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언 매거진 제2호 (2022년)

The Austrian Magazine
작성일
2022-02-16 10:25
조회
1466

The Austrian Magazine vo.2, 2022 (한국어 판 보러가기)

The Austrian Magazine vo.2, 2022 (English)


페이지수 34
발행처 한국 미제스 연구소
발행인 전계운
편집인 전계운
부편집인 김경훈
디자인/레이아웃 전계운
연구소를 위해 기여해주신 분들 전용덕, 박형진, 김경훈, 한창헌 외 5인의 후원자 분들

건축가 유현준은 2019년 10월 18일자 조선일보에서 획일화된 삶과 가치관이 ‘전체주의’를 만든다고 주장하면서 지금의 한국 국민은 획일화된 아파트에서 살고 어린 학생들은 획일화된 학교 건축에서 교육받기 때문에 전체주의에 함몰될 위험이 작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전체주의를 촉진하는 다른 많은 것, 예를 들어 SNS와 같은 것도 있다고 덧붙인다. 대깨문, 문빠, 박사모 등은 그런 전체주의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전사들이다. 물론 대깨문 등이 모두 그런 전사는 아닐 것이다. 유현준의 설명은 탁월하지만 한층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획일화된 아파트와 획일화된 학교 건축이 생겨나게 된 경제적 이유를 밝혀보자. 아파트의 경우에 건물보다는 아파트 건설에 투입되는 토지가 훨씬 중요하다. 문제는 1960년대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로 토지의 가격은 다른 재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해왔다는 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의 토지 가격의 큰 폭의 상승은 화폐공급의 증대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물론 아파트의 수요와 공급도 토지 가격의 변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화폐공급의 증대가 토지 가격의 상승에 미치는 영향과는 비교할 수 없다.

주택으로서 아파트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로 아파트(다른 주택도 대동소이하다) 가격은 언제나 한 개인의 평생 소득을 투입해야 할 정도로 비쌌다. 이 말은 아파트에 투입된 토지의 가격이 그만큼 비쌌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지 가격이 비쌀 때 그 토지 위에 세울 건물(즉 아파트라는 건물을 말함)에 투입될 자원은 얼마 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주택 건설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건물의 외형은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 좁은 평 수 위에 건축비를 최대한 적게 들이면서 공간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수직’으로 건물을 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파트 모양이 획일화되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그리고 이것은 ‘형식마저도 내용에 지배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상적인 예를 들어보자.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다면 40년 걸려서 중형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 아파트를 10년 만에 살 수 있다면 아파트의 외형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아파트 구매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주택 건설회사는 아파트 외형에 훨씬 더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그 결과로 아파트는 지금처럼 획일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미적으로 매우 우아한 아파트를 건립하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학교건물은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로 나누어 분석해야 한다. 공립학교의 경우에 학교 건물 건축비용은 정부(지방 정부 포함)가 부담하는 데 정부 예산은 매우 제한적이다.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건축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데 그 입학금과 등록금도 또한 ‘최고가격’으로 강력하게 규제되어 왔다. 그런 상황에서 건설 노동자의 인건비를 포함한 건축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건축 비용의 그런 상승은 궁극적으로는 물론 화폐공급의 증대가 그 원인이다. 건축 비용을 절약해야 하는 학교들로서는 이제 유사한 설계도면, 저렴한 건축자재 사용, 노동 절약적인 공법 등을 이용하여 건물을 짓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미국 주립대학들의 많은 건물이 멋없는 붉은 벽돌로 지어지면서 건물의 외양이 큰 차이가 없는 것은 한국의 학교 건물이 획일화되는 것과 동일한 이유 때문이다.

