다.

행상/노점상(Peddling) 금지

길거리 상인에 대한 법률은 사람들이 원하는 음식과 상품의 공급을 막는다. 뉴욕과 워싱턴 D.C.와 같은 대도시에서 노점상 금지법을 지지하는 데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식당과 백화점을 소유한 이들이다.

아동/청소년 노동(Child Labor) 금지

잔디깎기처럼 훈련이 거의 필요없는 직업들도 많이 있는데, 이런 일자리는 돈을 벌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노동은 소득 외에도 청소년들에게 직업이 무엇인지, 돈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어떻게 저축하고 투자해야 하는지 역시 가르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정부는 청소년들을 차별하고 그들이 자유기업 체제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한다. 아이들은 길거리에서 레모네이드를 파는 판매대조차 가질 수 없다. [역주: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길거리에서 어린이들이 수제 레모네이드를 파는 것이 불법인데, 사업 면허증이나 식품 허가증이 없기 때문이다. 구글에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본다면 무수히 많은 관련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중앙은행/(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The Federal Reserve)

경기변동을 야기하는 중앙은행의 통화 팽창은 실업의 원인 중 하나이다. 인플레이션은 물가를 올릴 뿐만 아니라 노동을 잘못 배치한다. 호황기에는 기업들이 신규 인력을 고용하는데, 많은 노동자가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다른 직업으로부터 이직한다. 자본과 산업에 대한 중앙은행의 보조금 지급은 불황 직전까지만 지속된다. 불황이 터지고 나서, 노동자들은 해고당하여 직장을 잃는다.

자유시장에서도 실업은 있을 것이다

물론 자유시장이 유토피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지능과 기술을 가지고 있고, 시장 선호가 끊임없이 변하며, 정보가 불완전하게 배분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 때문에 미제스가 '교환적(catallactic)'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일시적인 실업이 시장에서 생겨날 수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더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을 고집함으로써 실업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최저임금, 동일노동 동일임금, 근로기준법, 노조 강제가입, 고용보호, 고용세, 급여세, 정부의 실업보험, 사회복지, 규제, 면허제도, 노점상 금지, 아동노동 금지, 그리고 중앙은행의 통화 팽창 등을 폐지함으로써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다.

소중한 일자리는 언제나 자유시장에 있다.




태그 : #자유시장 #가격통제 #노동과_임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