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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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를 폐지하고 무역정책을 각국 정부에게 맡겨야 한다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일
2021-08-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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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w Rockwell - Wikiwand

Llewellyn H. Rockwell Jr.
가장 영향력있는 자유주의자 중 한 명인 류 락웰은 미제스 연구소의 창립자 겸 회장이며, 류락웰닷컴의 운영자이다. 일찍이 자유주의적 신념을 가졌던 락웰은 대학을 졸업하고 자유주의 출판사인 '알링턴 하우스(Arlington House)'에서 근무했는데, 그곳에서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저술을 편집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접하게 되었다. 1975년에는 머레이 라스바드를 만나 완전한 아나코-캐피탈리스트가 되었으며, 1978년부터는 자유의 수호자 론 폴의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다. 1982년에는 마침내 미제스 연구소를 창립하면서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 운동을 주도하는 활동가로 자리잡았다.

주제 : #보호주의와_자유무역

원문 : Decentralize Global Trade Policy (게재일 : 2004년 4월 29일)
번역 및 편집 : 김경훈 연구원



면화는 미국 농업의 핵심 산업 중 하나이다. 2002년, 면화 생산의 경쟁국인 브라질은 미국 정부가 자국 면화 산업에 지급하고 있는 대규모 보조금이 국제무역에 불공정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WTO는 브라질의 손을 들어주어 미국에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 여러가지 논거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WTO가 미국 정부의 면화 보조금이 면화의 과잉생산과 그에 따른 국제가격의 하락을 초래하여 브라질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게 '심각한 손상'을 끼쳤다고 인정한 것이다.

WTO는 불필요하고 심지어 존재 자체가 불쾌한 기관이지만, 적어도 면화 보조금에 철저히 철퇴를 가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만약 이 조치로 인해 미국의 면화 보조금이 사라진다면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보조금은 높은 생산비용과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가격을 유지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에서도 흑자를 안겨준다. 그리하여 면화 보조금은 미국의 면화 산업이 국제 면화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리나, 이는 외국의 면화농부들에게 불공정한 것이 아니다. 브라질 정부가 자국 항공기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더라도 미국과 캐나다 항공기 산업에 불리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모든 생산자가 동일한 생산비용에 직면하는 '평등한 경쟁의 장'(level playing field)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판매자와 구매자가 자신이 받아들일 만하다고 생각하는 가격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것을 요구할 권리도 없다.

무역분쟁의 배경을 살펴보자. 브라질 정부는 미국 정부가 면화 산업에 보조금(1995년에서 2003년 사이에는 125억 달러 수준이었음)을 지급했기 때문에 브라질이 수출하는 면화가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없었다면 미국의 면화 생산량은 지금보다 29% 낮았을 것이고, 가격은 12.6% 상승했을 것이라 추산했다. 즉, 미국 정부가 인위적인 간섭으로 인하여 브라질의 농부들이 더 많은 목화를 팔 수 없게 되었으므로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의 추산은, (다른 조건이 같을 때) 특정 상품의 가격이 상승한다면 더 많은 자원이 생산에 투입되어 생산량이 더 많아진다는 [그래서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없어서 면화 가격이 높았다면 생산량도 그에 상응하여 높아졌을 것이라는] 요점을 간과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제조업체와 농업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으로 면화를 구매하게 만들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다는 점은 대단히 불쾌하다. 그리하여 WTO의 결정이 결과적으로는 미국 납세자들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브라질의 면화농부들에게도 이익을 가져다 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본다면, 그러한 결정을 내린 근거는 잘못된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WTO의 판결이 자유무역의 승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경제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자유무역은 재화와 서비스의 방해받지 않는 교환을 의미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 소비자들은 외국산 와인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무역은 '평등한 경쟁의 장'에서 모든 사람이 와인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국가의 생산 비용이 같은 경우에만 자유무역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우리가 수입하고 수출할 권리는, 완전경쟁시장이라는 허구적인 가정에 달려있지 않다.

만약 칠레 정부가 자국 농부들에게 와인 생산 보조금을 준다면 어떨까? 이는 칠레 납세자들에게는 나쁜 일이지만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와인 생산량 확대로 인해 더 낮은 가격으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칠레를 제외한 전 세계의 와인 애호가에게는 아주 좋은 일이다. 물론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자들은 칠레 정부의 보조금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생산자도 자기 상품의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산의 목표는 [생산자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행복이다. 소비자들의 행복만이 생산의 유일한 이유이다. 생산자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가장 잘 봉사하는 경우에만 사익을 얻을 수 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어떤 이유를 들어 와인 수입을 금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인들은 수입금지령이 없었을 때에 비하여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는 자원의 낭비만을 증가시킬 뿐이다.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자는 자유무역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자신의 와인을 팔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자원의 낭비는 계속 누적되어 또 다른 낭비를 낳게 된다. 수입금지에서 유일하게 이익을 얻는 당사자는, [미국에 와인을 팔 수 없게 된 칠레 농부들, 그리고 더 싼 가격에 와인을 마실 수도 없게 된 미국의 와인 애호가에게 피해를 끼치며] 정부보조의 특혜를 누리는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자들 뿐이다.

