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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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순수시장경제가 그렇게 좋다면, 왜 현실에서 실현되지 않는가? - 문제의 제기

해외 칼럼
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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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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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s and Private Governance | Mises Institute

Edward Stringham
* 미국경제연구소(AIER) 대표
* 트리니티 대학교 (코네티컷) 경제학과 교수

주제 : #오스트리아학파개요

원문 : If a Pure Market Economy Is So Good, Why Doesn't It Exist? (게재일 : 2019년 8월 20일)
번역 : 한창헌 수습연구원

[1편] 문제의 제기
[2편] 리버테리어니즘에 대한 비관주의
[3편/完] 비관주의의 방법론적 문제

'순수한 시장경제(a pure market economy)'가 그렇게 좋다면 왜 이미 존재하지 않는가? 정부가 그렇게 나쁘다면 왜 오늘날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가? 자유시장의 광범위한 채택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가?

타일러 코웬(Tyler Cowen)1, 대니얼 서터(Daniel Sutter)2, 랜들 G. 홀콤(Randall G. Holcombe)3, 앤드류 러튼(Andrew Rutten)4 등, 최근 수많은 학자들이 순수 리버테리언 사회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5 그들은 일부 사람들이 항상 다른 사람들에 대해 폭력을 사용할 '인센티브(incentive)'와 능력을 모두 가질 것이기 때문에, 순수 리버테리언 사회가 생기거나 지속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비록 어떠한 국가도 없는 완벽한 리버테리언 세계(머레이 라스바드(Murray Rothbard)와 다른 옹호자들이 꿈꾸던 세계)6에서 사회가 시작되더라도 경쟁 집단들이 결국 강압적인 정부를 구성하게 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정부가 비록 정의롭거나 바람직하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필연적으로 생겨날 것이라는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일단 순수 리버테리언 사회가 도래한다고 해도, 우리는 운이 좋아봐야 오늘날과 비슷한 정부를 다시 가지게 될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가진 것보다 더 심각한 정부가 탄생할 수도 있다.7 이러한 반대 논리는 특히 급진적 리버테리어니즘을 겨냥한 것이지만, 그들은 이를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하고자 시도하며, 사회 변화의 일반적인 문제와 연관짓는다.

우리들, 즉 오스트리아학파를 지지하는 리버테리언들(austro-libertarians)은 특히 홀콤, 코웬, 서터 등의 학자들이 그들의 신고전파 경제학 구조(neoclassical framework)에 매몰되어 사회적 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을 간과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왜 선택을 하는가에 대해 분석할 때,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의 선호(preference)와 인센티브를 구분한다. 그러나 행동을 바꾸는 방법을 고려할 때는 거의 모든 경제학자가 오직 인센티브에만 초점을 맞춘다. 선호를 바꾸는 것은 하나의 옵션으로 여겨질 뿐이며, 엄격한 신고전파의 관점에서 무시된다.8

이러한 제한된 구조는 데이비드 프리드먼(David Friedman)9과 같은 급진적 변화의 옹호자에서부터 조지 스티글러(George Stigler)와 같은 현상유지(status quo) 지지자에 이르기까지, 신고전파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된다.10 규범적인 공공선택론 경제학과 헌법적 경제학의 의제 가운데 많은 부분도 행동하는 인간을 "기회주의적으로 합리적인 경제적 인간(opportunistically rational economic man)"으로 이해하고, 인간의 그러한 행동으로부터 면역력을 가진 "악당방지기관(knave-proof institutions)"을 구축하는 것이다.11

비록 대부분의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이 제약을 통해 인센티브를 바꾸는 것에 대해 기꺼이 논의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인센티브를 바꾸는 것만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며, 그것이 항상 가장 쉬운 방법도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금연 캠페인을 생각해보라. 그들은 세금 인상으로 인센티브를 바꾸려고 하는 동시에, 흡연이 안좋다는 점을 설득시켜 선호를 바꾸려고 노력한다.