전체주의가 한국 사회를 삼키기 전에 우리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유현준은 한국 사회에서 전체주의가 확산하는 것을 막는 방법으로 ‘아파트와 학교 건축에 다양성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건물의 외형마저도 경제원리가 지배하는 상황에서 그의 제안은 현실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최종 원인에 기초한 대책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아파트와 학교 건물의 외양마저도 지난 수십 년간의 통화공급의 지속적인 증대, 즉 화폐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이 궁극적인 원인이라는 점을 필자는 주장했다. 그런 주장은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전체주의가 화폐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에서 연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화폐 가치의 하락이 전체주의를 초래하는 모든 원인은 아닐 것이다. 이제 전체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직접적으로는 통화공급의 증대를 멈추게 하는 것이고 근본적으로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불환지폐제를 혁파하고 상품화폐본위제를 세우는 것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한국 사회가 추구해야 할 이념은 개인주의이지 전체주의가 아님을 가정이나 학교에서 꾸준히 가르쳐야 한다. 주지하듯이, 전체주의는 매우 위험한 이념이기 때문이다.

전용덕, 한국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자유, 인생을 바꾸다― Tho Bishop 인터뷰 <펼치기>

1. Life

MK: 당신은 젊은 보수주의자였다가 주류 보수주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여겨 론 폴을 통해 리버테리언으로 전향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에서 론 폴과 그의 영향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사회에서 론 폴의 의미를 소개해줄 수 있는가?

론 폴은 인간의 자유를 진심으로 믿는 매우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 2008년에 그가 처음으로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에, 많은 미국인이 민주당의 부패함(빌 클린턴)과 공화당의 호전성(조지 W. 부시)에 질려 대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버락 오바마는 희망과 변화의 아이콘으로 떠올라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지만, 그의 정치철학은 상당히 피상적이었다. 초기에 그는 일부 사회주의자들의 관심을 끌 정도로 상당한 급진적 정치인이었지만, 결국 그저 젊을뿐인 기득권 정치인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반면에 론 폴은 진정으로 무게감 있는 정치철학으로 무장한 정치인이었다. 그의 대선 캠페인의 목적은 실제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계몽시키는 것이었다.

그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정부, 화폐, 그리고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었다. 론 폴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과 리버테리언 정치철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지적인 혁명을 촉발시켰다. 오늘날에도 그의 영향은 여전히 유효하다.

MK: 리버테리어니즘에는 여러 분파가 있다. 당신은 왜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을 선택했는가?

진정한 리버테리언이 되기 전에도 나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에 관심이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나는 어떻게 세계 경제가 그토록 큰 붕괴를 마주하였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전문가'들은 이 붕괴를 막거나 멈출 수 없었다는 말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던 중, 나는 뉴스를 보면서 론 폴과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지지자들이 가장 뛰어난 설명을 제공해준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경제이론과 역사를 알아갈수록, 오스트리아학파의 주장들이 현실에 들어맞는다는 점이 확실해졌다. 그리하여 나는 머레이 라스바드를 비롯한 리버테리언 사상가들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MK: 미국 연방 하원의회 금융위원회에서 공보 담당 수석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데 그곳에서의 경험을 말해줄 수 있는가?

금융위원회에서의 경험은 워싱턴 D.C.의 정치인과 규제당국자들이 경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는지를 알려주었다. 정말 끔찍하게도, 정치인 대부분은 경제를 책임지는 막중한 구실을 하고 있음에도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또한, 싱크탱크나 정부기관의 소위 '전문가'들 중 아무도 왜 금융위기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의미 있는 설명을 전혀 제공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자기가 속한 집단에 더 많은 권력과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일할 뿐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지위를 이용해 의원들, 보좌관들, 그리고 사무실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하원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는 경제 분석에 관련한 좋은 자료를 첨부하였고, 여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론 폴 의원의 사무실을 도왔다. 그리하여 공화당 소속 직원들 사이에서 작은 학교가 만들어졌다.

MK: 미제스 연구소에서 정확히 어떤 업무를 맡고 있고 일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미제스 연구소에서 일하는 것은 내 인생에서 감사해야 할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이다. 나는 미제스 연구소에서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고, 칼럼을 쓰고, 영상 대본을 구성하고, 팟캐스트를 녹음하고, 미제스 연구소의 연구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자들을 돕고 있다. 덕분에 나는 한국 미제스 연구소를 비롯하여 전 세계의 수 많은 열정적인 오스트리아학파 지지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MK: 미제스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는가?

