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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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야당의 예산안 합의는 "합의된 약탈"에 불과하다

해외 칼럼
정치·외교
작성일
2021-01-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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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w Rockwell - Wikiwand

Llewellyn H. Rockwell Jr.
가장 영향력있는 자유주의자 중 한 명인 류 락웰은 미제스 연구소의 창립자 겸 회장이며, 류락웰닷컴의 운영자이다. 일찍이 자유주의적 신념을 가졌던 락웰은 대학을 졸업하고 자유주의 출판사인 '알링턴 하우스(Arlington House)'에서 근무했는데, 그곳에서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저술을 편집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접하게 되었다. 1975년에는 머레이 라스바드를 만나 완전한 아나코-캐피탈리스트가 되었으며, 1978년부터는 자유의 수호자 론 폴의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다. 1982년에는 마침내 미제스 연구소를 창립하면서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 운동을 주도하는 활동가로 자리잡았다.

주제 : #정치비판

원문 : The Budget Battle (게재일 : 2011년 4월 11일)
번역 : 전계운 대표

  • 편집자 주: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가 계속되던 2011년, 미 의회의 예산 처리가 계속 지연되면서 미 연방정부가 폐쇄될 뻔한 적이 있다. 당시 경제상황이 좋지 못했기 떄문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예산삭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였다. 민주당은 정부지출삭감 규모로 330억 달러를 제시한 반면, 공화당은 400억 달러를(일부 급진파는 6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를) 제시하였다. 어울러 공화당은 의료보험 지출 삭감, 연방정부의 낙태 지원금 반대, 온실가스 배출 제한과 같은 환경 규제 완화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이러한 계획에 대해 상원 민주당 지도부는 논의할 가치가 없다면서 반대하였고, 오바마 대통령 또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리하여 1995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될 상황에 쳐했으나,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정부폐쇄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긴 타협에 걸쳐 합의 하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최종적으로 약 380억 달러를 삭감하기로 결정하였으나, 이 글에서 류 락웰이 지적하였듯 실질적으로 정부 부채를 해소하거나 균형 예산을 가져올 정도의 삭감이라 볼 순 없었으며, GDP 상승률 및 정부 부채 상승률 등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삭감이 아니라 인상에 해당하였다. 또 특정 분야에 국한된 예산안 삭감을 통해 지출 규모를 줄이는 것은 진정한 삭감이라 볼 수 없다. 모든 분야에 걸친 전면적 삭감이 필요하다.
  • 편집자 주 2: 정부가 방탕한 예산안을 계속 유지하고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오히려 늘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중앙은행의 화폐독점이 정부지출을 보조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을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예산안 삭감도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예산안 공청회를 보고 있노라면 두 소년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 연상된다. 한 소년은 곰인형을, 다른 한 소년은 공룡모형을 가지고 놀고 있다. 그 둘은 서로 장난감을 빼앗겠다고 쉴새 없이 위협한다. 한 소년은 공룡(군사 지출)을 빼앗겠다고 경고하고, 다른 소년은 곰(국내 지출)을 가져갈 것이라며 대응한다. 다툼 끝에, 그들은 각자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으로 합의함으로써 분쟁을 해결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곰인형과 공룡모형 모두 다른 아이들의 소유(세금)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산안 공청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는 공청회를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 만일 경제위기 상황에서 예산안의 목표가 세금을 인상하지 않으면서 균형 예산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정치 이념과 무관하게, 즉 특정 분야에 대한 예산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대한 예산을 전체적으로 줄여야만 한다. 하지만 정당들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 야당과 여당 할 것 없이, 그들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는 아낌없이 퍼주는 한편, 정확히 같은 시도를 하려는 상대 정당의 충성파들을 응징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러한 다툼은 항상 같은 방식으로 해결된다. 바로 제3자로부터, 야당과 여당 모두 더 많은 것을 취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다시 말해서, 예산안 공청회는 숫자에 불과한 정치 놀음일 뿐이다. 애시당초, 아무도 실질적인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소위 급진 공화당원조차도 말이다.  예상된 지출 내에서의 삭감을 주장하는 것은 그저 미래에 (실질적인 변화가 아닌) 상징적인 변화만을 의미할 뿐이다. 서류상의 삭감안은 오직 GDP와 국가부채(이 둘 모두 미래에는 증가하게 됨)와 비교하는 경우에만 삭감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두 개의 측정 기준을 잊어버리고 실제 수치를 본다면, 보수주의자들이 제기하는 에산삭감안은 실질적으로는 전혀 삭감이 아니며, 오히려 증가하는 것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공화당이 주장하는 균형 예산의 달성 시기는 터무니없다. 그들은 2040년에 예산이 완전한 균형을 달성하기를 기대하는가? 2040년은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후의 미래이다. 균형 예산을 추진하는 공직자들은 아마 현직에 거의 없을 것이고 심지어 대다수가 사망한 이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40년에 균형 예산을 달성하고자 하는 공화당의 목표의 실현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은가? 1982년 쯤에 제안된 정치적 계획 중에 지금까지 수행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한번 살펴보라.

