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ES WIRE

Hans-Hermann Hoppe
한스-헤르만 호페는 살아있는 오스트리아학파 학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호페는 멩거, 뵘-바베르크, 미제스, 그리고 라스바드로 이어지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과 오스트로-자유주의(Austro-libertarianism)의 가장 뛰어난 대표자로서, 칸트(Immanuel Kant)와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합리주의 철학에 기초하여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인간행동학 이론체계를 대폭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칼 멩거(Carl Menger)에 의해 창시된 오스트리아학파가 미제스의 인간행동학을 통해 완전한 선험적-연역적 이론체계로 탈바꿈했다면,—적어도 지금까지는—최종적으로 호페가 미제스의 방법론을 경제학을 넘어 형이상학과 윤리학에도 적용함으로써, 인식론, 윤리학, 그리고 경제학을 아우르는, 일종의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으로서의 오스트리아학파의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토마스 제이콥 : 민간법 사회(private law society)는 어떻게 정부의 규제 없이 전염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한스-헤르만 호페 : 민간법 사회에서는 모든 토지가, 심지어 단 한 뼘(square inch) 조차도 사적으로 소유됩니다. 아파트, 주택, 거주지, 도로, 수로, 항구와 공항, 공장, 회사, 학교, 병원 등 모든 것을 민간이 소유합니다. 개인, 개인들이 모인 단체, 민간 협회 중 하나가 소유자가 되며, 각각의 소유자는 자체적인 규칙, 조직 구조, 내부 의사결정 규칙 및 절차를 가질 것입니다.

따라서, 정치적 중앙집권주의와 대조적으로, 이러한 체제는 최대로 탈 중앙화된 의사결정과, 최대로 책임감 있는 행동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특정한 개인 혹은 협회가 자신의 사유재산에 대해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사유재산에 대해서만) 내리는 결정입니다. 또한 모든 의사결정권자는 자신의 결정 혹은 잘못된 결정에 따르는 비용과 결과에 대해 스스로의 재산으로 부담하거나 책임져야 합니다.

전염병이라는 특정한 문제에 관하여 우리가 제기해야 할 물음은 "누구를 들여보내고 누구를 막아야 하는가?" 혹은 "누구를 가까이하고 누구를 멀리해야 하는가?" 입니다. 근본적으로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그 위급함이 가려진 이민 문제와 마찬가지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사유재산 소유자 혹은 소유자 협회 각각은, 그들의 재산에 감염병이 가져올 위험을 자체적으로 평가한 것에 기초하여, 언제, 어떠한 조건에서, 누구에게 출입을 허가하고 누구에게 불허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특히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재산의 경우, 이 결정은 위험을 감소시키거나 최소화함으로써 방문객과 고객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만드는 자체적인 예방 조치를 포함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방문객과 고객들 역시, 다양한 잠재적 호스트에게 차질없는 접근을 제공받기 원한다면, 예방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이렇게 개인적 결정들이 다방면에 걸쳐 이루어짐에 따라, 접근 및 방문 규칙의 복잡한 연결망이 형성됩니다.

모든 접촉과 만남은 자발적이고 의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호스트와 고객 모두, 서로 만남으로써 얻는 이익이 그로 인한 감염 확산의 위험보다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접촉합니다. 따라서 접촉의 결과로 감염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호스트와 고객 모두 상호간 책임 청구(reciprocal liability claims)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위험(병원비 등을 포함)은 당사자들 각자가 스스로 부담해야 합니다. 이 경우 책임청구는, 예를 들어, 호스트가 고객들에게 예방 조치를 의도적으로 속이거나, 고객이 호스트의 출입조건을 의도적으로 위반할 때에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속임수도 없다고 해서, 호스트와 고객들의 결정에 아무런 대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예방 조치는 명백히 타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 추가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추가적인 이익 혹은 감소된 손실의 예상, 잠재적 고객들의 추가적인 방문 혹은 감소된 거부 등 그 이유와 상관없이 말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모든 민간 의사결정권자는 특히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즉, 기대했던 것이 충족되기는 커녕 정 반대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며, 방역 조치와 예방 조치는 효과적이지 않고 역효과를 낳을 수 있으며, 호스트와 고객의 감염 위험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잘못된 판단이 야기한 막대한 비용은 온전히 민간 의사결정권자의 책임이며, 전염병 유행에 직면하였을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못된 판단을 내린 민간 의사결정권자의 경제적 상황과 사회적 환경은 위태로워 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결정하기 전에 신중하게 고려합니다. 더 신중하면 신중할수록 자신의 재산과 인간관계를 유지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민간 의사결정권자는 추가적인 경제적 혹은 사회적 비용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실수로부터 학습하고, 이전의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빠르게 대처해야 하며, 이러한 대응은 종종 사실상 "강제"될 것입니다.

따라서, 전염병과 유행병에 대한 해결책은,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혹은 인지되었을 뿐인) 다른 모든 문제나 위험의 해결책과 마찬가지입니다. 전염병과 연관된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민간 소유자 혹은 소유자 협회 수준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을 탈 중앙화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행병이 초래하는 위험은 장소와 시간에 따라 다르며, 그에 따라 다르게 대응해야 때문입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전염병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단 하나의 명확한 과학적 해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염병의 위험은 경험적인 문제입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원칙적으로 항상 가설적이고 잠정적일 뿐입니다. 그리고 과학자마다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으며, 과학 분야에 따라 (바이러스학, 경제학 등) 다를 수 있으며,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적절한 방역 조치를 결정하는 것은, 자기 지역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지역적 차원의 의사결정권자가 내려야 한다는 것이 거의 자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적 의사결정권자들이 반드시 민간 소유자이거나 소유자 협회여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자명합니다. 오직 그들만이, 방역 조치를 결정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온전하게 가집니다. 따라서 오직 그들만이, 자신 혹은 다른 사람들의 실수로부터 학습하고, 자신의 성공 혹은 다른 사람들의 성공을 재현하거나 모방하면서, 문제의 해결책에 도달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즉각적인 인센티브를 가집니다. 그리고 또 하나 언급해야 할 점은, 문제의 해결책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민간 의사결정권자들은, 의회와 정부에 뭉쳐있는 정치인 패거리들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사람 혹은 집단으로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민간 의사결정권자들은 경험, 지능, 기업가적 성공,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자격, 수행능력, 판단력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측면에서 정치인 패거리보다 우월합니다.

정치인들과 그들의 어용 지식인들(intellectual courtiers), 즉,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없으면서 수 많은 사람의 재산 활용과 이동의 자유에 대한 일률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 자신의 결정에 대해 어떠한 책임이나 의무도 부담하지 않고 강요받지도 않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혀 똑똑하다고 말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전염병 문제의 즉각적이고 고통없는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말 그대로 기적을 믿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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