미제스 연구소에서 일한다는 것은 ‘진실’에 헌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더 많은 사람이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알고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업적을 받아들인다면 세계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전쟁과 경제 위기를 회피하고, 더 평화롭고 풍요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공헌을 전 세계에 전파해야 한다고 믿는다.

MK: 당신이 미제스 연구소 홈페이지에 기고한 칼럼 중에서 한국인 독자들이 반드시 읽었으면 하는 글이 있는가?


나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적 문제가 중국 경제라고 생각한다. 중국 경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다. 부채의 폭증, 관료제, 그리고 정치적 권위주의가 위험하게 결합하면서 지속 불가능한 체제가 탄생하였다. 나는 이 주제에 대해 몇 가지 칼럼을 썼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MK: 리버테리어니즘와 오스트리아학파를 제외하고 당신의 삶을 인도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기독교의 가치관과 신앙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는 리버테리어니즘의 좋은 점이 기독교에서도 발견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평화롭고 결속력 있는 문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도덕 체계가 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믿는다.

2. An Austro-libertarian perspective
on politics and economy

MK: 코로나 사태가 심화하면서 정부의 권력이 한계 없이 팽창하고 있다. 기업과 자영업의 영업제한, 마스크 착용 의무, 그리고 백신 강제 접종이 그 예시이다. 이러한 정부 간섭의 확대는 종종 '그레이트 리셋'등의 구호로 정당화되고는 한다. 새로운 사회주의의 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 국가 대부분에서 권위주의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미국에서는 기술관료(technocrat) 계급이 상당히 세력을 키워 의사결정권을 쥐게 되었다. 예컨대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는 한 번도 선출되어 본 적이 없지만, 정부의 '전문가'라는 이유로 정책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공중보건에서 중앙은행에 이르기까지 기술 관료는 엄청난 권력을 획득하였다. 물론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나라에서도 대체로 그러하다. 기술관료를 중심으로 하는 권력구조는 정말로 위험하고, 때로는 국제기구와 협업을 통해 전 세계적인 영향을 행사하지만, 어떠한 진지한 견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남은 관건은 사람들이 코로나가 만들어낸 권위주의에 굴복할 것인지, 아니면 거부할 것인지의 여부이다.

나는 미국에서의 반발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거부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MK: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과 외교정책은 어떤 점에서 다른가?

이념적인 면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둘 다 경제를 규제해야 한다는 워싱턴 D.C.의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고,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제국주의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이라는 트럼프의 계획을 바이든이 끝까지 따른 것도 둘 사이의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는 예시가 될 수 있다. 정책적인 면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오스트로-리버테리언에게 '좋지 않다'. 그러나 차이점은, 바이든이 좌파적인 문화 의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실행한다는 점이다. 이는 많은 공화당원에게 큰 불쾌감을 안겨주는데, 심지어 트랜스젠더를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normalizing transgenderism) 국가권력을 동원한 것은 민주당 경제정책에 동의하는 사람들에게조차 분노를 일으켰다.

민주당이 좌파적인 문화를 강력하게 옹호하는 것은, 미국의 과거를 수치스럽고 인종차별적이라고 매도하는 '반인종차별주의' 집착과 결합하고 있다. 민주당의 문화적 폭주는 많은 미국인에게 민주당 정치인들이 얼마나 비상식적인지를 보여주었고, 심지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도 바이든 정권에 대한 엄청난 불신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와 반대는 엄청나게 양극화되어 있는데, 이점이 바이든과 민주당에 대한 불신과 맞물리면서 미국 정치에 엄청난 불안정성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정치적 불안이 더 많은 미국인에게 기술관료가 지배하는 국가의 위험성을 인식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바이든 정부는 매우 쓸모가 있다. 설령 바이든의 정책이 해롭더라도 말이다.

