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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호페는 인터넷 조롱거리로 전락하였는가?

해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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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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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ay Engel
*  前 바스티온 매거진 (前 오스트로-리버테리언 매거진) 대표

주제 : #자유주의전략

원문 : The Memification of Hans Hoppe (게재일 : 2019년 4월 25일)
번역 : 김경훈 연구원

  • 역주 1 : 한국에는 아직 호페의 팬들이 결코 많지 않다. 이 글은 원래 호페의 일부 몰지각한 팬들을 비판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나, 한국 상황에서는 호페를 반대하는 몰지각한 좌파들에게도 통용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역주 2 : 한국에서는 한국경제신문, 미디어펜, 미래한국, 자유기업원, 정규재TV(펜앤드마이크) 등 뉴라이트 어용기관에서 호페를 악의적으로 인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글은 그러한 뉴라이트 나팔수들에 대한 부분적인 비판이기도 하다.
  • 역주 3 : 한국어로 번역된 호페의 저술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한국에서 호페의 생각을 잘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호페가 영어 원어민이 아니라 그가 영어로 쓴 저술을 읽는 것은 다른 미국인 저자가 쓴 책을 읽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그가 오스트리아학파와 리버테리어니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미제스 코리아에서는 향후 그의 다른 저서 혹은 논문을 한국어로 소개하고, 번역하기 곤란한 저술의 경우 구체적인 요약문 및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여 제공하고자 한다.


한스-헤르만 호페(Hans-Hermann Hoppe)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 체계의 위대한 공헌자이다. 이 글은 그를 '밈(meme)'으로 다루는 것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위대한 인물에 대한 평가절하를 비판하는 것이다.

오스트로-리버테리언닷컴(austrolibertarian.com, 현재 재정난으로 사이트 폐쇄)은 내가 이해하고 있으며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미제스주의-라스바드주의 체계를 선전하고 설명하려는 겸허한 시도이다. 미제스라스바드를 제외하고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 전통의 가장 유능하고 심오한 옹호자는 의심의 여지없이 그들의 제자이자 원칙주의자인 한스-헤르만 호페이다. 이 웹사이트는 오스트로-리버테리언 지식체계의 삼대 구성원으로서 한스-헤르만 호페를 미제스와 라스바드 옆에 두고 있다.


오스트로-리버테리언닷컴의 모든 콘텐츠의 생성과 홍보에 있어서 내가 가장 진지하게 생각하는 의무 중 하나는 이 세 거인의 생각을 신중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 솔직하고 진심을 다하고자 하지만, 특히 오스트로-리버테리언 지적전통의 세 거인, 미제스, 라스바드, 호페는 내 마음을 지탱하는 기둥이기도 하기에, 그들의 사상을 정확하고 최고의 품질로 홍보하려는 목표는 그들의 공헌에 대한 깊은 존경과 경외심을 넘어서, 내 삶의 중요한 이유중 하나이다.

문화, 정치, 경제의 좌파주의가 서구세계 전체에 만연한 오늘날, 한스-헤르만 호페는 단지 한 두가지의 이유만으로 그의 생각 전체를 부당하게 매몰당한 사람 중 한명이다. 그의 비판자들은 한스-헤르만 호페의 기여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아주 부분적으로 또 잘못 표현된 것에 근거하여 그를 직감적으로 거부하고 불공정하게 다루고 있다. 이는 정말 심각한 모욕이다. 만약 당신이 페이스북에서 호페의 발췌문을 읽는게 전부라면, 호페는 각종 에세이, 논문, 책, 연설, 기고문 등을 통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냈다.

이러한 오해가 내가 이 논설문의 제목을 만들게 하였다. 인터넷상에서 호페는 더 이상 "언어(word)"로서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는 "장난거리/밈(meme)"이 되었다. 그 누구보다도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자유를 위한 영웅적인 기여를 종합하고, 정리하고, 널리 알리고, 확장한 거인인 호페에 대한 거의 모든 인터넷상의 언급이, 그에 대한 대단히 잘못된 오해로 점철되었다는 것이 정확한 진단이다.