'자유방임사회(laissez-faire society)'의 옹호자로서, 우리는 이러한 정부 캠페인을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의 금연정책은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단지 인센티브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센티브와 선호 모두에 관심을 둔다는 점을 보여준다. [편집자주: 신고전파 학자들이 인센티브와 선호 중에서 인센티브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담배에 대한 세금에 반대하는 동시에 흡연자가 줄어들기를 바라는 리버테리언들은, 흡연자들의 선호를 바꾸기 위한 교육 캠페인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이미 잘 알고 있다.12

게다가, 정치경제학자들이 사람들의 인센티브를 바꾸려고 해도, 이를 위해서 그들은 정책이나 제도를 바꿔야 하는데, 이 또한 우선 제도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를 바꿔야만 가능하다. 외부 제약조건의 변화만으로 모든 제도적 변화가 발생한다는 결정론 모델을 사용해 모든 역사를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격하시키지 않는 한, (이에 대한 예시로는 에브너 그리프(Avner Greif)13, 그리고 보다 더 정교하고 큰 범위를 다루는 더글라스 노스(Douglass North), 존 조셉 월리스(John Joseph Wallis), 배리 R. 와인개스트(Barry R. Weingast)14를 고려하라) 정치경제학자들은 사회적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우선 선호를 살펴보아야만 한다. 홀콤, 코웬, 서터는 선호에 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서 이념이나 그 밖의 것들에 대한 어떤 고려도 무시하지만, 우리는 선호의 변화가 선행하지 않는 사회적 변화는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선호의 변경없이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개념은 일종의 착각이다.

우리는 충분히 많은 사람의 선호 변화가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이루어냈던 역사적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신고전파 경제학이 강요하는 분석적 '구속복(straightjacket)'을 벗어던진다면,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세상을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훨씬 더 많은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자유사회를 지지하는 경우에만 리버테리어니즘이 실현될 수 있다고, 그래서 모든 사람을 전부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머레이 라스바드를 본받아15, 리버테리어니즘(혹은 문제시되는 어떤 체제라도)은 특정한 비판적 대중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충분히 많은 사람이 자유사회를 지지하고 정부에 대한 그들의 지지를 철회한다면, 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포식자들의 능력은 감소하게 된다.




