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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노동조합
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 본 글은 3월 14일 한국 하이에크소사이어티에 기고 된 글입니다.
좋은 사회와 초일류 기업 만들기
누구도 삼성전자가 세계 초일류 기업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한 가지 점에서 그런 사실을 의심한다. 필자의 의심은 노조의 악영향과 관련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조는 흔히 알고 있듯이 노동자 ‘일반의’ 복지를 위하는 조직이 아니다. 노조는 ‘현직에 있는’ 노동자만의 복지를 위하는 조직이다.
노조는 자유시장에서 결정되는 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협상한다.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체결하는 임금은 ‘제한주의적 임금’이라 하고 자유시장 임금보다 언제나 높다. 제한주의적 임금이 자유시장 임금보다 얼마나 높은가는 협상 시점 노사의 협상력에 달려 있다.
문제는 높아진 제한주의적 임금 때문에 기업은 자유시장 임금 때보다도 고용을 줄인다는 것이다. 이 때 고용을 줄인다는 것이 현직에 있는 노동자를 해고하는 방법도 있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을 때 노동자를 추가적으로 고용하지 않는 방법일 수도 있다 .
제한주의적 임금 때문에 해고된 노동자 또는 추가적으로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노동자는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잡게 된다 . 그것은 노동조합이 없는 기업일 수도 있고, 중소 자영업자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영영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국가 복지 시스템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될 수 있다. 그런 노동자의 경우에 노동자의 물질적 복지뿐만 아니라 효용도 명백히 후퇴한다. 노조의 영향으로 노조가 없는 곳에서 일하는 다른 많은 노동자의 복지도 추락한다. 제한주의적 임금은 비정규직 노동자도 양산한다. 이런 모든 과정은 경제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할 것은 삼성전자는 다른 대기업 집단과 여러 차원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노동조합이 설립되지 않더라도 임금은 자유시장 임금보다 높아진다 . 즉 오늘날 삼성전자의 높은 임금에는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노조에 의한 높은 제한주의적 임금에 영향을 받아 인위적으로 높아진 임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
노조의 제한주의적 임금은 앞에서 나열한 것 이외에도 비노조원인 노동자와 사회에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공간의 제약으로 이 점에 대해서는 차후의 기회로 미룬다. 한 마디로, 노동조합은 자신의 이득을 위하여 타인의 이득을 ‘약탈’하는 기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노조가 이런 악영향을 사회의 다른 노동자와 경제에 미침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작년 8월 창사 53년 만에 첫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삼성전자 사무직노조, 삼성전자 구미지부노조, 전국 삼성전자노조, 삼성전자 노조동행 등 4개의 노조로 이루어져있다. 삼성전자 노조원은 총 5천 여 명이고 그 수는 삼성전자 직원 11만 명의 약 4.5%이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와 노동3권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노동자의 권리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헌법과 법률이 언제나 ‘경제학적 진리’만을 적어놓은 문서나 규정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이해 집단의 협상의 산물일 수 있다.
삼성전자 노조원은 노동조합과 관련한 경제학적 진리를 알아야 할 의무가 없다거나 그런 진리를 몰랐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 그러나 인간이 어떤 행위를 할 때 그 행위가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해보는 것은 ‘행위자의 의무’이다. 예를 들어, 물건을 훔치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노동조합에 의한 제한주의적 임금은 자신의 이득은 노력한 것보다 더 크게 하고 타인의 이득은 노력한 것보다 작게 만든다 . 그리고 노동조합으로 인한 많은 악영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이 노동조합과 관련한 경제학적 진리이다. 오늘날 인간의 경제행위는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노동조합은 가장 대표적인 예일 뿐이다.
자신의 이득을 위하여 타인의 이득을 희생하는 행동을 하는 노동자가 있는 그런 기업을 초일류라고 말할 수는 없다 . 삼성전자 노동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다른 기업에 설립된 노동조합의 악영향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좋은’ 사회와 ‘초일류’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책무는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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