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칼럼 및 번역자료 투고 요령 안내

노벨위원회, 경제위기 방화범 버냉키에게 상을 주다

해외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2-10-14 00:42
조회
638

Mark Thonton
마크 손튼은 오스트리아 경제학파 뉴스레터 편집장을 역임했고, 자유학지 등 여러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현재 미제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그는 오번대학과 컬럼버스 주립대학의 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금지된 경제학(1991)', '관세, 봉쇄, 인플레이션: 남북전쟁의 경제학(2004)', '바스티아 모음집(2007)' 등이 있으며 여러 미디어 활동도 했다. 그의 사설과 인터뷰는 애플데일리(홍콩), 버밍엄뉴스, 워싱턴 타임즈, 뉴욕 포스트 등에 실리기도 했다.

주제 : #주류경제학비판

원문 : Ben Bernanke's Nobel Prize: The Committee Rewards an Arsonist for Claiming to Fight the Fire He Started (게재일 : 2022년 10월 10일 )
번역 : 한창헌 연구원


지난 10일, 버냉키(Ben Bernanke)가 다이아몬드(Douglas Diamond)디빅(Philip Dybvig)과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세 사람 모두 장기간에 걸친 통화공급 이후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기변동 조정 시기에서 은행 구제금융의 필요성에 대해 광범위하게 연구해왔다. 버냉키는 가장 최근에 은행 구제금융을 추진했던 2007-2009 시기에 연준 의장이었다.

버냉키는 미국의 대공황을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1930년대 주식 시장의 붕괴와 미국 경제의 심각한 조정에 대응하여 은행에 구제금융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다이아몬드와 디빅 역시 은행 부도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많은 연구를 해왔다. 세 사람 모두 은행이 단기간에 상환할 수 있는 예금을 수용하지만 장기간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뱅크런에 취약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들의 연구는 경제이론의 관점에서 매우 의심스럽고, [경제 이론이 아닌] 역사와 사회과학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설명하고자하는 대상의 전반적인 상황과 기관의 역할, 정부 간섭의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버냉키의 연구는 도대체 왜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지, 애초에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미래에 어떻게 [이런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계속해서 증가하는 정부와 연준의 간섭만을 이야기할 뿐이다.

그들의 연구는 은행을 구제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특권을 지닌 금융 엘리트 계층이었다면 주택거품과 그로 인한 금융 위기는 그야말로 그자체로 축복이었을 것이다. 당신은 주택 및 주식 시장의 거품으로 큰 돈을 만졌을 것이고, 당신의 은행은 버스트 기간 동안 다양한 구제금융과 특혜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혜택은 제로 금리 대출과 자본 유입, 1차 및 2차 양적완화, '초과 지준금' 이자 지급을 포함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의 책임자이자, 경제 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연준이 어떻게 은행을 구제해야 하는지에 관해 말 그대로 '책'과 논문을 쓴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의 형편이 얼마나 나빠지든, 또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희생되든지 상관 없이 당신은 은행을 구제해야 한다는 버냉키를 옹호하면 그만이다.

대공황은 미국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사건이며 경제 이론과 정책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버냉키의 연구는 정부 구제금융 정책이 통화정책에서 은행 금융구제정책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기념비적인 저서에서는 연준이 1930년대 초 경제에 충분한 통화를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화 공급이 붕괴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살레르노(Joseph Salerno)는 연준이 통화 공급을 계속해서 증가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버냉키의 연구는 1930년대 초 수많은 은행이 파산했으며, 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그리고 많은 은행의 파산) 때문에 은행이 통화 공급을 늘리고자 하는 연준의 열망을 효과적으로 이행하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은행은 '제도적으로 중요하게'(systemically important) 되었다.

주요 경제학파들은 저마다 대공황에 대한 견해가 있다. 프리드먼과 버냉키로 대표되는 통화주의의 경우, 개리슨(Grarrison) 교수가 설명하듯이 버냉키'쇼크'가 프리드먼의 연준주도 모델의 '활시위'를 당겼다.