내가 다루고자 하는 이들은 호페의 반대자들이 호페를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밈들이 아니다. 나는 호페의 유산을 왜곡하는 그의 지지자들을 비판한다. 호페를 경멸하며 반대하는 이들은 그의 여러가지 원칙에 맞서는 전형적인 좌파적 히스테리를 가진다. 그러나 호페의 사상을 싸구려로 전락시키고 우습게 표현하는 것을 강조하는 이들은 대체로 호페를 자신들의 영웅으로 여기는 그의 지지자들이며, 이것이 인터넷상의 호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이렇게 잘못된 호페의 팬들은 결국 좌파들에게 호페가 욕먹을 이유를 공급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으로서 출판된 호페의 중요저서들은 다음과 같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A Theory of Socialism and Capitalism)>, <사유재산의 경제학과 윤리학(The Economics and Ethics of Private Property)>, <거대한 허구(The Great Fiction)>, 그리고 <민주주의:실패한 신(Democracy: The God that Failed)>.

그 외에도, 독립적이거나 상기한 책들과 관련된 에세이로서, <경제과학과 오스트리아학파 방법론(Economic Science and the Austrian Method)>, <인간의 짧은 역사(A Short History of Man)>, <귀족정에서 군주정으로, 그리고 민주정으로(From Aristocracy to Monarchy to Democracy)>, <자연적 엘리트, 지식인, 국가(Natural Elites, Intellectuals, and the State)>, 그리고 <자유주의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What Must be Done)>를 발표하였다.

그의 거의 모든 주요작품은 모든 형태의 국가주의 윤리학 및 경제학에 대항하여 자유의 윤리학과 경제학, 그리고 사유재산의 질서를 바로세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는 역사학적 분석, 인간행동학, 법학, 화폐와 은행의 이론, 정치체제의 사회적 영향 등에 기여하였다. 그는 미제스의 경제학적 기여를 상세히 설명하였을 뿐 아니라, 리버테리언 이상에 대한 라스바드의 이론을 확장하였다. 그는 지적인 스승의 사상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그 의미를 명확히하며, 내적 일관성을 다듬었으며, 그 외에도, 사유재산을 기반으로 하는 리버테리언 사회에 대한 궁극적 정당화를 위하여, 인식론과 경제학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개발하였다.

또한 호페는 미제스의 원칙들을 활용하여, 사회의 흥망성쇠, 다양한 정부구조의 이점과 단점, 특히 사적으로 소유된 정부(군주정)로부터 공적으로 소유된 정부(민주정)으로의 역사적 전환 등에 대해 인간행동학적 접근을 시도함에 따라, 사회학에 대한 인간행동학적 응용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개척하며 공동체의 본질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도모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리버테리언 커뮤니티 내부에서, 또 오스트리아학파 내부에서 이루어진 거대한 논쟁을 종결지었다. 호페는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전통이 리버테리어니즘 또 오스트리아학파의 교리의 명확한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하였고, 그 둘을 새로운 방식으로 합성하고 정리하는 독창적인 공헌을 남겼다. 호페가 그의 다양한 저술활동에서 가장 오랫동안 기여한 업적 중 하나는 우리의 사고체계에 대한 것이다. 사유재산의 윤리학에서부터 인간협력의 인간행동학적 측면에 이르기까지, 리버테리언 원리 혹은 오스트리학파 원리들이 개별적으로만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체계 내에서 서로 일관성있게 일치한다는 점을 증명하였다. 오늘날의 학문연구는 대체로 아주 좁은 분야에 대한 전문화와 세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에 호페의 업적은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거대담론, 즉 포괄적 서술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그의 능력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 요컨대, 나의 의견을 개진해보자면, 상기한 방식으로 호페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 대한 상호관계를 연결짓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설명한 것조차 호페사상체계의 전체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페의 지지자들은 오직 호페가 민주주의를 비판한 아주 좁은 영역에만 집중하고 있다. <민주주의: 실패한 신>은 단순히 민주주의를 비판하고 군주정을 옹호하는 책이 아니다. <민주주의 :실패한 신>에서 호페는 특정 공동체가 공동체 전체의 평화와 안녕을 보존하기 위해 방해꾼들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사유재산에 대한 가설적인 협의(계약의 의한 공동체, a covenant community)를 제시한다. 이러한 공동체에서 평화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제거되어야 한다는 점(제거를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부재해야함)은 이 계약에 의한 공동체의 장기번영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무차별적인 포용과 전무한 차별을 요구하는 좌파적 강박관념과는 대립한다.


