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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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세계 최초의 리버테리언, 노자와 장자: 큰 정부의 폐해

국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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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11-08 14:19
조회
721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정치철학과_윤리학

편집 : 전계운 대표
  • 편집자주: 이 글은 2007년에 출간된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저서 <권리,정부,시장>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세계 최초의 리버테리언, 노자와 장자: 목차 <펼치기>

(3) 큰 정부의 폐해와 최종 결과

1) 간섭적인 정부의 폐해

만약 무위 자연의 정부, 즉 작은 정부를 실현하지 않고 간섭적인 정부나 정치 조직을 가지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노자는 도덕경 ‘제57장 이정치국’(以正治國) 전반부에서 간섭적 정부의 폐해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중략) 천하에 금령이 많으면 백성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백성들에게 편리한 기구가 많으면 나라는 더욱 어지러워지고, 사람들의 재주가 많아지면 기이한 물건이 많이 나오고, 법령이 점점 밝아질수록 도둑이 많이 나온다.” 흔히 유학자는 정도(正道)(이 때 유학자가 말하는 도는 간섭적인 의미의 정부를 말한다는 점에서 노자나 장자의 도와 크게 다르다고 하겠다)로써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하고, 병법가는 기이한 계략으로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간섭적이고 큰 정부를 초래하여 폐해만 불러올 뿐이다. 여기에서 금령이나 법령이란 오늘날은 정부가 만들어내는 법과 규제를 말하는 것이니 노자는 일찍이 법과 규제가 많아 정부의 역할이 커지면 그 폐해가 크다는 것을 무위 자연의 도로 미루어 밝히고 있다. 이 부분은 결국 공맹의 간섭적인 정치철학이 가져올 폐해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장자도 노자처럼 여러 곳에서 간섭적인 정부의 폐해를 보여준다. ‘제8장 변무 성명론’에서 “대저, 작은 미혹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못 잡게 하며, 큰 미혹은 인간의 천성을 완전히 변화시켜 버린다. 무엇으로써 그러함을 아는가? 제순(帝舜)이 천하에 군림하여 인의를 내세워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기 시작한 후, 천하의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잊고 인의를 위해 내달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세속적인 인의와 인간 본래의 천성을 바꾸어 버린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장자는 공맹의 인의에 의한 정치는 인간의 천성을 바꾸는 것으로 문제가 크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강력한 규제를 실시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인간이 비굴하고 복종적으로 된다는 사실은 장자의 지적이 옮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다.

2) 큰 정부의 폐해

큰 정부가 가져올 폐해는 무엇일까. 노자는 도덕경 ‘제75장 민지기’(民之飢)의 서두에서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은 그 위정자가 세금을 많이 거두어들이므로, 이런 까닭에 굶주리는 것이다.”라고 과도한 세금의 폐해를 지적한다. 정부가 커지면 과도한 세금을 걷게 되고, 그것은 반드시 백성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1 노자는 ‘제46장 천하유도’(天下有道)에서 천하에 도가 없으면 군마가 전쟁터에서 새끼를 낳는다고 하여 정부가 비대하면 필연적으로 비대한 국가끼리 전쟁을 치르게 되고 백성은 전쟁터에서 죽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은 과거에 군국주의에 의한 세계 질서의 혼란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전쟁 뒤에는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제30장 이도좌인주’(以道佐人主)에서 노자는 군대가 머물렀던 곳에는 백성들의 원망이 가시나무로 화하여 사람들의 손발을 찔러 피를 흘리게 하고, 큰 전쟁 뒤에는 반드시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노자는 ‘제53장 사아개연’(使我介然)에서 큰 정부의 폐해를 “조정은 몹시 잘 다스려져 있는데, 밭은 황무지가 되고, 창고가 심히 비어 있다. 문채나는 옷을 입고, 날카로운 칼을 차고, 음식을 배불리 먹고, 재물이 여유가 있으면, 이를 일러 <도둑의 영화>라고 하거니와, 이는 도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앞쪽은 큰 정부로 백성들의 삶이 몰락하는 상태를, 뒤쪽은 큰 정부로 위정자나 공무원은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노자는 작은 정부 또는 무정부에 이르는 길은 큰 길이고, 큰 정부에 이르는 길은 좁은 길임을 분명히 하였다. 물론 사람들은 좁은 길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노자는 제53장 전반부에서 “만일 나에게 조금이라도 지혜가 있다면. 큰 길로 가되 오직 옆길로 들어설까 이를 두려워하겠다. 큰길은 몹시 평탄하건만, 사람들은 좁은 길을 좋아한다.” 도덕경 75장과 53장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큰 정부로 치닫게 되고, 그 결과 백성의 삶은 고단하고 위정자와 공무원의 부정부패는 만연하게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3) 큰 정부는 쇠망의 길

노자는 큰 정부의 최종 결과는 국가가 망하는 것임을 ‘제30장 이도좌인주’(以道佐人主)에서 사물의 생성과 노쇠의 법칙을 빌려 설명하고 있다. “모든 사물은 강장(强壯)하면 노쇠 하는 법이니, 이를 일러 도에 어긋난다 하거니와, 도에 어긋나면 일찍 망하게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노자의 이 말을 정부에 대입하면, 강장 함이란 정부가 커진 상태를 말한 것이고, 그러한 큰 정부는 반드시 망하게 된다는 것을 주장하고, 그것은 작은 정부 또는 무정부 즉, 무위 자연의 도에 어긋난다고 하였다. 또한 독재 정부도 강장하다고 하겠고 그리고 필연적으로 망한다는 것을 도덕경 제30장에서 응용할 수 있다.

그러면 큰 정부는 왜 망하는가. 노자의 도덕경 ‘76장 인지생’(人之生)에서 큰 것이 망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람이 태어남에 부드럽고 약하나, 그 죽을 때엔 굳고 강해진다. 만물인 풀과 나무도 태어남엔 부드럽고 연하나, 그 죽을 때엔 말라서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이런 까닭으로 병력이 강하면 적을 이기지 못하고, 나무는 강하면 꺾여진다. 강하고 큰 것은 밑에 있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있다.”

노자는 강장하면 노쇠하는 자연의 도리를 빌려 큰 정부는 필연적으로 멸망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큰 정부라고 자연의 도리를 벗어날 수 없음은 당연하다.2




태그 : #큰정부 #자유주의일반 #세계사 #인물평가 #철학과_방법론

  1. (원문 153번) 한국 정부는 얼마나 클까. 1997년 한국의 세금 부담은 명목상으로는 국민총생산의 22.5%이나, 재정적자, 준조세, 공무원에게 바치는 뇌물, 정치 자금, 직간접 선거비용, 조세성 연금 등을 포함한다면 국민총생산의 약 30-40%로 국민이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세금이 너무 과도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정부는 과거 정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커져왔고 앞으로도 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한 조세 부담으로 인한 큰 정부가 작금의 경제 위기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 원인이다.
  2. (원문 154번) 역사적으로 큰 정부는 모두 망했다. 멀리는 로마 제국에서 가까이는 제국주의 일본과 파시스트 독일 등이 좋은 예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