이론적인 명확성을 위해 요점을 살펴보자. 칠레가 와인 산업에 주는 보조금은 나쁜 정책이다. 그러나, 자유무역 원칙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에,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산 와인의 수입을 막는 것은 자유무역 원칙을 위반한다. 이는 특정 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모든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프랑스 정부가 치즈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국가의 부를 낭비한다면, 프랑스 납세자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비극이고, 그들은 분노에 차서 정부에 항의해야 한다. 그러나 더 싼 가격에 치즈를 즐길 수 있게 된, 프랑스를 제외한 전 세계의 치즈 애호가들에게는 완전한 이득이다. 동시에, 값싼 프랑스산 치즈와 경쟁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전 세계의 치즈 생산자들에게는 나쁜 일이다. 그들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모색하거나,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의 어떤 정부도, 자국 산업을 위해 보조금을 주어서는 안 된다. 만약 칠레의 와인 생산자나 프랑스의 치즈 생산자가 정부의 보조금이 없다면 이익을 낼 수 없을 경우, 그들은 생산을 그만둬야 한다. 높은 생산비용과 낮은 판매수익을 보이는 비생산적인 산업을 연명시키기 위해 다른 생산적인 영역에서 부를 빼앗아 건네주는 것은 순전히 낭비에 불과하다. 여러 정부들은 소비자들의 더 나은 행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러한 바보 같은 짓을 자행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명분이다. 만약 당신이 마당을 다듬으려고 제초업체를 고용했는데, 그들이 경쟁업체의 이익률을 따라잡아야 하므로 당신에게 30% 더 많은 금액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우리는 세계의 모든 정부가 자국산업에 대한 간섭주의 조치를 완전히 중단하여, 생산이 인위적 조작으로부터 벗어나 자유시장에 다시 편입될 때 까지 자유무역을 보류할 수 없다. 만약 그러한 원칙을 고수한다면 국제무역은 커녕 심지어 국내에서의 거래조차도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하다 못해 WTO도 그것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WTO 규정은 미국 정부가 자국 면화 산업에 연간 최대 16억 달러까지만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 미국 정부는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국제 면화 시장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항변했는데, 일단 엄밀하게 따지면 미국 정부의 주장 자체는 사실이다.

국제무역을 규제하는 기관들은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의 모든 생산자가 동등한 생산가격을 가져야 한다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물론 이는 실현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계획이고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의 여러 경제계획자들이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것이다. WTO도 아마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WTO가 미국 정부의 면화 보조금을 승인하던, 그렇지 않던, 미국은 세계에 대한 모범을 보이기 위해 면화 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 농업을 위해 하루에 수십억을 쏟아 붓는 보조금은 사라져야 한다. 보조금을 폐지한다면, 브라질의 면화농부들은 미국 정부가 자국 면화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자기들의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원망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정부의 보조금이 사라진다면, 재화들의 가격은 정확히 정상적인 시장가격으로 정해질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중앙계획 폐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할 당사자들은 바로 피해당사자인 미국 납세자들이다. 면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무역을 왜곡하는 농업 보조금을 전세계적 차원에서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면화 산업을 비롯한 국내 산업이 수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준비 기간 동안은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독한 헛소리를 그만두어야 한다. 전 세계가 이러한 선언에 분개하고 있다는 점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마 개발도상국들은 특정 농산물의 생산에 있어서는 비교 우위의 이점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 차원의 자유시장만이, 지역마다 생산이 다르다는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며 방탕하게 살아온 미국의 생산자들은, 이제 세금과 규제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식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들은 보조금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메꿀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미국 정부의 모든 계획기관을 폐지하는 것이 미국의 생산자들이 국제무역 시장에서 경쟁상의 우위를 거둘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만약 정부간섭이 중단될 경우 미국의 면화 산업이 급격하게 축소된다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다른 산업으로부터 부를 빼앗아 연명하는 무임승차가 영원히 지속되어선 안 된다.




태그 : #미국경제 #간섭주의 #자유시장 #정부의_기업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