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칼럼 및 번역자료 투고 요령 안내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이 준 실존적 교훈들 (2편)

국내 칼럼
인물
작성자
작성일
2023-09-20 00:31
조회
675

전계운

전계운
* 미제스 연구소 대표

주제 : #일대기
원문 :
Austro-Libertarianism’s Existential Lessons 


  • 본 글은 2023년 9월 7일에 출간된 리버테리언 회고록 <Libertarian Autobiographies: Moving Toward Freedom in Today’s World>에서 전계운 대표(Allen Jeon)의 회고록 부분을 발췌한 글이다. 신간 <Libertarian Autobiographies: Moving Toward Freedom in Today’s World>은 전 세계 80인의 리버테리언들의 회고록을 엮은 책이다. 현재 아마존에서 킨들과 하드커버로 구매가 가능하며, 가격이 부담스러운 경우 흥미 있는 챕터를 개별로 구매하여 읽는 것도 가능하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이 준 실존적 교훈들 (1편)

2013년 말에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20대,30대를 모집하는 한 학술 단체가 있었다. 이 단체는 하이에크의 ‘진화심리학’을 딴 이름을 갖고 있다. 나는 정치 활동하면서도 경제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에 그 단체에 가입했고 그곳에서 윌리엄(박형진, 現 남미시시피 대학 경제학 교수)을 만나게 되었다. 당시에 그는 단체에서 유일한 라스바디언(Rothbardian)이었다. 윌리엄과의 만남은 나의 내면과 사상에 큰 변화를 주었다. 그는 무신론자로 전향한 나를 다시금 기독교인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껏 그 같이 신실하고 언행일치가 되는 기독교인을 본 적이 없었다.

윌리엄은 하이에크의 경험주의와 제한된 정부 논리(법, 입법 그리고 자유), 바스티아의 법 등을 읽으면서 ‘좌파’적 색깔을 어느 정도 빼고 있던 내게 순수 리버테리어니즘 논리와 리버테리언 이상향을 보여주었다. 그의 성품은 부드러웠음에도 불구하고 문체와 주장은 비타협 그 자체였다. 예를 들어 그는 징병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하여 보수 성향의 유명 소설가와 예비역 육군 중장 앞에서 징병제는 노예제이고 비효율적임으로 즉각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논리였고 꽤 충격적이었다. 2014년 8월, 윌리엄은 내게 책을 선물을 해주었는데 그것은 머레이 N.라스바드(Murray N.Rothbard)의 <새로운 자유를 위하여: 리버테리언 선언문>이었다. 그 해 12월 나는 그 책을 읽기 시작했고 라스바드의 일관적인 논리에 의해 완전히 무장해제가 되어버렸다.

제한된 정부를 옹호하는 지점에 서 있었던 나는 도덕적으로, 경제학적으로 라스바드의 주장을 반박할 수 없었다. 오히려 라스바드가 자기소유권과 비침해성의 공리는 리버테리어니즘의 논리적 기반이라는 사실과 ‘우파’와 ‘좌파’의 모순점을 밝혀낼 때 나는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해짐을 느꼈다. 심지어는 지적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대공황의 원인은 시장실패로 인해 야기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분노를 느꼈다.

일반적으로 공교육에서는 대공황이 발생한 원인이 유효수요가 부족해 소비재 재고가 쌓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가르친다. 뿐만 아니라 이를 시장실패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대공황은 2차 세계대전을 통해 해소되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자유를 위하여>에 수록된 경기변동이론(ABCT)은 그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나는 경제학 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체감하게 되었다.

2015년 초,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을 심도 있게 배우기 위해 자유기업센터(당시에는 자유경제원)에 인턴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자유기업센터가 슬로건으로 내건 것은 “자유기업, 사유재산, 제한된 정부”다. 하지만 자유기업센터는 그 슬로건과 거리가 먼 이승만과 박정희의 정책들을 칭송하고 두 대통령이 자유시장 혹은 자유의 수호자나 우파의 마스코트인 것처럼 거짓 홍보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이승만과 박정희 정부는 보호무역주의를 국가 경제 정책의 중점으로 삼았다. 이것은 자유시장과 거리가 멀다. 자유시장은 정부의 통제와 간섭이 없는 문자 그대로 무제한적인 자유로운 무역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두 정부는 의무교육제도를 실시하고, 환율을 조작했으며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음악과 서적, 복장을 검열했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사유재산과 자유가 정부에 의해 침해당했다.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 교육 커리큘럼이 거의 없는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오스트리아경제학파의 역사와 개론을 알고 있던 한 동료가 카를 멩거와 뵘바베르크, 미국 미제스연구소를 소개해주었고 그 덕분에 지식의 폭을 한 걸음 확장할 수 있었다. 내가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 길에서 이탈하지 않고 꿋꿋이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전용덕 교수와의 만남 때문이다. 전용덕 교수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에 입각해 모든 경제 현안을 다루고 역사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그는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 영역을 책임지는 학장이다. 전 교수의 독보적인 저서 중 하나는 <국가주의 시대의 경제와 사회>다. 이 책은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 이론에 입각해 미 군정기 시대부터 제4공화국까지 시기의 경제와 사회 분야를 분석하고 있다.

나는 그의 책을 통해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을 응용하는 방법을 미력하게나마 배울 수 있었으며 중요한 세 가지 사실도 배울 수 있었다. 첫째, 간섭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에 대한 용어의 정확한 정의다. 둘째, 정책의 평가 기준은 생명, 자유, 재산의 침해 여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책의 결과는 단기간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장기간에 걸쳐서 나타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셋째, 역사는 철저히 실증적인 영역으로 다뤄져야 하며 승자의 역사를 믿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전용덕 교수의 가르침은 국가주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던 나의 시각을 자유의 관점으로 바꾸어 놓았다. 또한,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런 일에는 분명히 숨겨진 동기가 있음을 의심하고 추적하는 태도를 견지하게 되었다. (즉, 국가라는 허구가 아닌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행동과 동기를 찾는 일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태그 : #보수어용세력_가짜자유주의 #경기변동 #한국정치 #자유주의전략

썸네일 출처 :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4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