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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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가 반드시 실패하는 다섯 가지 이유

해외 칼럼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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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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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Hermann Hoppe
한스-헤르만 호페는 살아있는 오스트리아학파 학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호페는 멩거, 뵘-바베르크, 미제스, 그리고 라스바드로 이어지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과 오스트로-자유주의(Austro-libertarianism)의 가장 뛰어난 대표자로서, 칸트(Immanuel Kant)와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합리주의 철학에 기초하여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인간행동학 이론체계를 대폭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칼 멩거(Carl Menger)에 의해 창시된 오스트리아학파가 미제스의 인간행동학을 통해 완전한 선험적-연역적 이론체계로 탈바꿈했다면,—적어도 지금까지는—최종적으로 호페가 미제스의 방법론을 경제학을 넘어 형이상학과 윤리학에도 적용함으로써, 인식론, 윤리학, 그리고 경제학을 아우르는, 일종의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으로서의 오스트리아학파의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 : #사회주의

원문 : Why Socialism Must Fail (게재일 : 1988년 6월)
번역 : 김경훈 연구원

자원의 희소성이라는 문제에 대하여,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모든 사람이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원하는 시점에 가질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누가 소유하고, 통제할 것인지 어떻게 효과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각각의 해답은 매우 심오한 함의를 가진다. 번영과 빈곤, 자발적인 교류와 정치적 강제, 심지어 전체주의와 자유주의의 차이도 결국 이 문제에 대한 다른 견해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 있다.

자본주의 체제는 사유재산의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희소성 문제를 해결한다. 주어진 재화를 가장 먼저 사용하는 사람이 그것의 주인이 된다. 후발 주자들은 오로지 교환과 자발적인 계약을 통해서만 다른 사람이 먼저 소유한 재화를 취득할 수 있다. 재산의 적법한 소유자는, 자신의 재산을 매각하는 계약을 맺기로 결정하지 않는 한, 또 다른 사람이 적법하게 소유한 재산에 간섭하거나 물리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는 한, 자신의 재산을 가지고 원하는 무엇이든지 할 권리가 있다.

소유권 문제에 대한 사회주의 체제의 해결책은 전혀 다른 방식이다. 자본주의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소비재를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체제의 결정적 차이점은, 생산수단으로 간주되는 재산들이 집단적으로 소유된다는 점이다. 그 어떤 사람도 소비재 생산에 필요한 기계나 다른 자원을 소유할 수 없다. 말하자면, 인류 전체가 생산수단을 공동소유한다. 만약 사람들이 생산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면, 그들은 공동체 전체를 위한 일종의 '관리자(caretakers)'로만 그렇게 할 수 있다.

경제학 법칙은 생산수단의 사회화의 결과로 경제적-사회적 해악이 발생할 것임을 보장한다. 사회주의 실험은 언제나 실패로 끝날 것이다.

1. 사회주의는 투자의 감소, 저축의 감소, 그리고 생활 수준의 저하를 초래한다.

사회주의 체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어진 재산들이 재분배되어야 한다. 생산수단을 원래의 사용자와 생산자로부터 빼앗아 관리인이 관장하는 공동체에게 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산수단의 소유자와 생산자들이 상호 동의에 기초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그것들을 획득한 경우에도, 그들은 자신의 재산을 적법한 권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이전해야만 한다.

이러한 제도에서, 이전의 소유자들은 불리한 위치에 있고, 새로운 소유자들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생산수단에 대한 권리가 없었던 비사용자, 비생산자, 비계약자들이, 이제 그 재산을 관리하는 지위를 얻게되고 우대받는다. 몰수당한 재산의 본래 소유자의 희생 덕분에, 비사용자, 비생산자, 비계약자의 수익이 증가한다. 마찬가지로 그 재산을 형성하는데 기초가 된 저축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비저축자 역시 혜택을 취한다.

