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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어떻게 우리의 돈을 빼앗아 부자에게 주는가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0-09-11 15:44
조회
1140

Philipp Bagus
* 미제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스페인 후안카를로스 국왕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저자

주제 : #화폐와_은행

원문 : Our Monetary System Favors the Rich and Hurts the Poor (게재일 : 2016년 7월 24일)
번역 : 한창헌 수습 연구원



2014년 5월, 필립 바구스(Philipp Bagus)와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Andreas Marquart)는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당신의 돈을 탐하는 국가의 음모"를 출간했다. (칼 프리드리히 이스라엘(Karl-Friedrich Israel)의 리뷰를 참조하라) 이 책의 영어 번역본이 2016년 6월에 출판되었는데, [편집자주: 한국어 번역본은 영역본보다도 이른 2015년 3월에 출판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미제스 연구소는 바구스 박사를 인터뷰하며 이 책의 주된 내용, 즉 현행 통화제도가 어떻게 특정 정치 세력에게 혜택을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제스 연구소(Mises Institute, 이하 MI): 이 책에서 당신은 오늘날의 경제 시스템이 부자들을 편애함으로써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달라.

필립 바구스(Philipp Bagus, 이하 PB): 중앙은행이 새로운 화폐를 창출할 때마다, 새로 창출된 화폐를 먼저 수령하여 화폐의 이전 공급량에 맞추어 정해진 가격체계 하에서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새로 창출된 화폐가 시장에 충분히 공급된 이후 그에 따라 물가가 상승한 다음에야 새로운 화폐를 손에 넣어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는 사람이 있다. 중앙은행의 화폐공급은 이 두 계층 사이에 재분배를 발생시킨다.

현행 '불태환화폐 제도(fiat money system)'에서는 사실상 어떠한 비용도 들이지 않고 새로운 화폐를 창출할 수 있다. 새로운 화폐를 먼저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혜택을 얻는다. 그러한 계층에는 정부 혹은 금융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 새로운 화폐는 보통 대출의 형태로 시장에 유입된다. 이러한 대출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이익을 얻을 것이다. 따라서 부자중에서도 특히 부유한 '슈퍼리치(super rich)'들이 이점을 가진다. 그들은 담보로 제시할 수 있는 자산이 많기 때문에 새로 생산된 화폐를 더 많이 대출할 수 있다. 부자들은 부동사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더 많은 부동산과 상승중인 주식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반면에 가난한 사람은 자산이 없으므로 평상시에는 대출을 받기가 어렵다. 거품이 터지기 직전까지 경제가 악화된 후에야 쉽고 저렴하게 대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조지 소로스(George Soros)같은 억만장자는 은행에 전화를 걸어 순식간에 백만 달러 이상을 대출 받아 더 많은 자산을 매입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물론 중산층까지도 그렇게 쉽게 거금을 대출받지는 못한다. 보통 사람들은 자산 가격의 상승세를 지켜보며 손가락만 빨게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점점 더 가난해지게 된다. 즉, 현행 불태환화폐제도는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소중 하나이지만, 많은 사람이 이 점을 무시하고 있다.

MI: 모두가 알다시피, 애당초 부자가 아니라면 아무리 돈을 열심히 모으더라도 부자가 되긴 힘들다. 우리의 현행 경제 시스템은 어떻게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켰는가?

PB: 오늘날, 만약 당신이 현금을 차곡차곡 저축한다면, 당신의 저축은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 가치가 잠식당하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본다면, 소득의 가치에 비해 자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상승했다. 이는 표준적인 소득 수준으로 표준적인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통화제도는 사람들이 집을 사기 위해 이른 나이부터 스스로 빚더미에 앉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 오늘 매입한 부동산이 미래에는 가치가 더 상승하는 경향을 가지는 반면, 오늘의 빚은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 가치가 미래에는 더 낮아길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점점 더 통화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오늘날의 통화제도 하에서, 집을 사기 위해 10년 혹은 20년 동안 현금을 모으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반면에 금본위제에 입각한 통화제도에서는 상황이 무척 다르게 변할 것이다. 아마 집을 사는 것이 더 쉬워질지도 모른다.

MI: 당신은 불태환화폐 제도가 없다면 부자들이 지금처럼 부유하게 살 수는 없어질 것이라 말한다. 왜 그런가?

PB: 부자들은 단지 부유하고,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화페가 창출되는 은행 시스템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더 나은 연결을 가질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부동산 및 기타 자산을 보유한 기득권 기업과 대기업은, 소규모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쉽고 저렴하게 새로운 화폐를 이용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부유하며, 금융시장 및 은행시스템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기득권 기업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면, 당신은 당신의 경제적 지위를 위협하는 잠재적 경쟁자들에 비해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불태환화폐 제도 덕에 말이다. 오늘날의 제도 하에서, 부자가 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최대한 빠르고 쉽게 새로이 창출되는 돈에 접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보다 혁신적이도 더 나은 품질을 가진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느냐는 덜 중요해졌다. 이런 입장에서 본다면 현존하는 기업들은 불태환화폐 제도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셈이다. 순수한 금본위제에서는 이러한 인위적 보호가 사라지게 된다.

MI: 현행 화폐제도를 해체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PB: 불공정한 재분배, 경기변동, 빈곤, 큰 정부, 도덕적 부패는 모두 현행 화폐제도의 해롭고 치명적인 결과이다. 사람들이 이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문제는 현행 통화제도의 내용과 그것을 설명하는 경제학의 통화이론이 상당히 복잡하다는 점에 있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매력적인 설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나는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박사와 함께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자극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책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요컨대, 시스템을 해체하기 위한 가장 실질적인 루트는 바로 메세지를 전파하는 것이다. 우리가 비판적 견해를 가진 대중들에게 불태환화페 제도의 진실을 알리는데 성공한다면, 현행 제도는 저절로 무너질 것이며, 민간화폐제도라는 대안에 의해 완전히 대체될 것이다.

MI: 하지만 자유시장에서도 소득 불평등이 있지 않은가?

PB: 그렇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도덕적으로 정당한 불평등과 부당한 불평등을 구별해야 한다. 누군가 매우 생산적이고, 경쟁자들보다 더 저렴한 가격과 더 나은 품질로 사람들의 바램을 충족시켜 부자가 되었다면, 우리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 결과로 발생한 소득의 불평등은 정당하다. 관건은 누군가 면허, 규제, 세금보조를 비롯한 정부간섭을 통해 소득을 올리면서 발생하는 불평등이며, 이는 부당한 것이다. 정부의 독점 및 은행의 특권과 직결되는 불태환화폐 제도를 악용해서, 즉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부자가 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태그 : #중앙은행 #경기변동 #금본위제

참고 게시글 : Philipp Bagus, "문제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화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