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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거품이라면, 다른 모든 화폐도 거품이라고 말해야 한다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1-06-18 19:03
조회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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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P. Murphy
* 미제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뉴욕대학교 경제학 박사)
* 前 텍사스 공대(Texas Tech) 자유시장 연구소 조교수

주제 : #가상화폐

원문 : If Bitcoin Is a Bubble, Is All Money Always In a Bubble? (게재일 : 2013년 12월 13일)
번역 : 전계운 대표



나는 결코 비트코인 전문가라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제대로 이해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한편으로,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라디오에서 “비트코인은 아직 완성조차 되지 않았다”(This isn’t even version 1.0 yet) 말하는 것을 들을 때 딱히 옹호하거나 비판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전에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꽤 많은 자칭 미제스주의자가 공격적으로 비트코인에 반대하는 주장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비트코인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주장을 검토하고자 한다.

비트코인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주장은 이러하다:

비트코인은 엄청나게 큰 거품일 뿐이고 튤립 파동1의 재현에 불과하다.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민간에서 발행한 화폐이기 때문에 아무런 근본적인 가치가 없다.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투기적인 동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자기보다 더 멍청한 사람들에게 리스크를 전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투기적인 동기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이런 투기적인 동기가 한 동안 혹은 몇 년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런 동기는 모래 위에 세워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이와 달리, 금이나 은과 같은 상품본위화폐는 비화폐적인 수단으로도 유용하게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따라서 금과 은에는 교환 가치를 지탱해주는 토대가 있다.

사람마다 말이 다르지만 지난 2년간 이런 비슷한 주장을 많이 접해왔다. 내가 제기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위의 주장은 모든 화폐가, 심지어 상품본위화폐까지도 항상 거품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위험한 주장이다.

미제스주의 화폐이론은 기본적으로 재화(금 같은 것)가 단순한 상품에서 교환매개체로 자리잡고, 그리고 종국에는 화폐로 변모하며 교환가치를 갖는다고 간주한다. 다음은 미제스주의 화폐이론에 근거한 분명한 사실이다: 본래 물물교환 상태에서의 금은 그 자신의 비화폐적 용도(사치품 등) 덕분에 다른 재화나 서비스와의 일정한 교환가치를 가졌다. 만약 사람들이 금을 교환매개체로 보유하길 원한다면, 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이로 인해 금의 '가격'(즉, 시장에서 금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다른 재화의 양)이 상승한다.

그렇다면, 만약 금본위제 지지자가 어떤 것이 그 자신의 '상품가치' 이상으로 교환가치를 가지는 것이 거품이라고 주장한다면 (이 경우 비트코인의 본래적인 상품가치가 0이기 때문에 거품이라고 주장함), 금화를 포함한 모든 화폐가 항상 거품이라는 결론에 도달해야 된다.

논점을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비트코인의 비화폐적인 가격이 0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비트코인으로 어떤 거래를 하는 것이 거품이라고 주장한다. 이 논리를 금에도 적용해보자. 금의 비화폐적인 가격은 아마 250달러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 금이 1250달러에 거래된다면, 1000달러는 확실히 자기충족적 예언 때문에 거래되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미래에 금이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기꺼이 1250달러나 지불하고 금을 구매한다. 만일 그 기대가 부서진다면, 금의 가격은 본래의 비화폐적인 가격인 250달러로 곤두박질칠 것이다.  이러한 추론이 옳다면, 비트코인과 금의 유일한 실질적 차이는 비트코인의 하한가는 0달러이고 금은 250달러라는 점 뿐이다.

이런 뻔한 함정에 빠지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상품본위화폐를 투기 목적으로 보유하는 것과 교환 목적으로 보유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즉, 어떤 사람은 내일 '나보다 더 멍청한 사람'이 나타나서 자신의 리스크를 짊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재화를 취득하기 수월한 유형의 부를 원하기 때문에 지금 금화를 소유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는 구매력이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교환 활동을 위해] 지폐를 보유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왜 비트코인도 같은 식으로 말할 수 없겠는가?

물론, 비트코인의 가격이 매일 상승한다면, 사람들은 주로 투기적인 목적 때문에 투자에 뛰어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비트코인이 확립된 구매력을 가진 가치있는 교환수단으로 잡을 수 있는 균형이 수립될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이러한 가능성을 선험적으로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태그 : #금본위제 #화폐와_은행

  1. 역주 :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과열 투기현상으로, 사실상 최초의 거품 경제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당시에는 네덜란드 황금 시대였고, 네덜란드에 새롭게 소개된 식물이었던 튤립의 구근이 너무 높은 계약 가격으로 팔리다가 갑자기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한 일이 일어났다. 튤립 파동의 정점은 1637년 2월이었다. 튤립은 숙련된 장인이 버는 연간 소득의 10배보다 더 많은 값으로 팔려 나갔다. 튤립 파동은 역사상 기록된 최초의 투기로 인한 거품이었다. "튤립 파동" 이란 용어는 이제 거대한 경제적인 거품(자산 가격이 내재적인 가치에서 벗어날 때)을 가리키는 은유로 자주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