MK: 북한의 핵 문제를 미국의 외교 간섭주의가 해결할 수 있을까?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더 많은 진전을 이룩하지 못했다는 점에 크게 실망했다.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독특한 기회가 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북한의 처지에서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절대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즉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고 해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냉전 이후, 미국은 군사적으로 또한 문화적으로 대단히 공격적인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에, 평화협정을 맺기 정말 어려운 상대로 전락하고 말았다. 불행하게도, 미국과 북한이 초래한 외교 불안정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당사자는 남한 사람들이다.

MK: 남한에서 주한미군은 대단히 민감한 정치적 문제이다. 진보주의자들은 철군에 찬성하지만, 보수주의자들은 반대한다. 미국의 리버테리언으로서 주한미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리버테리언으로서 나는 전 세계에 걸쳐 주둔해 있는 미군을 다시 국내로 데려오기를 원한다. 남한의 보수주의자들이 주한미군을 자국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세계는 미국의 영향력 축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만약 남한의 안보정책이 주한미군의 존재에 근거한다면, 남한은 미국 정치에 조종당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 남한에 가장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

MK: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과 달리, 남한에게 북한은 엄청난 안보적 위협을 가져다준다. 이 점 때문에 남한의 보수주의자들은 국내정책에서는 자유시장을 어느정도 지지해도, 외교정책, 특히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간섭과 공격적인 태도를 견지한다. 북한의 위협에 마주하고 있는 남한의 리버테리언들은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미국 보수주의 운동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에서 교훈을 찾을 필요가 있다.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국외의 공산주의를 무찌르기 위해 국내의 사회주의를 받아들이는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이익집단은 평화로운 공존보다 영구적인 갈등으로부터 더 큰 이익을 얻는 경향이 있고 이를 이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국제 관계는 리버테리언들에게 특히 어려운 문제이다. 원론적으로 리버테리언은 개인의 자유를 보편적인 기준으로 삼아 모든 문제를 판단한다. 그러나 다양한 사회가 마주한 현실적 조건들은 서로 다르므로, 이론을 구체적으로 현실에 응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자유사회를 확립하고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남한 리버테리언들의 대답은, 분명 미국 리버테리언들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현재의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한다면, 미국의 '신자유주의' 세계질서로부터 자국의 주권과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 리버테리언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국 안보 문제에 대 한 진지한 참여가 필요하다. 나는 한국인들이 미국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막대한 부를 갈망하는 군산복합체와 전문 관료들에게 조종당해 아주 공격적이고 팽창적인 외교정책을 채택하였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리버테리언의 목표는국가의 외교정책이 국민(nation)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상정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첫째, 군의 임무를 국가 안보로 철저하게 국한해야 한다. 해외 진출이나 국내 영향력 행사를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 미군은 이러한 임무에서 이탈함으로써 약화하였다. 오늘날의 미군은 국경을 보호하는 것보다 [트랜스젠더 군 복무 등을 허용하면서] 바이든 정권이 트랜스젠더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에 동참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이 자기 임무에 충실하게 된다는 것은, 남한이 안보정책을 채택하는 데 있어서 뒷짐 지고 구경만 하는 서구세계의 '전문가'들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예컨대, [오늘날 서구세계의 안보 전문가들은 핵무기 확장에 대단히 부정적이지만] 미제스 연구소의 편집장 라이언 맥메이큰(Ryan McMaken)은 적은 수의 핵무기를 확보하여 작은 나라가 엄청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둘째, 남한의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국내 경제를 자유화해야 한다. 부유하고 창의적인 나라일수록, 안보적 위협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적 이점을 더 잘 확보할 수 있다. 핵무기를 가진 호전적인 이웃 나라는 확실히 엄청난 위협이다. 그러나 경제를 규제하고 부채를 늘리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훨씬 더 큰 위협이고, 더욱 거부해야 한다.

