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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주년: 독재자 이승만의 유산인 한국전쟁을 도대체 언제 끝낼 것인가?

해외 칼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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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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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Raimondo | Chronicles

Justin Raimondo (1951 - 2019)

Antiwar.com 의 창립자 겸 편집장으로 재직했던 저스틴 라이먼도는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반전 운동가였다. 1970년대부터 머레이 라스바드와 인연을 맺어온 그는 2000년에 라스바드의 일대기인 <머레이 라스바드: 국가의 적(An Enemy of the State: The Life of Murray N. Rothbard)> 을 집필했으며, 동성애자로서 동성결혼의 합법화가 아니라 결혼제도의 전적인 민영화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2017년에 폐암 4기로 진단을 받은 후, 2019년 6월 27일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사망하였다.

주제 : #한국사

원문 : End the Korean War : Isn't it about time? (게재일 : 2010년 1월 13일)
번역 및 편집 : 김경훈 연구원

  • 원문이 오바마 정부 시기인 2010년에 쓰인 관계로 일부 내용을 편집하였습니다.

미국은 전쟁 중에 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하지만 이 전쟁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지금 영원히 계속되는 '테러와의 전쟁(war on terrorism)'이 아니라 한국 전쟁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몰랐겠지만 한국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적어도 공식적인 의미에서는 그렇다. 1953년 7월 27일에 휴전 협정이 체결되었지만, 전쟁을 끝내려는 북한의 몇 가지 제안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공식적으로 종전되지 않았다.

한국전쟁의 공식적 평화협정의 체결이 실패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처구니 없는 일 중 하나였다. 수십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남한의 독재자 이승만의 미친 행동을 지지하고, 추모하며, 흉내내고 있다. 한국 전쟁 당시 휴전의 전망이 밝아오자, 이승만은 미국과 유엔에 거듭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한국군을 유엔군 사령부에서 철수시키고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 위협했다. 대규모의 뇌물과 남한의 지위를 미국의 영구적 보호국으로 격하시키는 상호방위조약을 통해 이승만의 마음이 겨우 바뀔 수 있었지만, 이미 400만 명의 인명이 살상된 전쟁에서 수천명이 더 죽임을 당한 다음이었다.

이승만의 아집 때문에, 그 다음에는 미국 자신 때문에 한반도의 시간은 정체되어 있다. 냉전은 1989년에 끝났지만, 은둔의 왕국이라 불리우는 북한에서는 그렇지 않다. 한국 내부에서도 한국전쟁의 문제는 세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다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적인 젊은 한국인들은 북한과의 화해에 찬성하고 있지만, 노인과 시골 사람들은 반대한다. 아주 잠시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 정책(sunshine policy)'은 북한을 해방시키고, 공산당 정권의 참혹한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붕괴, 즉 대규모 난민사태, 전쟁의 재발 등을 방지하는데 있어 성공적인 것 처럼 보였다. [역주: 물론 수천억의 세금으로 자금을 조달하여 해외 원조를 감행하는 햇볕 정책이 자유주의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점에서 과도한 군비 경쟁보다는 나은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 정책에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김대중의 후계자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의 반대에 맞서 더욱 정력적으로 햇볕 정책을 추구하며, 북한을 방문하고 상징적 의미에서 남북간의 물리적 국경을 개인적으로 넘어섰지만, 곧 상황이 다시 안좋아졌다. 2008년, 한국 정치에서 '리버럴(liberal)'의 우위는 종말을 맞이했고,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명박의 최초 행동은 바로 통일부의 폐지였다.

연장방영되고 있는 이 사극의 주연 배우인 미국은,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이 전쟁이 끝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냉전의 마지막 유산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은 미친 독재자 이승만의 비합리적이고 비타협적인 태도를 계승하고 있으며, 수만 명의 미군을 남한에 인질로 묶어두며 언제라도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에 의해 살해당할 수 있게 방치하고 있다. 이 모든 살상 위협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미 죽은지 수십년이 지난 독재자 이승만의 악랄한 영혼을 보듬어 주기 위해서인가?

한반도에서 공식적인 전쟁이 계속되는 한, 북한이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헛된 망상이다. 이것은 한국의 역사와 민족성에 대해 정말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다면 누구나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일본 제국주의와 미국 제국주의의 연이은 장기간 군사적 점령에 의해 탄생한, 외세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은 남한과 북한을 막론하고 한반도에서 매우 강하게 흐르고 있다. 북한이 자신의 물리적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어떤 합의를 맺어야 한다면, 그리고 자비로운 외세에 굴복하거나 굶어 죽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그들은 아마 굶어 죽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육자회담의 주요 초점으로 이 문제의 해결을 설정한다면, 교착상태는 타개될 것이다. 그러나, 짜증스러울 정도로 '실용적'이고, 심각하게 사고력이 부족한 우리의 정책입안자들에게서 이러한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정말 기대할 수 없는 헛된 일이다. 우리의 정책은 상식과도 충돌하는 것이다. 어떤 보통의 미국인에게도,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을 계속 거부해야 한다는 발상은 완전히 터무니 없다.

하지만 우리의 정책입안자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미국 정치인들은 우리의 보호국인 남한을 영구적으로 종속시키기 위해 한국전쟁이라는 미완의 사업을 악용하고 있다. 물론 이는 엄청난 비용을 소모할 뿐인, 전혀 쓸모가 없는 조치이다. 또 미국의 현행 정책은 세계에서 가장 살인적이고, 폭압적이고, 확실하게 가장 미치광이인 북한 정권의 영속화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정부 만큼이나 북한 정부 역시 전쟁을 필요로 한다. 전쟁이 없다면, 인민의 삶을 지배하고, 짐승취급하고, 굶주리게 만드는 독재정권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겠는가? 공식적으로 전쟁이 계속되는 한, 조선노동당과 조선인민군의 지배 계층은 인민의 충성심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전쟁이 공식적으로 종결되는 날은, 곧 북한 정권이 붕괴하기 시작하는 날이다.

지금 당장, 한국전쟁을 끝내라. 그리고 주한미군을 전부 철수시켜라. 70년의 세월은 너무 충분하다.




태그 : #인물평가 #정치현안 #한국정치 #전쟁과_외교정책 #자유주의일반

썸네일 출처 : 민족문제연구소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