만약 사회주의가 비사용자, 비생산자, 비계약자, 비저축자를 우대한다면, 분명하게도 이는 사용자, 생산자, 계약자, 저축자가 되는데 필요한 비용을 높이는 처사이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사용자, 생산자, 계약자, 저축자의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역주: 사람들이 더 이상 자신의 경제활동 혹은 노동의 성과를 온전히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활동에 개입할 인센티브가 줄어들고] 천연자원의 '본래적 전용(original appropriation)'이 줄어들 것이고, 새로운 생산요소들의 생산도 줄어들 것이며, 계약도 줄어들 것이다. 모든 사람의 투자 욕구가 매말라 버릴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게 되며, 따라서 장래에 더 적은 저축과 더 많은 소비가 발생할 것이며, 더 적은 노동과 더 많은 여가가 발생할 것이다.1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교환가능한 소비재의 수도 줄어 모든 사람의 생활수준이 하락하게 된다. 사람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고 한다면, [역주: 사회주의 체제의 재산권 침해 위협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을 하고자 한다면] 그들은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지하 암시장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2. 사회주의는 비효율, 부족, 그리고 엄청난 낭비를 초래한다.

이는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합리적 경제 계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한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통찰이다. 미제스에 따르면,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재는 기껏해야 '두번째로 시급한(second-rate)' 욕구의 충족을 위해 사용되며, 최악의 경우 어떤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생산을 위해 낭비된다.

미제스의 통찰은 단순하지만 극히 중요하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생산수단은 사고 팔 수 없기 때문에, 생산수단에 대한 시장가격도 없다. 사회주의 체제의 관리인은 자원을 사용하거나 생산 공정의 기간을 변경하는 데 수반되는 금전적 비용을 파악할 수 없다. 또 생산에 필요한 비용과 판매로 얻은 금전적 수입을 비교할 수도 없다. 관리인은 자신의 생산수단을 구매하고자 하는 다른 사람들의 제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역주: 형성된 시장가격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foregone)' 어떤 기회들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다. 이러한 과거의 기회들을 알 수 없다면, 관리인은 자신의 활동에 어떤 비용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생산 방식이 효율적인지 아니면 비효율적인지, 인민들이 원하는 것을 생산하는지 아니면 필요없는 것을 생산하는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아니면 비합리적인지, 결과적으로 그가 소비자들의 가장 긴급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보다 덜 긴급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생산자는 화폐가격과 자유시장으로부터 이러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그러나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자본재에 대한 가격도 없고 교환의 기회도 없다. 관리인은 어두컴컴한 암흑 속에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생산 전략의 현황을 파악할 수 없으므로, 어떻게 더 나은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생산자가 계산할 수 없고 개선할 수 없다면, 더 많은 낭비와 부족이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관리인이 생산해야할 소비재가 엄청나게 큰 경제에서, 사회주의 생산자의 딜레마는 더 심각해진다.2 합리적인 경제 계산이 없는 사회는 점점 더 악화되는 빈곤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점은 굳이 지적할 필요도 없이 사실이다.

3. 사회주의는 생산요소가 황폐해지고 파괴될 때까지 '과잉사용(over-utilization)'을 초래한다.

자본주의 체제의 개인 소유자는 언제든지 자신의 생산요소를 매각할 권리가 있고, 매각에서 발생한 수익을 온전히 소유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자본가치의 파괴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그에게 유리하다. 자본가는 자신이 생산수단을 소유한다는 점 그 자체 때문에,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요소들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목표를 가진다.

사회주의 관리인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그는 자신의 생산요소를 팔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보장할 동기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을 수 있다. 대신에 그는 생산요소의 자본가치 하락에 신경쓰지 않고 최대한 생산량을 늘리는 점에 인센티브를 가진다. 여기에 더해, 만약 관리인이 암시장에 판매할 상품을 만드는 등 사적인 목적을 위해 생산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다면, 자본가치를 희생시키는 생산량의 증대는 더 장려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개인소유와 자유시장이 없는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생산자들이 자본가치를 과다하게 사용함으로써 소모시키는 경향을 가진다는 점은 명백하다. 자본소비는 언제나 빈곤으로 이어진다.

4. 사회주의는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품질 저하를 초래한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개인 사업가는 생산비용을 회수해야만 자신의 회사를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다. 그리고 가격과 품질에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만 자기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에(가격 역시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임, 가격 대비 성능),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하는 것은 생산자들이 결코 끊을 수 없는 관심사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센티브는 오로지 개인소유와 시장교환이 있는 경우에만 발생한다.