물론 케인지언들에게는 케인스(Keynes)의 <일반 이론>(General Theory, 1936)이 있다. 그는 대공황이 총수요의 침체로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지출과 투자를 꺼리게 되면서 근본적인 원인 없이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 경제를 위축되었고, 그로 인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 간섭이 불가피하게 된다고 여겼다. 식료품 가게의 점원, 이발사, 주유소 직원에게도 이러한 똑같은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테민(Peter Temin) 은 그의 저서 <통화적 요인이 대공황을 초래했는가?>(Did Monetary Forces Cause the Great Depression?, 1976)에서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지적하며 화폐 수요의 감소가 대공황의 원인이라고 제안한다.

통화주의자와 케인지언 사이의 논쟁은 총공급과 총수요, 모델 구축, 실증적 결과 그리고 기본적으로 원인과 결과에 대한 논쟁으로 발전했다.

오스트리아학파도 거시경제학적 접근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대공황에 대한 분석에서 분명하게 볼 수 있다. 미제스(Ludwig von Mises)는 대공황이 닥치기 전에 불황이 다가오고 있다고 예고했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도 밝혀냈다. 그 당시 미국에서는 피셔(Irving Fisher)가 주도적인 경제학자였는데, 미제스는 연준이 관리하는 달러 안정화라는 피셔의 개념이 불황의 원인임을 지적했다. 나는 이 일화가 오스트리아학파 경기변동이론(Austrian Business Cycle Theory, ABCT)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해석한다. 로빈슨(Lionel Robbins,1932)은 동시대에 ABCT에 기반하여 대공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라스바드(Murray Rothbard)의 <미국의 대공황>(America's Great Depression)은 오스트리아학파의 관점에서 대공황의 경제적, 정치적, 정책적 함의에 대해 포괄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첫째, 라스바드는 피셔의 견해에 기반한 1920년대 연준의 정책이 대공황의 근본적인 경제적 원인임을 밝힌다. 1920년대에 통화 공급을 확대시킨 주체가 바로 연준이었으며, 새로 만든진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기능을 수행하여 은행가들이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게 만들고 부분지불준비금 제도를 근본부터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 주체도 연준이었다.

둘째, 후버(Hoover), 루즈벨트(Roosevelt) 등의 사람들이 펼친 정치적 조치 역시 대공황을 초래했다. 특히 높은 가격과 임금을 유지하기 위해서 규제와 관세를 부과하고 재건금융공사(Reconstruction Finance Corporation)를 통해 과오투자한 자원을 뒷받침하면서 대공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셋째, 뉴딜 정책으로 높은 지출을 유지하고 미국 경제를 재건하려던 정책적 조치는 회복 기간을 더 연장시켰다. 게다가 힉스(Robert Higgs)는 2차 세계 대전이 우리를 대공황에서 구해내지 못했음을 밝혀냈다.

버냉키 등 3명은 구제금융 정책을 추천하고 지지하는 측면에서 옹호받을 수 있는 반면, 오스트리아학파 학자들은 더 완전한 이해를 추구하며 그러한 구제금융의 근본적 효과에 의문의 제기한다. 대공황의 원인은 1920년대 연준의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이었다. 1930년대에 정부의 역할을 확대한 후버와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은 대공황의 영향을 예방하거나 줄이기는 커녕 공황을 더 악화시켰다!

버냉키, 다이아몬드, 디빅이 집착해왔고 은행가라면 누구나 설명할 수 있는 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 규제와 통제, 구제금융이라는 광범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오직 중앙 은행이 없는 건전한 화폐 제도만이 필요할 뿐이다.


태그 : #중앙은행 #경기변동 

썸네일 출처 : https://ritholtz.com/2012/11/happy-anniversary-helicopter-b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