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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경기변동이론과 응용 - 국제금융위기는 경기변동의 일부분

국내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1-04-15 20:40
조회
1240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경기변동

편집 : 전계운 대표
경기변동이론과 응용 목차 <펼치기>

2008년에 미국의 서브 프라임 위기로 가시화된 국제 금융위기는 경기변동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금융위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를 축소하고 왜곡하는 것이다. 불행히도 현재 논의되고 있는 금융산업 구조조정 등은 모두 금융위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경기변동에 대한 대책은 잘못되거나 불완전할 뿐 아니라 더 나쁜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그 대책이라는 것이 다음 경기변동의 씨앗이 된다는 점이다. 뒤에서 보겠지만 여기에 화폐제도와 금융제도의 문제점이 원인이 되어 경기변동이 반복되고 있을 뿐 아니라 1990년대 이후에 미국을 포함한 세계의 주요국이 경기변동을 돌아가면서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중국과 같은 국가의 국제 화폐제도에 대한 개혁도 초점을 잃고 있다는 점을 아래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Austrian Business Cycle Theory)을 이해해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오스트리아학파는 오래전부터 ‘완전한' 경기변동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완전하다는 의미는 경기변동이론이 일반 경제이론과 잘 통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뒤에서 보겠지만 다른 이론, 예를 들어 케인스 경제학, 통화주의 등은 경기변동과 관련한 이론이나 설명이 일반 경제이론과 잘 통합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완전한 경기변동이론으로 볼 수 없다. 아마도 완전한 경기변동이론으로서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이 유일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우리가 현재의 위기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를 바탕으로 올바른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완전한 경기변동이론이 필요하다.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을 소개하게 된 다른 이유들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언급하고자 한다.

오스트리아학파는 경기변동을 세 단계로 구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Rothbard(2006), 번역본, p.1140). 먼저 경제 내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과오투자(malinvestment)와 과소비(overconsumption)가 이루어지는 붐(boom)시기가 있다. 여기에서 과오투자란 과잉투자와 과소투자를 모두 포함한다. 상업 세계(business world)에서, 과잉투자는 자본재 산업에서 과소투자는 소비재 산업에서 발생한다.1 소비자 쪽에서는 과소비가 발생한다. 이 시기에는 또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과 같은 자산(asset)시장에서 큰 붐이 발생한다.

그러나 붐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이제 상당수 기업이 자신들의 투자가 이윤이 나지 않고 그 결과 투자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는 위기(crisis)국면이 도래한다. 국제 금융위기로 표현되는 상황은 이 국면의 일부를 지칭한다. 위기 국면에서부터 주식, 부동산 등과 같은 자산 가격이 거의 동시에 하락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폭락한다. 상당수의 산업과 기업에서 파산·실업·구조조정·합병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노동, 토지 등과 같은 본원적 요소들의 마찰적 실업 등이 일어나는 침체(depression) 국면에 도달한다. 2 위기 국면과 침체 국면을 통합하여 버스트(bust) 시기라고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택산업, 자동차 산업 등과 관련한 자본재 산업에서의 과잉 투자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과소투자는 소비재 산업들에서 발생했을 것이나 이론으로밖에 알 수 없고 현실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소비자 쪽에서는, 무능력자 또는 지불 능력이 취약한 계층이 주택을 소유하거나 유가가 상승하는 데도 대형 자동차를 소유하는 등의 소위 과소비가 일어났다. 물론 앞의 사례는 과소비 중에서도 눈에 잘 식별되는 것이고 붐 기간 동안에 소비가 평소에 비하여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결과 사회의 저축률이 하락했다. 실제로 미국의 가계저축률이 2005년~2007년에는 1% 미만대로 떨어졌다. 그리고 과소비의 일부는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해 지탱되었다. 왜냐하면 단기적으로 생산설비 등을 빠르게 증가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통화량 증가에 의한 경기변동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아이슬란드(Iceland)이다.3 아이슬란드는 버스트 시기에 외국의 달러 채권이 자국 금융시장을 대량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금융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그 결과 경제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제2장과 제4장에서 하고자 한다.

이 책의 1부는 작금의 국제 금융위기를 이해할 수 있는 틀이 되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을 설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을 실증분석하는 일은 이미 전용덕·김학수(2009)에서 발표하였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그리고 경기변동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화폐제도와 금융제도에 대한 분석과 대책도 포함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은 제2장과 제5장에서 자세히 언급하고자 한다.




태그 : #미국경제 #호황과_불황 #중앙은행 #화폐와_은행 #간섭주의 #경제사 #부동산 #주류경제학비판 

  1. 자본재 산업과 소비재 산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를 참조.
  2. 오스트리아학파는 노동과 토지를 본원적 생산요소로 지칭하고 ‘만들어진 생산요소’인 자본과 구분한다. 자본은 노동과 토지에 시간을 가미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본의 대가인 이자는 시간시장에서 결정된다. 이 점이 다른 학파의 경제학과 다른 점 중의 하나이고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이 다른 학파의 경제학에 비해 우수한 점이다.
  3. 최근의 아이슬란드 사태에 대해서는 Bagus and Howden(2009)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