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칼럼 및 번역자료 투고 요령 안내

[3편/完] 오스트리아학파를 향한 호페의 여정: 반자유주의의 원인과 자유의 미래

해외 칼럼
인물
작성자
작성일
2021-02-11 18:03
조회
1016

Hans-Hermann Hoppe
한스-헤르만 호페는 살아있는 오스트리아학파 학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호페는 멩거, 뵘-바베르크, 미제스, 그리고 라스바드로 이어지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과 오스트로-자유주의(Austro-libertarianism)의 가장 뛰어난 대표자로서, 칸트(Immanuel Kant)와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합리주의 철학에 기초하여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인간행동학 이론체계를 대폭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칼 멩거(Carl Menger)에 의해 창시된 오스트리아학파가 미제스의 인간행동학을 통해 완전한 선험적-연역적 이론체계로 탈바꿈했다면,—적어도 지금까지는—최종적으로 호페가 미제스의 방법론을 경제학을 넘어 형이상학과 윤리학에도 적용함으로써, 인식론, 윤리학, 그리고 경제학을 아우르는, 일종의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으로서의 오스트리아학파의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 : #오스트리아학파개요

원문 : My Path to the Austrian School of Economics (게재일 : 2019년 12월 6일)
번역 : 김경훈 연구원

[1편] 사회주의와 경험주의의 문제를 깨달은 어린 시절
[2편] 미제스 "인간행동"의 반박불가능한 필연성

현실을 지배하는 광기에는 두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의 어리석음입니다. 비록 누군가 선의를 가지고 어떤 목적을 추구했을지라도, 그가 목적의 달성을 위해 선택한 수단은 잘못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실업을 타파하기 위해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하는 것, 주택공급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임대료 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은 분명히 어리석습니다. 더 많은 경제성장을 기대하며 통화공급과 신용을 (저축의 증가 없이) 팽창시키는 것은 바보같은 짓입니다.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채택하는 것은 멍청한 짓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폭력을 줄이거나 정의(즉, 공정한 분쟁의 해결)를 추구하기 위해 폭력과 사법의 독점자로서의 국가를 설립하는 것은 정말로 어리석습니다. 왜냐하면 국가의 본질적 특징인 세금은 곧 폭력과 협박이며, 국가에 의한 분쟁 해결은 언제나 편향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직 어리석음과 무지만이 광기가 지배하는 현실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거짓말쟁이와 사기꾼들 역시 책임이 있습니다. 소박한 일반인들이 바라는 호의적인 결과를 상술한 조치와 제도들이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기 자신, 동료들, 그리고 추종자들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을 열광적으로 선전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그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면서 말이죠. 나는 이 사기꾼 무리가 도대체 누구인지 분명하게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미제스와 미제스학파를 연구하면서, 나는 이러한 사기꾼 집단이 왜 포퍼주의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한다고 해도 포퍼주의에서는 그것이 가설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며, 아무리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도 반증을 위해 시도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그러나 이 뿐만이 아닙니다. 포퍼의 철학은 경험에 대한 폭넓은 수용과 개방성을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가설이 반증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면역 역시 갖추고 있습니다. 만약 최저임금제도를 시행하였는데 실업이나 빈곤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최저임금제도의 경험적 반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최저임금제도가 실업과 빈곤을 줄이기에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화폐와 신용의 팽창이 경제적 번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화폐와 신용을 너무 적게 팽창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주의가 번영이 아니라 빈곤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단지 잘못된 계획을 추진했기 때문에, 혹은 기후 변화나 다른 "개입변수" 때문에 그런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앞서 지적하였듯이, 나는 미제스의 작품을 통해 지식과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내면의 평화와 만족감, 그리고 즐거움 역시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알게된다는 큰 대가를 치루기도 했습니다. 일단 여러분이 미제스를 이해하고 오스트리아학파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알게 된다면, 혹은 적어도 미제스와 오스트리아학파를 인정한다면, 여러분은 많은 면에서 우리가 상당히 외로우며 고립된 존재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오스트리아학파를 따른다는 것은 많은 희생을 필요합니다. 단신으로 모든 정치적 사기꾼들의 반대에 직면해야 하며, 그들의 다양한 부하들, 특히 배타적인 세금 지원을 받은 학계와 대학의 기득권층들의 반대에도 맞서야 합니다. 학문적 경력을 쌓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대단히 어렵습니다. 체념이나 포기를 하지 않고 싶다면 맞서 싸우기 위한 엄청난 용기와 의지, 그리고 희생이 필요합니다. 나 역시 오스트리아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독일에서도 궁지에 몰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미국으로 이주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미제스는 단지 나의 지적인 영웅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롤 모델이기도 하였습니다.

미제스는 오스트리아 학계에서 결코 자리를 잡을 수 없었으며, 민족사회주의자들이 권력을 잡은 뒤에는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심장부라 불리우는 미국에서조차 그를 위한 자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불의에 맞서 싸우는 그의 용기와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위대한 머레이 라스바드와 같은 새로운 세대의 학생들을 길러냈습니다. 라스바드 역시 일생동안 많은 방해를 받았습니다. 그의 학문적 경력 역시 다소 험난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미국에 온 나를 거두어주고, 교수직을 얻는 것을 도와주고, 특히 1982년에 류 락웰이 설립하고 자신이 학장으로 부임한 미제스 연구소와 연결시켜준 인물이 바로 라스바드였습니다.

미제스의 "인간행동" 출판 70주년 기념행사가 오늘날의 오스트리아에서 열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제스 연구소 덕분입니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미제스 연구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류 락웰의 지휘 아래, 결국 오늘날의 미제스 연구소는 세계적인 영향력과 관계망을 가진 기관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류 락웰의 노력 덕분에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명성과 작품은 그들이 살아있을 때에 비해 오늘날 훨씬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에 미제스주의자 혹은 라스바드주의자가 없는 나라는 없습니다. 나의 글 역시 현재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상태입니다. 내가 최근에 모스크바에서 한 강연에 1,500명의 청중이 참석한 것, 심지어 몇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간의 부족으로 안타깝게 참석할 수 없던 것은, 오스트리아학파의 발전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미제스주의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러한 발전을 결코 부정할 수 없지만, 물론 여전히 우리가 지적인 비주류라는 점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사실은, "오스트리아학파"의 시각에서 본다면, 적어도 중단기적으로는 서구세계의 더 나은 발전을 비관적으로 전망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내가 이미 언급했던 광기가 더욱 미쳐돌아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미친 교리,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유아기적인 정신병자들 혹은 사이비신도들을 마주하며 우리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더 이상 미제스학파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마지막에는 진실이 승리할 것입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순조롭게 작동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진실뿐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함께 나아갑시다!(¡Venceremos!)




태그 : #호페 #자유주의전략 #일대기 #인물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