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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빈익빈"의 원인은 자본주의가 아니라 중앙은행의 화폐사회주의다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일
2021-01-18 08:53
조회
1916

Andreas Marquart
* 미제스 도이칠란트 운영위원
* 금융 컨설턴트

주제 : #중앙은행

원문 : How Fractional Reserves and Inflation Cause Economic Inequality (게재일 : 2014년 5월 19일)
번역 : 한창헌 수습연구원


미제스 연구소(Mises Institute, 이하 MI) : 독일어 신간의 제목을 영어로 번역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안드레아스 마르바르트(Andreas Marquart, 이하 AM): "국가는 미래에 해결해야 할 빈곤을 일으키고 있다(The State Causes the Poverty It Later Claims to Solve)"라고 번역하고 싶다. 지난 2013년 12월 mises.org에 실린 내 글의 제목이기도 하다. "토마 피케티에 대한 오스트리아학파의 대답(The Austrian Answer to Thomas Piketty)"은 보다 적절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

MI: 당신의 책은 소득불평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소득불평등이 나쁜 것인가?

AM: 우선적으로 지적해야 할 점은, 불평등과 소득불평등은 사람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모든 복잡한 사회의 기초로서, 노동의 분업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협력하는 이유이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부지런히 일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아주 게으르다. 소득불평등이란 이러한 현상의 논리적 귀결이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요점이 있는데, 소득불평등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자유시장에서 행위자들이 자발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로서의 소득불평등이다. 다른 하나는 국가간섭의 결과로서의 소득불평등이다. 즉, 중앙은행이 허공에서 돈을 창출하면서 다수를 희생하여 소수의 특권층에게 혜택을 주는 명목화폐(fiat money)의 결과이다. 만약 후자의 소득불평등이라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

MI: 국가간섭으로 인해 소득불평등이 발생했다면,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AM: 주요 원인은 명목화폐의 인플레이션과 은행 신용에 의한 인위적인 통화 공급의 증가이다. 명목화폐의 인플레이션이 크면 클수록 그 결과는 더욱 부당해진다. 새로 창출된 화폐의 초기 수령자만이 승리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늦은 시기에 새로운 화폐를 수령하는 사람들은 패배자가 된다. 물가 상승이 명백하게 발생하고 있는 경우에는 분명히 그러하다. 그러나 명백한 물가 상승이 없더라도, 화폐의 창출이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하락을 막는 경우에는 재분배 효과가 동일하게 발생한다. 예를 들어, 노동생산성이 상승하고 있는 경제에서는 물가가 하락해야 하지만 화폐의 창출은 이를 막을 수 있다. 즉, 설령 물가가 다소 일정하게 유지되더라도, 화폐인쇄기를 통한 무자비한 재분배는 사실 진행되고 있을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노동자들은 높은 생산력이 가져오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인플레이션의 효과이다.

그러나 재분배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주식 시장을 한 번 살펴보라. 연준(FED)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생산한 화폐는 주식시장의 가격을 기록적으로 매번 갱신한다. 이미 많은 양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혜택을 볼 수 있겠지만, 전기세와 식비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주식을 살 여력조차 없는 사람이라면 어떠하겠는가? 그리고 종종 잊혀지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한 사실은, 설령 새로운 화폐가 다시 사라지더라도, 부의 이전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다.

MI: 당신의 책에서는 "건전한 화폐(good money)"가 경제적 번영을 위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건전한 화폐란 무엇이며, 왜 그러한가?

AM: 상품화폐(commodity money)야 말로 자유시장의 화폐이며, 건전한 화폐라고 할 수 있다. 화폐 공급은 오직 자발적인 교환을 통해서, 또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생산에 의해서만 확대되어야 한다. 이것이 과거에 금, 은 같은 귀금속이 화폐로 사용되는 경우가 매우 많았던 이유이다. 정부는 화폐제도와 아무런 관계가 없고, 사람들 스스로가 어떤 화폐를 사용할지 국가의 강압 없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때 건전한 화폐를 가지게 된다.

MI: 당신의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19세기를 보라. 그 시대는 금본위제와 자본주의의 시대였는데도 불구하고, 불평등이 만연하지 않았는가?" 라고 말할 것이다.

AM: 19세기의 은행들은 은행들은 부분지불준비금(fractional gold reserve)만을 보유해도 되는 특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은 진정한 금본위제가 아니다. 즉, 19세기에도 은행들은 여전히 허공에서 돈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줄 수 있었다. 그러는 동시에, 다른 누군가는 그 돈을 받지 못한 채로, 부분지불준비금제도로 인해 인위적으로 상승한 (만약 그 제도가 없었더라면 더 낮았을) 물가를 온전히 감당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19세기에도 신용수단(fiduciary media)의 인플레이션 생산에 의한 재분배가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다. 19세기의 경우에도, 재분배는 못사는 사람이 아니라 잘 사는 사람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었다. 왜냐하면 이미 부유한 사람들은 허공에서 만들어진 대출을 손에 넣기 위해 더 나은 담보를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19세기의 통화 재분배 규모는 오늘날의 명목화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말하자면, 19세기는 위대한 산업화의 시대였다. 철도와 급수 시스템이 만들어졌고, 철강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였으며, 많은 기업가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이렇듯 비범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흥분되는 시기였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영리하고 재빠른 어떤 사람들은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부자가 되었다. 그것이 자발적인 상호작용의 결과라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비판해야 할 것은, 기업인들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거나 허공에서 만들어진 돈을 받았아서 부자가 된 경우, 즉 집단의 사람들이 다른 집단에게 희생당하고 있는 경우이다.

MI: 피케티의 책을 봤을 때, 눈에 띄는 가장 큰 오류로 어떤 것이 있는가?

AM: 피케티의 가장 큰 오류는, 경험적 자료를 토대로 하여 자본주의가 부자를 점점 더 부유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그런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피케티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특징을 동시에 가졌던 시기의 자료에 대하여, 자신이 싫어하는 모든 것을 자본주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그가 제시하는 자료들은 자본주의의 세계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있는 경제체제는 정경유착 자본주의(crony capitalist), 아니면 화폐사회주의 체제이다. 정경유착 자본주의와 화폐사회주의의 부정적인 영향을 근거로 자본주의를 비난하는 것은 피케티의 가장 큰 오류이다. 그러나 이 오류는 피케티가 저지른 실수가 아닐 수도 있다. 아마도 그는 정치인과 IMF의 사랑을 받고 싶을 뿐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들이 이미 피케티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태그 : #간섭주의 #오스트리아학파개요 #금본위제 #인플레이션 #자본주의 #화폐와_은행 #주류경제학비판

참고 게시글 : Philipp Bagus, "문제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화폐다", "국가는 어떻게 우리의 돈을 빼앗아 부자에게 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