이 글은 이러한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못하고 "물리적 제거(physical removal)"라는 특정한 문구에만 몰두하며 "호페를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전문가(Hoppe in one lesson)"로 전락시키는 그의 인터넷 지지자들을 문제삼는다. 인터넷 세계의 매우 깊은 한 부분에서 최악으로 쓰레기적이고 반지성적인 태도를 채택하면서, 호페의 팬들은 자신들만의 호페를 만들고 그의 기여를 왜곡해냈으며, 이는 사람들을 호페로 끌어들이기보다는 잠재적인 호페주의자들이 그를 더 멀리하게 만드는데 거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호페의 인터넷 조롱거리화(The memefication of Hoppe)"이다. 아주 협소한 부분에만 몰두하며 호페체계의 전체는 옆으로 밀려나 버린다.

이들은 인터넷 사용에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반좌파세력이다. 이들은 문화적-정치적 평등주의와 진보주의에 대해 올바르게 반대하면서도, 전통, 지성, 문명, 그리고 서구적 가치에 완전히 대립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 호페의 인터넷 팬들은 계몽보다는 논란을, 논쟁보다는 충격요법을 선호한다. 합리적으로 또 언어적으로(verbally, "구두로(orally)"와 헷갈리지 말것) 논쟁하며 사람들을 설득하기 보다는 "화나게 만드는 것(triggering)"에 집중하며, 그들은 담론과 사색에서의 합리성을 복권시키는 것을 방해한다.


나는 여기서 호페를 잘 이해하고 단지 가벼운 밈을 즐기는 장난스러운 그의 팬들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마이클 말리스(Michael Malice)가 호페에게 헬리콥터를 선물해준 것[역주: 피노체트가 그의 정치적 반대자들을 헬리콥터에 태워서 바다 한 가운데에 던져서 죽인 것을 호페에 빗대며 호페주의자들은 좌파들을 모두 그런 방식으로 죽여야한다는 인터넷 밈]) 나는 호페의 실제 지적인 공헌의 거의 모든 것을 잘 알지 못하고, 예컨대 호페가 어떤 맥락에서 사회주의와 보수주의를 비평했는지 잘 알지 못하고 그가 단지 사회주의를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히틀러나 피노체트와 동일시하며 호페를 찬양하는 극우 인터넷 폭도들을 비판한다.

너무 많은 호페 지지자들이 그의 작품을 일지도 않고 단지 그가 인상깊다는 이유만으로 호페를 지지한다는 사실은 나를 반성하게끔 한다. 이러한 경향은 나의 호페주의 이상에 대한 배신이다. 우리는 단지 호페를 피노체트에 빗대며 찬양하는 그림을 그리기 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호페를 읽기를 기원해야 한다.

선두에서도 밝혔듯, 이 글은 그를 밈으로 다루는 것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위대한 인물에 대한 평가절하를 비판하는 것이다.

인터넷 반좌파세력에 의해 호페가 밈화되었지만, 호페는 분명 이러한 입장에 반대한다. 그의 수사적 정확성과 날카로운 논리는, 세계를 설명하는 그의 긴 저술들을 필요로 한다. 호페의 모든 문장들은 의미를 가지며 의도적이다. 그는 단순히 밉살스러운 좌파 폭도들을 화나게 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을 진리로 인도하기 위한 논쟁에 참여하고자 한다. 호페는 자유의 옹호자들이 가진 사상을 개선하고, 자유의 이상과 그것에 관련된 지식과 지적 발전을 갈망하는, "아직 완전한 리버테리언이 되지 못한자들(remnant)"을 설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스-헤르만 호페는 한 단락, 한 구절을 인용하며 설명할 수 있는 인물 이상의 존재이다. 호페는 세계적인 보물이자, 지적인 암흑기를 밝히는 빛의 등불이다. 오늘날 세계에 필요한 것은 이성, 논리, 수사적 정확성, 그리고 합리성이다.

한스-헤르만 호페의 공헌은 건전한 자유의 이론의 본질적인 필수요소이다. 경제학, 윤리학, 사회학에 대한 국가주의적 결함을 이해하는 것은 자유의 미래를 위한 모든 희망의 전제조건이다. 국가는 사회적 혼란과 지적 혼란 속에서 번창하며, 호페주의 특성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이다. 만약 누군가 호페의 메세지를 조롱거리로 만들고, 싸구려로 전락시키고, 유치해보이게 만든다면, 호페의 공헌은 사라질 것이다. 성경을 인용해보자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마태복음 5:13)




태그 : #자유주의일반 #미디어와_문화 #호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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