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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경기변동이론과 응용 - 경기변동의 원인

국내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1-05-05 17:21
조회
1274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경기변동

편집 : 전계운 대표
경기변동이론과 응용 목차 <펼치기>

경기변동의 원인은 정부의 통화량 증가에 의한 이자율 간섭

정부가 통화량을 증가시켜 정부가 규제한 이자율을 자유시장(free market)에서 결정되는 이자율, 즉 자연이자율(natural rate of interest)보다 낮게 만들면 붐과 버스트로 이어지는 경기변동이 발생한다. 통화량 증가에 의해 이자율이 왜곡된 결과 생산자는 과오투자를 하게 되고 소비자는 과소비를 하게 된다. 여기에서 정부가 통화량을 증가시킨 정도와 그 결과 이자율이 얼마나 하락했는가를 보기로 한다. <표 1>은 1994년부터 통화량 증가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보여준다.

표1 화폐와 관련한 각종 자료


이렇게 통화량이 극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은 1980년 제정된 금융기관 규제철폐와 통화통제법(The Depository Institutions Dergulation and Monetary Control Act)에서 시작된 예금에 대한 규제완화, 그 이후에도 지속된 각종 행정적인 규제 완화, 각종 편법적인 지급준비율의 지속적인 인하 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1 예를 들어,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공휴일과 주말에는 민간 금융기관이 보유한 상당 부분의 요구불예금(checking deposits)을 법정지급준비금이 필요 없는 저축예금 형태의 계좌로 옮길 수 있는 방법, 즉 ‘스윕(sweep)’을 허락했다. 그 결과 본원통화도 증가했지만 신용수단이 극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장으로 미룬다. 통화량 증가로 금융시장의 이자율은 <그림 1>과 같이 연방기금 목표금리가 2000년 말부터 하락하여 2003년에 역사적 최저점인 1%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연방준비위원회는 거의 1년 동안 목표금리를 1%에 고정했다. 그러나 이후 연방준비위원회는 목표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가가 상승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부동산 버블이 심각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목표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여 2006년에 5.25%에 도달하였다.

이자율이 낮아진 결과로 생산자는 과오투자, 소비자는 과소비를 한다는 점을 알았다. 그러나 이러한 붐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과오투자와 과소비는 시장의 청산 과정이라 할 수 있는 버스트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소비자는 붐 시기의 과소비로 인하여 과잉생산된 재화를 구매할 수 있는 충분한 저축이 없기 때문이다. 과잉투자된 부문에서 재화는 과잉생산되었기 때문에 그 재화의 가격 하락과 잘못 투자된 기계 등과 같은 자본의 구조조정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므로 버스트는 회복으로 가는 단계이자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시장 조정 과정이다.

여기에서 강조해 두어야 할 점은 버스트가 시장 조정과정이라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하고자 한다. 그러나 만약 버스트나 침체를 피하기 위하여 정부가 각종 시장 간섭 정책을 시행하면 그런 정책은 침체를 지연시키거나 다음 경기변동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제5장에서 하고자 한다. 따라서 경기변동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은 시장의 조정 과정에 정부가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정부의 시장 간섭 정책이 반복적인 경기변동의 원인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기변동이 여러 나라에서 시차를 두고 또는 동시에 발생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침체기에 정부의 각종 시장 간섭 정책은 다음 시기의 경기변동을 초래한다는 이론적 주장을 실증적으로 증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반복적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 번갈아 일어나고 있는 경기변동은 현재의 화폐제도와 금융제도의 결함, 다시 말하면 현재의 반(反)시장적 화폐제도와 금융제도가 원인이다. 따라서 현재의 화폐제도와 금융제도를 분석하고 대책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 이유로 자본주의 또는 시장이 실패한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틀린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제2장에서 하고자 한다.

케인스주의, 통화주의, 기타 원인 등에 대한 비판적 고찰

경제학계에서 주류 경제학은 케인스주의, 통화주의(monetarism) 등이다. 적어도 거시경제학 측면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경기변동이 일어나자 미국 정부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정부는 케인스주의의 정책 처방에 따라 확장적재정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통화주의의 정책 처방에 따라 금융위기가 발생하여 민간 금융기관의 신용이 극적으로 축소되자 지폐의 공급을 대량으로 증가시켰다. 즉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두 가지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케인스주의와 통화주의를 주류 경제학 또는 주류 경제학의 일부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학파를 제외하고 현존하는 모든 학파나 경제학은 안타깝지만 경기변동 현상을 설명할 종합적인 이론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서는 케인스주의와 통화주의에서 경기변동이론과 관련한 부분을 주된 대상으로 비판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케인스주의와 통화주의 이론 전체를 비판하는 것은 이 글의 목적을 벗어날 뿐 아니라 대상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경기변동의 최초의 발생지인 미국에서는 다른 이유들, 즉 과도한 저축, 탐욕과 어리석음, 과도한 경제적 자유와 너무 적은 규제 등이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분석과 설명이 일면의 진리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단편적일 뿐 아니라 부정확하다. 제3장에서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을 제외한 다른 학파의 설명이나 분석과 최근에 제시된 설명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태그 : #미국경제 #호황과_불황 #중앙은행 #화폐와_은행 #간섭주의 #경제사 #부동산 #주류경제학비판 

  1. (원문 4번 각주) 자세한 내용은 Henderson and Hummel(2008), p.4 이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