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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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오스트리아학파와 신고전학파는 무엇이 다른가: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그리고 기업가정신 - 1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일
2021-09-0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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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raíces españolas de la escuela austriaca: Entrevista a Jesús Huerta de Soto - Centro Mises Centro Mises

Jesús Huerta de Soto
헤수스 우에르타 데소토는 현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가장 잘 대표하는 경제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중 한명이다. 한스-헤르만 호페, 외르크 귀도 휠스만과 함께 유럽 오스트리아학파 학계의 거두로서, 마드리드에 소재한 후안카를로스 국왕 대학교에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석사 학위 과정을 이끌고 있다. 데소토는 아나코-캐피탈리즘이 이론적으로 가장 우월한 이념이라고 믿는다. 2006년에 영어로 출판한 <화폐, 은행 신용, 경기변동(Money, Bank Credit, and Economic Cycles)>에서, 데소토는 현행 중앙은행 시스템이 사유재산권, 도덕, 그리고 안정된 경제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결정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주제 : #오스트리아학파개요

원문 : Essential Principles of the Austrian School (게재일 : 2008년 출간)
번역 : 김경훈 연구원

[1편] 행동이론과 결정이론
[2편]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그리고 기업가정신 – 1
[3편]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그리고 기업가정신 – 2
[4편/完] 인식론과 방법론

1.2 오스트리아학파의 주관주의 vs. 신고전학파의 객관주의

오스트리아학파의 또 다른 특징은 주관주의이다. 오스트리아학파에 따르면, 창조적인 행위자이자 모든 사회적 과정의 주역으로 간주되는 현실적인 인간존재에 기초하여 경제과학을 건설하고자 한다면, 정말로 필수적인 것이 바로 주관주의이다. 미제스가 말하길:

경제학은 사물 그리고 형체가 있는 물질적 대상에 대한 학문이 아니다. 경제학은 인간, 인간의 목적과 행동에 대한 학문이다. 재화, 상품, 그리고 부를 비롯하여 행동(conduct)에 대한 모든 개념은 자연의 요소가 아니다. 그것들은 인간의 목적과 행동의 요소들이다. 외부세계가 아니라 행동하는 인간의 목적 속에서 그것들을 찾고 다루어야 한다. (Mises 1996, 92)

따라서, 경제의 제약을 외부세계의 객관적 현상이나 물질적 요인(예: 석유 매장량)에 의해 부과되는 것으로 바라보는 신고전학파와 달리, 오스트리아학파는 인간의 기업가적 지식(내연기관의 효율을 두배로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기화기의 발명은 모든 물리적 석유매장량을 두 배로 증가시키는 것과 동일한 경제적 효과를 가짐)이 경제를 제약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오스트리아학파는 생산이 자연적, 물질적, 외부적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생산을 지적, 정신적 현상이라고 이해한다. (Mises 1996, 141)

1.3 오스트리아학파의 기업가이론 vs. 신고전학파의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

우리는 다음 장에서 기업가정신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룰 것인데, 그 정도로 이 개념은 오스트리아학파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신고전학파는 기업가정신을 전혀 다루지 않는다. 사실, 기업가정신은 영원토록 불균형(disequilibrium) 상태에 있기 때문에, 신고전학파의 균형모델로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현실세계의 독특한 현상이다. 게다가 신고전학파 이론가들은 기업가정신을 그저 예상되는 비용과 편익에 따라 배분할 수 있는 일반적인 생산요소로 바라본다. 그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기업가를 분석하는 것이 신고전학파 사고방식의 피할 수 없는 논리적 모순을 수반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예상되는 비용과 편익에 기초하여 기업가적 자원을 파악하는 것은, 기업가정신에 의해 이 정보가 미래에 생성되기 이전에 특정한 정보(미래의 비용과 편익의 개연성 있는 가치)를 오늘에 알 수 있다는 믿음을 수반한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기업가의 주된 임무는 그 시점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정보를 창조하고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창조의 과정이 완료되기 이전까지 그 정보는 존재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다. 따라서 예상되는 비용과 편익에 기초하여 배분 결정을 미리 내릴 수 있다는 신고전학파의 주장은 인간의 능력에서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오늘날의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동의하는 바는, 기업가적 이윤이 단지 리스크를 상정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믿음이 오류라는 것이다. 반대로, 리스크는 단지 생산과정의 또 다른 비용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순수한 기업가적 이윤과는 완전히 무관하다. 순수한 기업가적 이윤은 기업가가 이전에 몰랐던 이윤의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Mises 1996, 809–11)

1.4 순수 기업가적 오류의 가능성 (오스트리아학파) vs. 모든 결정의 후험적(a posteriori) 합리화 (신고전학파)

오스트리아학파에서 '오류'(error)라는 개념은 신고전학파의 그것과는 매우 다른 역할을 한다. 오스트리아학파에서 말하는 오류는, 신고전학파에서는 거의 항상 무시당하는 요소도 포함한다. 오스트리아학파에 따르면, '순수한'(pure) 기업가적 오류는 시장에서 기업가에 의해 발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이윤의 기회가 존재한다면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오류가 발견되고 제거될 때 '순수한 기업가적 이윤'을 낳는다.이와 대조적으로, 신고전학파에서는 상황이 끝나고 되돌이켜 볼 때(a posteriori) 후회할 만한 진정한 기업가적 오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고전학파는 제한된 수학적 극대화 체계 내에서 추정된 비용-편익 분석을 수행하고, 이러한 분석에 입각한 관점은 모든 과거의 결정을 합리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수한 기업가적 이윤은 신고전학파의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것과 비슷해보이는 어떤 이윤을 신고전학파가 언급한다면, 그것은 그저 리스크를 추정하는 것으로부터 얻게 된 수익, 혹은 생산의 일반적 요소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얻은 보상(payment)에 불과한 것이다.

1.5 오스트리아학파의 주관적 정보 vs. 신고전학파의 객관적 정보

기업가들은 근본적으로 주관적이고, 실용적이고, 분산되어 있고,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정보들을 끊임없이 생산한다. (Huerta de Soto 1992, 52–67, 104–10) 그리하여 정보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은 오스트리아학파 방법론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나, 신고전학파에서는 무시되는 요소이다. 신고전학파는 항상 정보를 객관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오스트리아학파와 신고전학파가 각각 '정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이 둘이 근본적으로 다른 현실을 언급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실제로, 신고전학파는 정보를 상품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구매되거나 판매되는 객관적 실체로 바라본다. 다양한 매체에 저장가능한 이러한 '정보' 개념은, 오스트리아학파의 맥락에서 다루어지는 '정보'와는 전혀 다르고 무관한 것이다. 오스트리아학파에서, 정보는 주관적이고, 실용적이고, 생동적인(vital) 것으로서, 특정한 행동의 맥락 안에서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파악하고, 사용하는 것이다.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은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를 비롯한 신고전학파의 정보이론가들이 항상 지식의 원천이자 주역인 기업가정신과 정보이론을 통합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곧 살펴볼 것이지만,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은 이 분야에서 성공했다. 더욱이, 오스트리아학파의 관점에서 본다면, 스티글리츠는 정보의 본질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보가 항상 근본적으로 주관적이라는 사실, 정보가 기업가들이 시장에서 계속적으로 추진하는 기업가적 조정과정에서 발견되거나 포착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스티글리츠 본인이 '불완전하다'고 여기는 시장에서 (신고전학파적 의미에서의) '비효율'을 크게 일으키지 않으면서 그렇게 발견되거나 포착된다는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Thomsen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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