셋째, 군대를 정치에서 배제하고 군대답게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군사 통솔력은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쇠퇴하였다. 정권에 야합하여 정치적 의제에 헌신하는 것이 전쟁터에서의 성과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무능한 사람이 리더로 있는 것이 사회에 가장 위험하다. 안타깝지만, 미국 사회는 이미 많은 측면에서 무능한 리더에 지배당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 중 그 어떤 것도 리버테리언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정치적 탈중앙화와 탈세계화 질서를 대비하는 데 중요한 쟁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상적인 자유사회에 도달하기에 앞서, 현재 마주하고 있는 오만한 권력을 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야 한다.

MK: 현재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대단히 불편한 관계다. 심지어는 전쟁의 가능성도 있다고 국제관계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나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믿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은 냉전 이후의 신자유주의와는 매우 다른 유형의 위협이다. 시진핑이 덩샤오핑 이후의 집단지도체제를 무너뜨리고, 다시 마오쩌둥 시대의 일인 독재와 전방위적 사회통제를 채택하는 것 역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새로운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다. 중국 공산당은 엄청난 경제 성장의 물질적 혜택을 악용하며 권력을 강화하였다.

그러나 경제 위기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많은 중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인 부동산에 붕괴가 일어난다면? 공산당은 인민을 통제하기 위해 국외에서 전쟁을 일으키려고 시도할지도 모른다. 자유무역은 국가 사이의 평화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문제는 중국이 꽤 오랫동안 미국에 적대적인 경제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는 순수한 보호무역주의 목적보다 외교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쓸모가있었다고 생각한다.

미제스 역시 그의 "오스트리아의 재건을 위한 지침의 초안"(Draft of Guidelines for the Reconstruction of Austria)이라는 글에서 '보복적 관세'가 자유무역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상당히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한 바 있는데, 나는 그의 생각이2021년에도 여전히 타당하다고 본다.

MK: 중국경제의 현황을 이야기해줄 수 있나?

오늘날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이슈는 세계 경제가 엄청난 부채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서도 훨씬 더 심각한 부채가 쌓여있는데, 유독 중국이 심각한 부채 문제를 겪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국제 자본이 중국 경제에 몰리면서(멍청한 월 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자기들이 중국에서 부자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중국 공산당이 자본의 분배를 통제하는 데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중앙은행을 통해 화폐를 발행하고, 저금리 정책을 시행하고, 지급준비율을 조절한다는 점도 있지만, 독특한 점은 공기업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채를 대대적으로 늘렸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이 미제스가 경기변동의 원인으로 지적한 신용팽창의 일종이다.

중국의 모든 곳에서 과오투자의 신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령도시, 창고에 보관되어 사용되지 않는 제련된 금속들, 그리고 전혀 실용성이 없는 인프라 건설 계획 등이 그 예시이다. 이 모든 신호는 코로나 사태에 의한 경제 충격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그 징조가 보였다.

또한 중국은 나쁜 회계감사 관행, 기업 부패, 그리고 정치자금 조달 등으로 악명이 높다. 이 때문에 미래에는 중국이 가진 좋은 부채와 나쁜 부채의 구별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중국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성장에 많은 부분을 책임져 왔지만, 코로나 락다운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이런 이유로 나는 중국 경제가 다가오는 대규모 경제 위기의 근원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3. Libertarian Mind

MK: 당신은 공화당의 플로리다 주 베이 카운티 지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사회단위의 정치적 행위가 리버테리어니즘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가?

정치는 사상을 논의하는 데 유용한 플랫폼이다. 나는 플로리다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에 살고 있고, 공화당원으로서 이웃들과 인플레이션, 규제, 그리고 외교 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은 내가 동료 공화당원이라는 점에서 내 관점에 매우 우호적이다. 트럼프는 비록 리버테리언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에 대한 그의 비판은 리버테리언의 비판과 거의 유사하다. 그런 이유로 리버테리언들은 트럼프의 지지자들에게 다가가는 데 매우 쉽다.

MK: 자유당이 아니라 공화당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위 팔레오-리버테리언 사회운동의 요점은 공화당과의 연대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에, 머레이 라스바드와 류 락웰은 '팔레오-리버테리언'운동을 주도하였다. 이는 문화적 보수주의를 지지하는 리버테리언들이 냉전 이후에도 미국이 세계를 군사적으로 지배하기를 원하는 보수주의자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설득하려는 시도였다.