사회주의 체제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생산수단이 집단적으로 소유되어 있고, 생산품 판매에서 발생한 수입도 함께 소유한다는 점은, 생산자의 소득이 그가 생산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와 거의 관련이 없거나, 심지어 아예 관련이 없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모든 생산자 역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생산자는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할 이유가 없다. 그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생산하는 데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대신에 그가 원하는 것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사회주의는 생산자의 게으름을 보상하고 부추기는 제도이다.

5. 사회주의는 사회의 '정치화(politicization)'를 초래한다.

다시 말해, 사회주의는 사회의 모든 분야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어 버린다. 부의 생산과 경제발전에 있어서 이 보다 나쁜 영향을 가져오는 것은 없다.

사회주의, 최소한 마르크스주의의 목표는 완전한 평등을 이룩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주장에 따른다면, 생산수단의 사유화는 곧 차이(불평등)를 야기한다. 만약 내가 만일 자원 A를 소유한다면, 이는 곧 당신이 그 자원을 소유하지 못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원 A를 두고 나와 당신은 불평등한 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 존재의 완전 평등을 위해,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폐지하고 만인이 그것들을 공동소유 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만인의 공동소유는 소유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을 형식적으로만 해소할 뿐이다. 그것은 우리가 실제 삶에서 마주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자원을 통제하는 힘에는 여전히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자원의 소유자가 자원의 활용 방안을 결정할 수 있다. 반면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소유자가 없기 때문에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 독립적인 결정이 행해지지 않는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자원을 활용해야만 한다. 그러나 자원의 통제 권한을 보유한 사람이 없다면, 누가 그것을 결정할 수 있는가? 사회주의 체제에서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 있다. 자원의 활용 방안을 두고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견 불일치를 제3자에게 종속시키는 것이다. 즉,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이상, [역주: 경제적 수단이 아니라] 정치적 수단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소득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사람들은 관료적인 수직적 계층 구조의 상위 직책으로 승진해야 한다. 이는 정치적 재능을 필요로 한다.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사람들은 [역주: 경제발전에 실제로 이바지하는] 생산적인 능력을 계발하기 보다는 정치적 능력 향상에 시간과 노력을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즉, 사람들이 자원의 소유자 및 생산자로서 지위를 박탈당하기 때문에, 사회주의 체제에서 사람들의 성격은 크게 변하게 된다. 사람들은 더 이상 경제적 성공을 위해 생산적인 기회를 포착할 능력을 배양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가능성을 인지하지 않고, 소비자 수요 변화에 무관심하며,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지도 않는다. 타인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거나 일을 할 인센티브가 전무한 것이다.

사회주의 체제는 자본주의 체제보다 무능력한 고위 직책의 사람들이 더 많은 경향을 보인다. [역주: 시장경제에서는 치명적으로 불리한 속성인] 멍청함, 나태함, 비효율성, 그리고 무절제함이 사회주의 체제의 관리직 정치인이 되는 점에 있어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성공은 곧 뛰어난 정치적 능력에 의해 보장된다. 물론 이 특징은 사회를 빈곤하게 만든다.

미국은 완전한 사회주의 국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사회주의화가 진척된 상황이다. 미국 정치인들이 우리의 사유재산권을 계속해서 잠식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회의 모든 영역이 정치적 이슈로 바뀐 사회 [역주: 즉, 사회주의 사회] 의 비참한 말로를 어느 정도 경험하고 있다. 빈곤을 초래하는 사회주의의 효과는 이미 모든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와 저축의 감소, 자원의 비효율적 분배, 생산요소의 과잉사용과 '파괴(vandalization)', 그리고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 저하가 바로 사회주의의 결과이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보여지는 이 모든 것들은 완전한 사회주의 체제와 비교해보자면 그저 맛보기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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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주: 일이 줄어들고 여가가 늘어나면 좋은 것이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오스트리아학파에 따르면 여가는 소비재(사치재)의 일종이다. 따라서 소비를 위해서는 먼저 생산이 선행되어야 한다. 더 많은 여가는 오로지 더 많은 생산이 지탱하는 경우에만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생산이 줄어는 상황에서 여가만 더 늘어난다면 이는 부실한 여가 그리고 삶의 질의 저하를 초래할 뿐이다.
  2. 역주: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록 더 많은 소비재가 등장한다. 21세기에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각종 전자제품 따위는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소비재이다. 따라서, 지지자들의 주장과 달리, 과학기술은 사회주의의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곤란한 상황에 마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