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칼럼 및 번역자료 투고 요령 안내

2021년의 노벨 경제학상이 보여주는 주류 경제학의 잘못된 흐름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1-11-05 22:29
조회
803

Peter G. Klein, Ph.D. Professor of Entrepreneurship - Expert with Baylor University | ExpertFile

Peter G. Klein
미제스 연구소의 칼 멩거 특별 연구원이자 베일러 대학교의 경영학 교수인 피터 클라인은 가장 많은 연구성과를 산출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 중 한 명이다. 기업가정신과 경영조직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기업의 출현, 기업의 정확한 정의와 내적인 구성, 기업가적 혁신, 정부 규제의 영향, 그리고 경제성장과 기업가정신의 관계 등을 연구한다. 지금까지 5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편집했고, 75개 이상의 학술 논문을 출판하였다.

주제 : #주류경제학비판

원문 : The 2021 Nobel Prize and the Trend of Economic Thinking (게재일 : 2021년 10월 11일)
번역 : 김경훈 연구원

2021년의 노벨 경제학상은 버클리 대학교의 카드(David Card), MIT의 앵그리스트(Josh Angrist), 그리고 스탠포드 대학교의 임벤스(Guido Imbens)가 '자연실험'(natural experiments)을 개척한 공로로 수상하였다. 자연실험은 현재의 주류 경제학에서 유행하는 접근법인데, 한 경제 변수가 다른 경제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려는 시도이다. 카드는 고인이 된 크루거(Alan Krueger)와 함께 한 최저임금에 관한 논문을 통해 이미 1994년에 경제학계에서 엄청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카드와 크루거는 비이론적이고 경험적인 과정에 집중하며 최저임금에 대한 종래의 수요-공급 분석(즉, 다른 조건이 동일한 경우, 최저임금의 상승은 실업의 상승으로 이어짐)을 멀리했다. 그들은 최저임금을 인상한 뉴저지와 그렇지 않은 펜실베니아의 패스트푸드점 고용 변화를 비교·분석했고,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경제학자들의 통념과 달리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서 생산성 낮은 노동자들을 고용에서 배제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카드-크루거 연구의 세부 사항은 (공손하게 말하자면) 광범위한 반론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들이 채택한 경험적 접근법은 그렇지 않다. 그들의 연구는 응용 미시경제학에서 '신뢰성 혁명'(credibility revolution) 또는 '식별성 혁명'(identification revolution)을 주도하였다(구식의 '모델 기반 접근법'(model-based approach)과 반대되는 '설계 기반 접근법'(design-based apporach)라고도 불림). 앵그리스트와 임벤스는 '처리 효과'(treatment effect)를 추정하기 위한 계량경제학적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는 카드-크루거 접근법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실험자가 다른 모든 조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상태에서 실험대상 또는 대조대상에 문제를 무작위로 배정할 수 있는 [자연과학의] 실험실 실험과 달리, [사회과학의] 관찰 연구는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ceteris paribus) 가정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통계적 요령이 필요하다. 지난 30년 동안 주류 응용 경졔학계의 주요 초점은 바로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이었다.

경험적 접근법이 비록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비판자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사회과학의 인과관계가 이론적 구성의 대상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행동에 대한 선험적인 이해, 그리고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경제현상과 사회현상에 영향을 미치는지(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선험적인 이해 없이 데이터로부터 추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험적 그리고 유사실험적 방법론이 일부 제한된 역사적-경험적 통찰력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외적 타당도'(external validity)가 부족하다는 점을 피하기는 어렵다. 즉, 한 특수한 연구에서 얻어진 연구결과가 그것이 수행된 맥락과는 다른 상황이나 피험자에까지 일반화시킬 수 있는지 결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실험의 남용, 현장실험(무작위 통제 실험), 그리고 실제로 중요한 것보다 식별되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오늘날의 경향에 대한 비판자들은 주류 경제학에도 많이 있다(애컬로프(George Akerlof)는 이러한 경향을 '견성'(hardness) 지향적 편애라고 명명했다).

더 개괄적으로 볼 때, 이 새로운 접근법들은 '투박한'(crude) 경험주의로 간주되는 이론에 대한 관심의 감소를 예고한다. 여기서 '투박'하다는 것은 경험적 방법론이 정교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의 제기가 간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X가 Y에 영향을 미치는가" 따위의 질문을 던지고 해결하려는 이론적인 연구인데, 이것은 경제적인 의견, 구성, 또는 관계와 거의 무관하다. 나는 이전에 경제학의 근본적 문제에서 벗어나 경제 원칙이 전혀 개입할 여지가 없는 '사소한' 경제적 이슈에 집착하는 학계의 움직임에 대해 논한 바 있다. 이론의 인기가 감소하는 것은 과학에 대한 순박한 믿음이 더 힘을 얻고 있음을 의미한다. 캘빈 경(Lord Kelvin)의 명언을 빌려 표현해보자면, 과학은 측정에 대한 것이고 데이터는 어떻게든 '그 자체로 진실을 말한다'(speak for themselves)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다. 경험적 데이터는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인간 존재에 의해 해석되는 방식으로만 유용할 뿐이다.




태그 : #인물평가 #일대기 #인간행동학 #사회현안 #경제현안 #다른경제학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