현재 미국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지지가 사상 최저이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하려는 라스바드의 접근법을 지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보수주의자들은 리버테리언들이 갈망하는 과거 미국이 남긴 자유의 유산을 여전히 믿고 있다.

문제는 미국 보수주의를 주도하는 전문가들이 신자유주의 질서의 현상 유지를 옹호했다는 점이다. 유권자 대부분은 정책보다는 문화적 관심사에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보수주의 유권자들의 성향[자유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미국의 문화적 전통]과 보수 정치인들의 정책[자유와 충돌하는 군사적 패권주의와 경제간섭주의]사이의 모순이 발생했다.

궁극적으로, 리버테리언들이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리버테리언이 되도록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정치적 연합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정치적 위치를 차지하여 영향력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리버테리언 엘리트들을 더 많이 양성할수록, 우리는 더 자유로운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MK: 자유와 거리가 먼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국가권력을 옹호하면서 자신을 리버테리언으로 자칭하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예컨대 '어용 리버테리언'(Beltway libertarians)으로 분류되는 케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일부 리버테리언들은 미제스 연구소를 적
대하고, 자유의 영웅인 론 폴을 깎아내리곤 한다. 미제스 연구소가 그러한 리버테리언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인가?

위에서 내가 언급한 리버테리언 엘리트들은 주류 기득권 정치의 밖에서 성공을 일궈낸 사람들, 즉 정치권력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문화적 보수주의자들을 의미한다. 이 사람들은 언제나 론 폴을 지지해왔다.

론 폴에 동의하지 않는 리버테리언들도 있는데, 그들은 현재의 국가권력을 더 리버테리언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즉, 정부의 서비스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거나, (백신 강제 접종 등의) 정부 계획이 민간에서 어떻게 더 잘 작동할 수 있는지를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유형의 리버테리언들은 결국 기득권층의 정책적 목표에 야합하면서, 기득권의 목표를 더 효율적이고 시장 중심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뿐이다.

반면에 미제스 연구소의 리버테리언들은 20세기의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의 많은 측면을 비극적으로 바라보고, 신자유주의 자체를 폐기하고 현재의 권력을 최대한 급진적이고 지역적으로 분산시키고자 한다.

MK: 미제스 연구소 성향의 리버테리언들이 자주 사용하는 신조어 중에서 'lolbertarians'라는 것이 있다. 이 단어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부 리버테리언들은 그 용어의 정의를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지만, 나는 'lolbertarians'을 "리버테리어니즘을 통해 사회를 이해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자신이 원하는 무엇이든 허용하는 사상이기 때문에 리버테리언이 된 사람"으로 이해한다. 그들은 단순히 국가를 거부하는 것을 넘어서 개인에게 어떤 의무와 책임을 부여하는 모든 종류의 위계와 문화체계를 거부한다. 미국의 리버테리언 사회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MK: 지난 몇 년간 미국의 많은 리버테리언이 신반동주의(NRx) 혹은 대안 우파로 전향하면서 리버테리어니즘의 규모가 크게 위축되었다고 들었다. 그들을 넓은 의미에서 리버테리언의 동료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대안 우파의 규모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지난 5년간 '리버테리언'이기를 포기한 미국인이 많이 생겨났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이들 중 일부는 랜드 폴의 캠페인이 그의 아버지 론 폴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리버테리언을 그만두었다. 또한,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로 미국인들이 우파와 좌파를 막론하고 자신의 문화적 선호에 대해 더 잘 자각하게 되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나는 리버테리언들의 동맹으로 간주할 수 있는 신반동주의자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오늘날의 사회악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기관으로 현대 국가를 지적하는 이상, 나는 그들이 리버테리언의 동료라고 생각한다.

