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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 경기변동이론과 응용 - 경기변동과 인플레이션 (1)

국내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1-09-11 14:52
조회
538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경기변동

편집 : 전계운 대표
경기변동이론과 응용 목차 <펼치기>

화폐공급의 증가가 경기변동만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표준화폐가 지폐인 현행 화폐제도와 부분지급준비를 규정한 현행 금융제도 아래에서는 정부와(또는) 은행이 문자 그대로 무(無)에서 화폐 또는 신용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화폐공급의 증가는 경기변동을 제외하고도 몇 가지 폐해를 초래한다. 아래에서는 경기변동의 한 국면인 붐 국면에서 일어날 결과를 설명하고 침체 국면에서 일어날 결과는 다음 절에서 다룬다.

첫째, 화폐공급의 증가는 인플레이션 또는 대부분의 재화들의 일반적인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1 인플레이션을 설명하기 위해 화폐시장의 균형을 보기로 한다. 2 화폐도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수요와 공급은 저량 또는 재고(stock) 개념이다. 저량 또는 재고는 일정 시점에서의 총량을 말한다. 화폐에 대한 전체 수요 또는 화폐수요는 두 가지로 구성되어있다. 화폐에 대한 교환수요(exchange demand)와 화폐에 대한 예비수요(reservation demand)이다. 노동, 토지, 자본재의 판매자로서의 각자는 경제주체로서 화폐소득을 얻기 위하여 노동, 토지, 자본재 등을 공급하고 그 교환으로 화폐를 수요한다. 이것이 화폐의 교환수요이다. 교환수요와 화폐의 구매력(purchasing power of money) 또는 화폐의 ‘가격’ 또는 ‘가치’ 간의 관계는 노동, 토지, 재화의 경우에 조금씩 다르다. 3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교환수요와 화폐의 구매력 간의 관계는 역(negative)이다. 여기에서 역의 관계란 화폐의 구매력이 상승하면 교환수요는 감소하고 화폐의 구매력이 하락하면 교환수요는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의 높은 교환가치는 화폐단위로 본 낮은 재화가격에 해당하고 화폐의 교환가치가 낮은 것은 화폐단위로 본 재화가격이 높은 것에 해당한다. 노동, 토지, 자본재의 판매자로서의 각자는 경제주체로서 자신이 판매하고자 하는 생산요소 또는 재화의 가격이 높을 때 많이 판매하고자 하고 그 가격이 낮을때 적게 판매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을 화폐의 가격 또는 구매력으로 환원하면 화폐의 가격이 낮을 때 화폐를 많이 수요하고 화폐의 가치가 높을 때 화폐를 적게 수요한다. 이것이 재화를 팔고 화폐를 수요하는 것, 즉 화폐에 대한 교환 수요이다. 화폐의 가격 또는 가치와 화폐의 교환수요는 역의 관계이다. 그리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위하여 화폐를 보유하고자 하는 것이 예비수요이다. 화폐의 구매력이 상승할수록 화폐의 예비수요도 감소한다. 화폐의 구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적은 화폐량으로도 동일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화폐의 구매력이 하락할수록 화폐의 예비수요도 증가한다. 투기수요는 예비수요의 일부분이다. 화폐에 대한 총수요 중에서 더 쉽게 변하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이 화폐를 보유하려는 예비수요이다.

일정 시점에 화폐라는 상품 또는 화폐라는 재화의 총재고(total stock)는 주어져 있다. 어떤 시점에서든 이 재고는 누군가의 소유이다.4 이 점은 상품화폐제도와 지폐제도, 어느 화폐제도에서도 동일하다. 다만 화폐 공급의 주체가 다를 뿐이다. 그러므로 일정 시점에서 화폐의 총재고는 화폐의 구매력과 무관하다. 화폐시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재고’ 분석 방법이 편리하다. 왜냐하면 화폐는 시장 전반에 퍼져 있고, 모든 이가 끊임없이 수요하고 공급하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화폐의 수요와 공급에서 신규생산에 비해 기존의 화폐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화폐의 가치 또는 화폐의 구매력은 화폐를 보유하려는 수요곡선과 화폐의 총재고에 의해 결정된다. <그림 2>에서 수평축은 화폐의수급량을 나타내고 수직축은 화폐의 구매력을 나타낸다. 수직축은 위로 갈수록 화폐의 구매력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아래로 내려올수록 화폐의구매력은 하락한다. 일반적으로 화폐의 구매력과 재화들의 일반적인 가격은 반대의 관계를 가진다. 다시 말하면, 화폐의 구매력이 상승하면 재화들의 일반적인 가격은 하락하고 화폐의 구매력이 하락하면 재화들의 일반적인 가격은 상승한다. 물론 그 경우에도 개별 재화의 가격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개별 재화의 가격은 화폐의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개별 재화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림 2>에서 화폐의 재고수요(stock demand)는 우하향한다. 화폐의 공급은 일정 시점에는 총재고가 일정하다. 물론 이 총재고량은 상품화폐의 경우에는 화폐 생산자에 의해 결정되고 지폐제도하에서는 중앙은행의 지폐와 민간은행의 신용창출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앞에서 지적하였다. <그림 2>에서 화폐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최초의 균형점인 A에서 화폐의 구매력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 재화들의 일반적인 가격 수준도 동시에 결정된다.


태그 : #미국경제 #호황과_불황 #중앙은행 #화폐와_은행 #간섭주의 #경제사 #부동산 #주류경제학비판 

  1. (원문 각주 32)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자유시장 경제를 파괴하는가를 다룬 재미있고 간결한 문헌으로는 Higgs (1979) 등이 있다
  2. (원문 각주 33) 화폐의 수요와 공급이 일반 재화와 다른 점과 화폐 시장의 균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Rothbard (1993), 제11장 참조
  3. (원문 각주 34) 화폐의 가격 또는 가치는 시장에서 화폐로 살 수 있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로서만 표현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화폐의 가격이 다른 재화처럼 시장에서 특별한 표현을 지니고 있지 않다. 즉 모든 재화의 배열을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단위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폐의 가격 또는 가치 또는 화폐의 구매력이란 개념은 유효하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Rothbard(1993), 제11장 참조.
  4. (원문 각주 35번) 그러므로 화폐가 순환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화폐의 유통속도’라는 개념은 틀린 것이다. 자세한 것은 Rothbard(1993), 제11장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