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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오스트리아학파와 신고전학파는 무엇이 다른가: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그리고 기업가정신 - 2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일
2021-09-09 06:1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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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raíces españolas de la escuela austriaca: Entrevista a Jesús Huerta de Soto - Centro Mises Centro Mises

Jesús Huerta de Soto
헤수스 우에르타 데소토는 현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가장 잘 대표하는 경제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중 한명이다. 한스-헤르만 호페, 외르크 귀도 휠스만과 함께 유럽 오스트리아학파 학계의 거두로서, 마드리드에 소재한 후안카를로스 국왕 대학교에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석사 학위 과정을 이끌고 있다. 데소토는 아나코-캐피탈리즘이 이론적으로 가장 우월한 이념이라고 믿는다. 2006년에 영어로 출판한 <화폐, 은행 신용, 경기변동(Money, Bank Credit, and Economic Cycles)>에서, 데소토는 현행 중앙은행 시스템이 사유재산권, 도덕, 그리고 안정된 경제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결정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주제 : #오스트리아학파개요

원문 : Essential Principles of the Austrian School (게재일 : 2008년 출간)
번역 : 김경훈 연구원

[1편] 행동이론과 결정이론
[2편]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그리고 기업가정신 – 1
[3편]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그리고 기업가정신 – 2
[4편/完] 인식론과 방법론

1.6 협력의 기업가적 과정 (오스트리아학파) vs. 일반 그리고/혹은 부분 균형모델 (신고전학파)

신고전학파의 균형모델은, 오스트리아학파가 기업가정신의 결과로 보는 조정(coordination)의 힘을 무시한다. 사실, 기업가정신은 정보의 생성과 전달을 촉진하는 것 외에도, 더 중요한 다른 기능이 있다. 기업가정신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과오조절된(maladjusted) 행위들 사이의 조정을 촉진한다. 다음 장에서 살펴보겠지만, 기업가들이 사회적 부조정(discoordination)을 발견하는 것은 이윤의 기회를 포착하는 것과 같다. 일단 기업가가 기회를 인식하고, 또 그것을 이용하기 위해 행동한다면, 그 기회는 사라지고 자생적인 조정과정이 촉발된다. 이 과정은 모든 실물경제에서 보여지는 균형의 경향을 설명한다. 게다가, 기업가정신의 조정적 본성은 과학으로서의 경제학, 즉 사회적 과정을 해명하는 조정의 법칙들의 집대성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이러한 접근방식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비교정학'(comparative statics, 외생변수가 작용하기 전과 작용한 후의 두 경제 상태를 비교하여 여건의 변화가 경제체계를 구성하는 경제변수에 미치는 효과의 방향 및 크기를 분석하는 방법론)의 전형에 속하는 균형모델('완벽한' 경쟁과 독점, '불완전한' 또는 독점적인 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이 경쟁을 역동적인 개념(기업가적 대결의 과정)으로서 연구하려고 하는지를 설명해준다. 오스트리아학파에게 있어, 서로 일치하는 수요-공급 함수를 도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중요 정보가 '주어졌다고' 가정하는 균형모델에 기초하여 경제학을 건설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와 반대로, 오스트리아학파는 시장과정이 언제나 균형상태를 향해 나아간다고 생각하며 연구하는 것을 선호한다.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균형상태는 결코 도달할 수 없지만 말이다. 심지어 오스트리아학파에서는 사회적 '빅뱅' 모델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사회적 빅뱅이란, 역사적 상황의 각 집합에 대하여 지식과 문명의 무한한 성장을 허용하는 가상의 모델이다. 물론 인간의 능력으로 조정이 가능한 선에서 말이다. 이는 사회적 조정의 기업가적 과정이 결코 끝나지 않고, 고갈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이다. 다시 말해, 기본적으로 기업가적 행위는 잠재적인 목적과 수단에 관한 사회의 각 행위자의 일반적인 인식을 반드시 수정하는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고 전달한다. 그런데 이러한 수정이 일어나면 그에 상응하여 새로운 '과오조절'(maladjustments)이 무수히 많이 발생한다. 기업가는 이 과오조절을 기업가적 이익의 새로운 기회로 포착하여 발견과 조정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과정은 계속된다. 이것이 바로 '조정된 사회적 빅뱅모델'(coordinated social Big Bang model)을 통해 설명한, 끊임없이 문명을 확산시키고 발전시키는 역동적이고 영원한 과정이다. (Huerta de Soto 1992, 78–9)