공화당의 예산계획은 사회보장제도 혹은 의료보험같은 엄청난 규모의 국내 지출을 축소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은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닌데,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연방 위원회를 설립하고 주정부에 연방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관련된 구태의연한 논쟁에서 결코 벗어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역주: 2011년 예산안 공청회 당시, 하원 예산위원장이었던 공화당의 폴 라이언은 미국 연방정부의 의료보험제도를 바우처 시스템으로 전환하거나 주정부가 운영하는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결의안을 제출하였다. 이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초당적인 합의안인 동시에, 연방정부의 지출을 주정부로 옮길 뿐인 기만에 불과하다.] 공화당의 계획은 숫자놀음으로 가득한 몽상에 불과하다. 그들은 어떤 프로그램도 실질적으로 폐지하지 않고, 어떤 혜택도 대폭 삭감하거나 줄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공화당의 선동가들은 워싱턴 D.C.에 만연한 방탕한 예산안 지출 관습을 공격한다고 지껄이지만, 그들은 결코 14조 달러의 국가채무를 가능하게 만든 중앙은행의 화폐 인쇄기를 포기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의회에서 일어나는 진짜 싸움은 그저 올해에 얼마를 지출할지에 대한 것이고, 공화당은 티파티 파벌의 압력으로 인해 예상보다는 약간 덜 방탕한 예산안 노선을 취하고 있다. 만약 예산안 합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연방정부는 "셧다운"될 것이며, 나는 그렇게 되길 바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종말이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지만, 적어도 며칠간의 오락거리는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 공화당은 정확하다. 바로 정부의 재정이 민주당 때문에 완전한 재난 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화당이 알지 못하는 점이 있다. 경기변동의 각각의 국면(붐과 버스트)에서, 우리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인 조치를 계속 반복할 뿐이다. 호황기에는 세수가 급증하게 되고, 대통령과 의회는 자신들의 이익집단을 위한 새로운 지출을 지시한다. 호황이 지나고 불황이 찾아오면 세수가 급감하고 적자가 불어나지만, 경제학자들은 지출을 줄이기보다는 의회가 원하는 만큼 "더 많이 지출하라"고 종용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는 우리를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만들 뿐이다.

이러한 부조리가 지속가능한 유일한 이유는 중앙은행이 화폐 창출을 통해 이 모든 지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기 때문이다. 연준은 "대마불사(too big to fail)"를 지탱하기 위한 화폐위조를 저지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예산안 싸움이 결국 미래의 정부 지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이다. 만약 공화당이 재정난에 대처하기를 진지하게 원한다면, 그들은 중앙은행에 고삐를 죄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그러한 개혁이 없다면, 예산안에 대한 모든 논쟁은 그저 연극에 불과한 것이 된다.

우리가 의회에서 벌어지는 예산안 논쟁에 주목할 시점은, 민주당이 특정 집단을 위한 재정 지원 혜택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공화당은 군사 지출에 있어 진정한 삭감을 제안하며, 양 당 모두가 근본적인 화폐 개혁에 동의할 때이다. 그러한 날이 오지 않는다면, 야당과 여당의 예산안 싸움은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아 노는 소년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양측 모두 그들의 장난감을 적절한 원래 주인에게 돌려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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