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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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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오스트리아학파와 신고전학파는 무엇이 다른가: 행동이론과 결정이론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일
2021-09-02 19:23
조회
1328

Las raíces españolas de la escuela austriaca: Entrevista a Jesús Huerta de Soto - Centro Mises Centro Mises

Jesús Huerta de Soto
헤수스 우에르타 데소토는 현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가장 잘 대표하는 경제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중 한명이다. 한스-헤르만 호페, 외르크 귀도 휠스만과 함께 유럽 오스트리아학파 학계의 거두로서, 마드리드에 소재한 후안카를로스 국왕 대학교에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석사 학위 과정을 이끌고 있다. 데소토는 아나코-캐피탈리즘이 이론적으로 가장 우월한 이념이라고 믿는다. 2006년에 영어로 출판한 <화폐, 은행 신용, 경기변동(Money, Bank Credit, and Economic Cycles)>에서, 데소토는 현행 중앙은행 시스템이 사유재산권, 도덕, 그리고 안정된 경제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결정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주제 : #오스트리아학파개요

원문 : Essential Principles of the Austrian School (게재일 : 2008년 출간)
번역 : 김경훈 연구원

[1편] 행동이론과 결정이론
[2편]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그리고 기업가정신 – 1
[3편]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그리고 기업가정신 – 2
[4편/完] 인식론과 방법론

1. 오스트리아학파의 필수적 원칙들

대학의 경제학과들이 제공하는 커리큘럼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현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이론적인 요소들과 중요한 공헌들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장에서 우리는 오스트리아학파의 무시당하지만 주목할 가치가 있는 사안들을 살펴볼 것이다. 오스트리아학파를 다른 학파로부터 구별하는 근본적 특징을 개괄적으로 조망하면서, 오스트리아학파 사상의 역사적 진화를 살펴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그러나 후자는 다음 장부터 검토해볼 예정이며 이번 장에서는 전자를 중점으로 다룬다. 이를 위해, 표 1.1 에서 우리는 오스트리아학파와 일반적인 대학에서 가르치는 신고전학파 패러다임의 결정적인 차이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열거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두 접근법 사이의 충돌 지점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오스트리아학파를 자세히 논의할 기초를 획득하게 된다.

표 1.1. 오스트리아학파와 신고전학파 사이의 본질적 차이들


비교대상 오스트리아학파 패러다임 신고전학파 패러다임
1.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본질적 원칙) 역동적 과정으로서의 인간행동에 대한 이론 (인간행동학, Praxeology) 결정에 대한 이론
인간에게 각종 가설적 제약을 걸어 하나의 연구주제만을 극대화함
(편협하게 이해된 합리성(rationality) 개념)
2. 방법론 주관주의 정형화된 방법론적 개인주의
(사실상의 객관주의)
3. 사회과정의 주역 창조적인 기업가 윤리적이거나 종교적인 동기를 비롯한 비금전적인 동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순전히 자신의 경제적인 이득만을 위하여 행동하는 인간
(Homo Economicus)
4. 행위자가 순수한 오판을 저지를 가능성 (기업가적 이익의 특성) 행위자들은 순수한 기업가적 오판을 저지를 수 있음
만약 이윤의 기회를 더 면밀하게 식별하기 위해 기업가적 기민성을 더 잘 발휘했었다면, 그러한 오판을 피할 수 있었다.
행위자들은 순수한 기업가적 오판을 저지를 수 없음
비용과 편익의 맥락에서 모든 과거의 결정을 합리화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가적 이익은 그저 한 생산요소에 대한 임대(rent)로 간주될 뿐이다.
5. 정보란 무엇인가 지식과 정보는 주관적이고, 분산되어 있고, 끊임없이 변화한다(기업가적 창조성).
학문에서 사용하는 과학적 지식(객관적)과 실제 기업가들이 사용하는 실용적 지식(주관적)은 근본적으로 구별된다.
지식과 정보는 객관적이고, 완전하고, 절대로 변화하지 않는다(확실히 그러하거나 개연적으로 볼 때 그러함).
실용적(기업가적) 지식과 과학적 지식은 구별되지 않는다.
6. 경제학 연구의 기준 조정(coordination)으로 향하는 일반과정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 사이에 구별이 있을 수 없음 (각각의 모든 경제학 문제는 다른 세부주제와 연관되어 연구되어야 함)
(일반 또는 부분적인) 균형(equilibrium) 모델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은 구별되어야 함
7. 경쟁이란 무엇인가 기업가적 대결의 과정 완전경쟁
8. 비용이란 무엇인가 주관적임 (기업가적 기민성과 그에 따른 새로운 대안적 목적의 발견에 따라 달라짐) 객관적이고 변하지 않음 (제3자가 이를 알고 측정가능함)
9. 형식주의 언어적(추상적이고 형식적) 논리
주관적인 시간과 인간의 창의성을 다룰 수 있음
수학적 형식주의
기호언어로 현상을 분석함으로써 시간적 변화를 간과함
10. 경험세계와 이론의 관계 선험적-연역적 추론(Aprioristic-deductive reasoning)
이론(과학)과 역사(기술)를 급진적으로 분리함
이론과 역사는 동시적으로, 이론을 통해 역사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역사를 통해 이론을 검증할 수는 없음
가설의 경험적 검증
(최소한 수사적으로는 그러함)
11. 구체적인 예측의 가능성 불가능함 (미래의 사건은 아직 생겨나지 않은 가업가적 지식에 의존함)
다만, 정부간섭주의가 낳는 왜곡된 결과의 질적이고 이론적인 양상은 예측할 수 있음
가능함 (예측은 경제학이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임)
12. 예측의 주체 기업가 경제학자 (사회공학자)
13. 패러다임의 현황 지난 25년간 (특히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와 케인스주의의 위기를 겪은 후) 주목할 만한 부활이 이루어지고 있음 위기를 겪고 급격하게 몰락하고 있음
14. 학문연구에 투자되는 '인적자본'의 수준 비주류
그러나 성장하고 있음
주류
그러나 붕괴하고 와해되려는 신호가 보임
15. 학문연구에 투자되는 '인적자본'의 유형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는 이론가와 철학자, 그리고 급진적 자유주의자 정부경제간섭(단편적인 사회공학)의 전문가들
학문 연구에 대한 헌신이 그렇게 강하지 않음
16. 최근의 중요 기여들 • 제도적 강제(사회주의와 간섭주의)에 대한 비판적 분석• 자유은행제도와 경기변동에 대한 이론
• (법률적, 도덕적) 제도들의 진화이론 [국가없는 사회에서의 법과 도덕의 공급에 대한 이론]