그리하여, 오스트리아학파는 경제학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신고전학파적 견해에 강력하게 반대한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역동적인 사회적 조정과정을 연구한다. 각각의 개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추구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발견하고자 끊임없이 기업가적으로 행동한다. 그러한 행동은 (결코 '미리 주어진 것'이 될 수 없는)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고, 의도하지 않은 자생적인 조정을 촉진한다. 이것이 바로 역동적인 사회적 조정과정이다. 그러므로, 오스트리아학파는 경제학의 본질적 문제가 기술적인 것이라고 여기는 대다수의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을 반대한다. 신고전학파는 목적과 수단이 단순히 주어진다고 가정하고, 경제학의 문제가 최적화를 위한 기술적 문제에 불과하다고 바라본다. 그러나, 오스트리아학파에게, 경제학의 본질적 문제는 주어진 조건에 따라 주어진 객관적 함수를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경제학의 본질적 문제는 신고전학파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것은: 무수히 많은 목적과 수단이 서로 경쟁하고, 목적과 수단에 대한 지식들이 미리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러한 지식을 끊임없이 창조해내는 원천인) 수 많은 인간의 마음 속에 분산되어 있고, 그에 따라 현존하는 모든 가능성과 대안, 그리고 그 가능성과 대안들이 각각 얼마나 요구되는지에 대한 상대적인 크기를 알 방도가 없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행위자들의 행동과정이 마치 로봇같고, 기계적이고, 반사적으로 보일지라도, 사실 그 행동은 행위자 자신이 마주한 구체적인 상황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선택지였기 때문에 선택하고 행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단순히 극대화하거나 최적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여겨지는 인간의 행동조차도 결국 결국 기업가적 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신고전학파의 접근법은 오스트리아학파 모델 내에서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특수 사례에만 집착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신고전학파보다 오스트리아학파가 현실 사회에 대한 훨씬 더 풍부하고 일반적인 설명을 잘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오스트리아학파의 이론가들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을 극렬하게 분열시키는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바라본다. 경제학의 문제에서 미시적 측면과 거시적 측면의 구별은 있을 수 없다. 그것들은 상호관련된 문제이기에 공동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경제학에서 '미시'와 '거시'의 극렬한 분열은 현대 경제학 교과서와 이론서의 가장 대표적인 무능 중 하나이다. 이는 미제스를 비롯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의 문제에 대한 단일한 처방을 제공하려고 계속 시도하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주류 교과서는 경제학을 항상 미시와 거시라는 뚜렷한 두 분야로 양분하여 제시한다. 그들은 미시와 거시가 서로 아무런 관련도 없고, 따라서 완전히 분리되어 연구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제스가 분명하게 지적한 바에 따르면, 미시와 거시에 대한 신고전학파의 이러한 분리는, 주관주의와 한계주의 가치이론에 입각한 화폐이론 대신에, 경제학이 과학으로 성립하기 이전의 단계에서 기인한 잘못된 개념들(예컨대 일반적인 물가 수준 등)을 사용하면서, 여전히 재화를 한계단위의 관점이 아니라 전체적인 집합이나 합계의 관점에서 분석을 수행하려고 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미제스의 설명은 거시적 총합들 사이의 추정된 기계적 관계를 조사하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안타까운 '학문'의 발전을 설명한다. 그러한 기계적 관계와 인간 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은, 아마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극도로 어려운 작업일 뿐이다. (Mises 1996, 400).

어쨌거나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균형모델을 연구의 중점으로 선택했다. 이 모델은 모든 정보가 (확실하게 혹은 개연적으로 볼 때) 주어져 있고, 서로 다른 변수들 사이에 완벽한 조절이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오스트리아학파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신고전학파 방법론의 주요한 단점은, 완벽한 조절을 가정하는 것이 서로 다른 경제적 개념과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잘못 판단하는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스트리아학파는 균형이 이론가들로 하여금 인과관계 중 원인과 결과의 진정한 방향을 발견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베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의 실수는 단방향적 경향을 가지는 법칙이 아니라, 서로 다른 현상들 사이의 상호(순환)적인 기능적 관계들을 관찰할 때 더 많이 일어나는데, 그러한 상호순환적 관계의 최초 기원이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인간행동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아예 중요하지 않다며 무시하기 때문이다.

1.7 주관적 비용 (오스트리아학파) vs. 객관적 비용 (신고전학파)

오스트리아학파 방법론의 또 다른 필수요소는 순수하게 주관적인 '비용' 개념이다. 많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가 이 개념을 큰 어려움 없이 일반적인 신고전학파 패러다임에 통합시킬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럼에도, 신고전학파 이론가들은 비용의 주관적 성격을 말로만 모델에 포함시키고, '기회비용'의 중요성을 말로만 언급할 뿐, 실질적으로는 가격을 객관적인 것으로 바라본다. 오스트리아학파에게 있어, 비용은 행위자들이 특정한 행동을 추구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이 포기하는 잠재적인 대안적 목적들이 가지는 주관적인 가치이다. 다시 말해, 객관적인 비용이란 없다. 대신에 모든 행위자는 각각의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비용을 발견하기 위해 기업가적 기민성을 발휘해야 한다. 행위자는 실제로 많은 대안적 가능성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것들이 일단 발견된다면 비용에 대한 행위자의 주관적인 생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는데 말이다. 따라서, 목적의 가치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 객관적 비용같은 것은 없다. 오히려 사실은 정 반대이다: 비용은 주관적 가치이다. 즉, 행위자가 목적에 실제로 부여하는 주관적 가치(최종 소비재)에 기초하여, 비용이 부담되고 결정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은 최종 소비재의 가격이 주관적 가치평가에 대한 시장의 표현이고, 행위자가 그러한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기꺼이 부담할 비용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이 그들의 모델에서 주장하는 바와 달리, 비용이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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