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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完] 크리스마스의 경제학, 오스트리아학파 대(對) 신고전파: 선물은 자본주의와 사유재산의 핵심이다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0-12-28 18:03
조회
572

Jeffrey A. Tucker
* 미국 경제조사 연구소(AIER) 편집장, 경제교육재단(FEE) 특별 연구원
* 미제스 연구소 부사장 (1997-2011)

주제 : #주류경제학비판

원문 : Is Christmas Inefficient? (게재일 : 1997년 12월 1일)
번역 및 편집 : 김경훈 연구원


[1편] 주류경제학은 크리스마스의 폐지를 원한다

어떤 물품들은 오로지 선물로서의 가치만 가질 수도 있다: 기념용 비누, 학교 로고가 새겨진 담요, 재미있는 구호가 인쇄된 커피잔 등이 그러하다. 이런 점에서 "선물가게"는 일반가게와 구별된다. 선물은 여타 재화와는 약간 다른 맥락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선물은 재화 그 자체에 대한 것 말고도 다른 의미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를 저녁식사에 초대했는데, 그 손님이 15달러짜리 와인 한 병을 가져오는 대신에, 당신에게 15달러를 주면서 원하는 대로 사용하라고 제안했다고 상상해보라. 여기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월드포겔 교수는 자신에 대한 비판적 연구가 편파적이라고 비난하며 대응한다. 비판자들의 설문조사가 학생들이 순수한 "물질적 가치" 대신에 "감정적 가치"를 보고하도록 권장했다는 것이다. 월드포겔은 연구의 시작점으로 돌아가서 "감정적 가치"를 비롯한 오류들을 수정하면서, 455명의 또 다른 학생집단을 조사하였다. 새로운 결과는 이전의 연구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손실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크리스마스가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을 월드포겔 교수는 계속하여 고수한다.

하지만 모든 경제적 가치는 궁극적으로 주관적이기 때문에 한 종류의 가치를 다른 종류의 가치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실 설문조사는 사람들이 무엇을 가치있게 여기는지를 밝힐 수 없다. 오로지 시장에서 사람들의 자발적 활동만이 그들이 가진 가치를 보여준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선물 논쟁에서 매우 이상한 점은, 월드포겔 교수나 그에 반대하는 비판자들이나, 오직 "받는 사람의 가치만 중요하다"는 전제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의 논쟁은 "선물을 주는 것"이라는 정말 중요한 요점을 놓친다. 선물은, 받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에게도 이득이 된다.

사람들은 특히 가족과 친구들에게 관대해지는 것을 좋다고 느낀다. 베푸는 것은 자선이자 관대한 행위이며, 미덕을 갖춘 사람들이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 실천하는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경제학자들은 선물을 논할 때 "입증된 선호(demonstrated preference)"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선물을 준다면, 그는 자기 돈을 그냥 가지고 있거나 스스로를 위해 쓰기 보다는 남에게 베푸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선물을 주는 행위는 그 자체로 "효용을 향상"시킨다. 왜? 다른 행위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선물을 주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사람들이 가진 가치는, 그들이 자발적인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선호에서 드러난다. 심사숙고를 거쳐 선택된 적절한 선물 역시,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것에 상당한 신경을 쓴다는 점을 보여준다.

선물은 복지국가의 문제를 다시 한번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절대 "자선"의 형태로 자발적으로 복지정책에 관여하지 않는다. 수백만 명의 무임승차자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강제로 빼앗기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정부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선물"을 주도록 만들기 위해 벌금형과 징역형의 선고로 위협한다. 그 누구도 복지국가에 대한 자발적 선호를 나타내지 않는다. (복지국가를 지지하는 투표는 선호를 나타낸다고 간주할 수 없다. 사람들은 투표를 "구매"하기 위해서 자신의 자원을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와 반대로, 세금은 효용을 감소시키는 활동의 아주 명백한 예시이다.

그러나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차이에 대해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의 이론은, 재산권, 개인의 선택, 그리고 시장교환과 강제된 재분배 사이의 구별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없다. 신고전파에 있어, 수학적으로 결정된 효용의 표준이 유일하게 중요한 테스트이다. 예컨대, 선물을 주는 것이 비효율적인 터무니없는 결론조차, 결국 신고전파의 핵심 이론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오직 경제학자들만이 이런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경제 회의론자들과 반대론자들은, 기부, 자선, 특히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오랫동안 불만을 가져왔다.

아마도 사회주의자들도 크리스마스에 대해 오랫동안 이렇게 이해해왔고, 심지어 시장경제의 옹호자들도 종종 그러곤 했다. 우리는 사유재산과 자본주의 경제를 형성하고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근거를 선물 제도에서 발견한다.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생산하고, 획득하고, 소유해야 한다.

위대한 작가 체스터턴(G.K. Chesterton)은 크리스마스를 부패하고 이교적이라며 반대한 영국의 청교도들에 맞서 크리스마스를 옹호하였다. 체스터턴은 집단적 소유가 자발적인 기부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점을 파악했다. 더 나아가, 그가 명백하게 말하기를, "기부는 나눔과 같지 않다. 오히려 기부와 나눔은 정반대이다. 나눔은 재산이 없거나, 적어도 사유재산이 없다는 생각에 기초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기부하는 것은, 그 물건을 자신이 갖는 것 만큼이나 사유재산에 기초한다."

크리스마스의 물질주의에 대한 불평과는 반대로, 정성이 담긴 의미있는 선물은, 빵 한 조각처럼 겸손하면서도 황금 한 덩어리만큼 갚질 수 있다.

그렇다면, 역사상 가장 냉혹한 사회주의자들이 크리스마스를 비난했다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선물의 경제학적 핵심은 사유재산이며, 윤리학적 핵심은 사유재산이 탐욕을 제도화한다는 주장의 반박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The Politics)"에서 말하길, "친구, 손님, 혹은 동료에게 친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가장 큰 즐거움이다." 또한, "선물은 누군가 사유재산을 가지고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이점들은 국가가 지나친 결합을 이룬다면 상실된다. (...)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공적으로 소유한다면, 그 누구도 더 이상 관대함의 예시가 되거나 어떤 관대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관대함이란 재산의 사용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인들이, 특히 경제학자들이, 사회에 가져온 치명적인 손실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정신이 아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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