태그 : #자유시장 #세계사 #다른경제학파 #주류경제학비판 #정치학 #아나코캐피탈리즘 #자유주의전략

  1. Tyler Cowen, "Law as a Public Good: The Economics of Anarchy," Economics and Philosophy, vol. 8 (1992), pp. 249–267; and "Rejoinder to David Friedman on the Economics of Anarchy," Economics and Philosophy, vol. 10 (1994), pp. 329–332.
  2. Tyler Cowen and Daniel Sutter, "The Costs of Cooperation," Review of Austrian Economics, vol. 12 (1999), pp. 161–173.; and "Conflict, Cooperation and Competition in Anarchy," Review of Austrian Economics, vol. 18, no. 1 (2005), pp. 109–115.
  3. Randall G. Holcombe, "Government: Unnecessary but Inevitable," Independent Review, vol. 8 (2004), pp. 325–342; "Is Government Inevitable? Reply to Lesson and Stringham," Independent Review, vol. 9, no. 4 (2005), pp. 551–557; and "Is Government Really Inevitable?" Journal of Libertarian Studies, vol. 21, no. 1 (2007), pp. 41–48.
  4. Andrew Rutten, "Can Anarchy Save Us from Leviathan?" Independent Review, vol. 3 (1999), pp. 581–593.
  5. 순수 리버테리어니즘 혹은 ‘무국가(state-free)’ 경제의 개요에 대하여, Murray Rothbard, For a New Liberty: Libertarian Manifesto (San Francisco: Fox and Wilkes, 1996) and Edward Stringham, ed., Anarchy and the Law: The Political Economy of Choice (Somerset, N.J.: Transaction Publishers, 2007)를 참조하라.
  6. Rothbard, For a New Liberty 를 참조하라.
  7. Holcombe, "Government: Unnecessary but Inevitable," p. 333. 라스바드는 "새로운 자유를 위하여(For a New Liberty)"에서 "국가로서는 국가의 지배가 불가피한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만약의 경우 사람들이 통치에 반감을 갖게 되더라도 ‘죽음과 조세'에 대한 친숙한 경구가 상징하듯이 결국 체념하며 받아들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p.70, 번역본 p.90)
  8. Murray N. Rothbard, "Toward a Reconstruction of Utility and Welfare Economics," in On Freedom and Free Enterprise: Essays in Honor of Ludwig von Mises, ed. Mary Sennholz (Princeton, N.J.: Van Nostrand Company, 1956).
  9. David Friedman, The Machinery of Freedom: Guide to a Radical Capitalism, 2nd ed. (La Salle, Ill.: Open Court, 1989).
  10. George Stigler, The Economist As Preacher and Other Essays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82).
  11. Hartmut Kliemt, "Public Choice from the Perspective of Philosophy," in Friedrich Schneider, ed., The Encyclopedia of Public Choice (New York: Kluwer, 2004), pp. 235–244. 공공선택론 경제학자들에 더불어, 정치제도에 대한 제약을 모색하는 방법으로 Russell Hardin, Liberalism, Constitutionalism, and Democrac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9); Douglass C. North, Institutions, Institutional Change and Economic Performance (Cambridge, Mass.: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0); and Barry R. Weingast, "The Economic Role of Political Institutions: Market Preserving Federalism and Economic Development," Journal of Law, Economics, and Organization, vol. 11 (1995), pp. 1–31 를 참조하라. 우리의 접근은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헌법상의 규칙이나 정치적 구조가 정부에 유의미한 제약을 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고든 털럭(Gordon Tullock)이 쓰듯이, "특정한 규정을 통해 정부가 구속될 수 있다는 견해는 매우 순진한 것이다. 무엇인가는 그러한 규정들을 강제해야만 하고, 그것들을 강제하는 주체가 무엇이든 간에 그 자체는 구속받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더 자세한 내용으로, Andrew Farrant, "Robust Institutions: The Logic of Levy?" Review of Austrian Economics, vol. 17 (2004), pp. 447–451 를 참조하라. 우리는 궁극적이면서 유일하게 구속력 있는 정부에 대한 제약은 이념, 즉 대중의 선호라고 주장한다.
  12. 만약 어떤 신고전파 경제학자가 금연 캠페인을 분석하고자 한다면, 그는 개리 베커(Gary Bekcer)의 'Z-재화(Z-goods)'에 대한 논의에 근거하여 '일정한 선호(constant preferences)' 가정을 이용할 수 있다. Gary Becker, "A Theory of the Allocation of Time," Economic Journal, vol. 75, no. 299 (1965), pp. 493–508 를 참조하라. 개리 베커에 따른다면 담배는 최종소비재(X-재화)로 취급되는 대신에 Z-재화에 대한 투입으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다. Z-재화란 한 가구에서 다른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재화를 의미한다. 예컨대, 우리가 먹는 식사는 그 자체로도 여러가지 식재료가 필요하지만 Z-재화 중 하나로 분류된다. Robert B. Eklund, Robert F. Hébert, and Robert D. Tollison, The Marketplace of Christianity (Cambridge, Mass.: MIT Press, 2006) 를 참조하라. 만약 우리가 흡연자들이 흡연의 효과에 대해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금연광고가 흡연의 실제 비용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뿐이라고 분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는 '휴식(relaxation)'이라는 Z-재화에 대한 여러가지 인풋 중 하나로 간주된다. [편집자주: 흡연자들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흡연을 한다. 흡연의 실제 비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흡연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더 크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휴식에 대한 그들의 인센티브는 변화할 것이다.] 이러한 경우, 행동의 변화는 어떤 선호의 변화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리버테리어니즘을 '좋은 삶을 사는 것(living a good life)'이라는 Z-재화에 대한 하나의 인풋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이익과 비용에 있어 시장과 정부의 차이를 알리는 것은, 그들이 투입된 재화의 실제 비용을 알아차리는 데 도움을 준다. [편집자주: 다만 선호를 바꾸지는 못한다.] 단적으로 말해 이 신고전파 구조는 개인의 효용함수가 일정하다고 정의함으로써 모든 선호의 변화를 배제한다. 흥미로운 철학적 책략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효용(utility)'에 대한 '동어반복적 정의(tautological definition)'를 발견한다. 이것은 현실 세계를 이해함에 있어 '사리추구(self-interest)'의 동어반복적 정의, 즉 아무리 이타적으로 보인다고 해도 모든 행동을 이기적이라고 이해하는 것보다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자신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주장은 완벽한 정보에 대한 엄격한 신고전파의 가정과도 모순된다.) 우리는 일상언어의 표현에 의존하는 것을 선호한다. 어쨌든, '선호의 변화(a preference change)'를 '개선된 정보(improved information)'가 인센티브를 바꾸는 것으로 재정의하는 것으로 우리의 주장이 힘을 잃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이름붙인다 하더라도, "행동의 결과를 직접적으로 바꾸는 것""행동의 결과에 대한 개인의 인식을 바꾸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구별이 있다.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거의 변함없이 그들의 분석을 전자에만 국한시킨다.
  13. Avner Greif, Institutions and the Path to the Modern Economy: Lessons from Medieval Trade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6).
  14. Douglass C. North, John Joseph Wallis, and Barry R. Weingast, Violence and Social Orders: A Conceptual Framework for Interpreting Recorded Human History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15. Murray N. Rothbard, Four Strategies for Libertarian Change (London: Libertarian Alliance,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