• 기업가정신 이론

• '사회정의'에 대한 비판적 분석
• 공공선택론• 가족의 경제적 분석
• 법경제학

• 새고전학파 거시경제학

• 정보경제학

• 새케인스학파
17. 중요한 학자들 머레이 라스바드, 루트비히 폰 미제스, F.A. 하이에크, 이스라엘 커즈너 로널드 코스, 밀턴 프리드먼, 개리 베커, 폴 새뮤얼슨, 조지 스티글리츠

1.1 행동 이론으로서의 오스트리아학파 vs. 결정 이론으로서의 신고전학파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가들은 경제학이 인간의 결정에 대한 학문(a theory of decision)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에 대한 학문(a theory of acton)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오스트리아학파와 신고전학파를 구별하는 가장 큰 특징이다. 물론 인간의 개인적인 결정은 경제학이 다루는 주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학파가 중요하게 여기는 행동 개념은, 결정(목적과 수단에 대해 주어진 지식에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가설적인 선택의 과정)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을 담고,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분배(allocation)과 절약(economizing)이 이루어지는 목적-수단 체계에 대한 인식 자체를 포함한다. (Kirzner 1973, 33) 신고전학파와 달리, 오스트리아학파는 인간이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 자체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인간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일련의 상호작용과 조정행위를 수반하는 과정(완료되거나 중간에 취소될 수 있음)으로서의 인간행동이 구체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오스트리아학파가 관심을 가지고, 경제학의 연구주제로 상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스트리아학파에게 있어 경제학은 선택이나 결정에 관한 이론들의 집합이 아니다. 경제학은 (행위자들의 기업가정신이 가진 기민성에 따라 조정의 정도가 달라지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과정을 다루는 이론들의 집합이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신고전학파가 경제학을 대단히 협소한 학문으로 정의하는 것에 특히 비판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경제학에 대한 라이오넬 로빈스(Lionel Robbins)의 잘 알려진 견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로빈스가 말하길, "경제학은, 인간의 행위를 어떤 목적, 그리고 그 목적에 사용될 수 있지만 동시에 다른 대안적 목적에도 사용될 수 있는 희소한 수단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과학이다." (Robbins 1932, 16) 경제학에 대한 로빈스의 견해는, 경제학을 그저 기술적인 문제를 다루는 학문에 불과한 것으로 추락시킨다. 다시 말해, 그는 목적과 수단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지식들이, 이미 행위자에게 주어져 있다고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그러한 가설적인 제약에 따라 경제학을 자원의 배분, 극대화, 혹은 최적화에 관련된 기술적인 학문으로 이해한다. 경제학에 대한 로빈스의 개념은 신고전학파 패러다임의 정수를 보여주는데, 이는 현대 오스트리아학파의 방법론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실제로, 로빈스는 인간을 일종에 자동기계(automaton)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간소화한다. 인간이 그저 주어진 사건들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뿐이라는 것이다. [역자 문단 바꿈]

반면에, 미제스, 커즈너, 그리고 다른 오스트리아학파는 인간이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수단을 전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새로운 목적과 수단을 추구하면서, 과거로부터 배우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행동을 통해) 미래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데 역시 분배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오스트리아학파에 따르면, 경제학은 인간행동의 일반이론이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신고전학파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과학의 일부로서 경제학을 정의한다. 경제학이 인간의 결정과 선택에만 제한되는 학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이에크가 말하길, 만약 우리가 이 인간행동의 일반과학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한다면, "아마도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인간행동학적 과학(praxeological science)이라는 용어가 가장 선명하게 그 내용을 정의하고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으므로 가장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Hayek 1952a,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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