MK: 리버테리어니즘은 논리적으로 모든 문화적 태도와 양립할 수 있다. 리버테리어니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이 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리버테리어니즘의 불모지인 한국에서는 리버테리어니즘을 방종주의(libertinism)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제스 연구소와 오스트로-리버테리언들은 대체로 문화적 보수주의를 지지한다. 문화적 보수주의를 받아들인 ‘팔레오-리버테리어니즘’은 어떤 이유로 탄생했는가?

팔레오-리버테리어니즘은 냉전의 종식과 팻 뷰캐넌(Pat Buchanan)이 주도하는 고보수주의(paleoconservative)의 부상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90년대 초반, 70~80년대에 리버테리언이 된 사람들의 자질이 크게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생겨났다.

당시에는 론 폴 같은 사람이 매우 드물었다. 심지어 1988년에 론 폴이 자유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받았을 때, 그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큰 논란거리가 되었다.

팔레오-리버테리어니즘에 따르면, '리버테리어니즘'은 단순히 '권위'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리즌(Reason Magazine)의 닉 길레스피(Nick Gillespie)의 주장과 달리 '대안적인 삶의 양식을 찬양하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리버테리어니즘은 정당한 위계질서와 권력을 옹호하면서 부당하게 위계와 권력을 탈취한 정치국가를 거부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팔레오-리버테리언들은 교회, 시민사회, 공동체로 기능하는 가정, 그리고 널리 인정받는 전통과 가치 등이 강력하고, 평화롭고,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의 필수적 요소라고 인식한다.

궁극적으로, 국가는 불신과 불확실성의 결과로 성장한 것이다. 이 두 원인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치(self-governing)가 가능한 사회, 그리고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사회기관을 이룩해야 한다. 이것이 리버테리어니즘과 문화적 보수주의의 공통 목표이다.

MK: 리버테리어니즘은 기득권 좌파 그리고 우파 모두와 다르지만, 대체로 우파로 분류되고 보수주의와 가까운 관계에 있다고 여겨진다. 리버테리어니즘을 우파 혹은 보수주의와 연관을 짓는 분류법은 타당한가?

이론적으로 나는 리버테리어니즘이 좌파도 우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리버테리어니즘은 국가의 강제를 거부하는 것일 뿐이다. 미국에서 리버테리어니즘이 일반적으로 '우파' 혹은 '보수주의'와 연결되는 이유는 리버테리어니즘에 우호적인 기관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운영했던 사람들이 대체로 우파였고, 리버테리어니즘에 가장 많은 관심을 두던 정치인들 역시 우파였기 때문이다.

문화적으로 좌파인 리버테리언들도 미국에 많이 있다. 다만 출세한 좌파 리버테리언들은 대체로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예컨대 실리콘 밸리에는 출세한 좌파 리버테리언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그러나 정치에 큰 관심을 두는 좌파 리버테리언이 출세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는 좌파 리버테리어니즘이 현실 세계와 크게 괴리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암시일지도 모른다

MK: 구글,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 등 인터넷 대기업들은 리버테리언 콘텐츠를 검열하고, 반대로 정치적 올바름이나 현 정권의 기득권에 맞는 좌파 콘텐츠의 노출 빈도를 의도적으로 상승시킨다. 그러한 대기업들은 표면적으로 볼 때는 민간기업인데, 원칙적으로 민간기업은 자신의 서비스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제공할 권리가있다. 그러나 많은 리버테리언이 인터넷 대기업의 행보를 비판하고 그들이 정부와 공조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권력과 대기업 사이의 점증하고 명확한 공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리버테리언들이 재산권에 대한 단순한 논의를 넘어선 응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들이 통화정책과 금융규제의 결과라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기업 부채에 숨김없이 그대로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특정 기업의 규모를 시장에서 성장했을 수준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즉, 상당수의 대기업은 정부간섭의 산물이다.

우리를 지배하는 간섭주의 경제체제를 고려한다면, 대기업들은 국가와 한편이 되는 것을 통해 확실한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 국가의 폭정을 민영화하는 것은 자유의 승리가 아니다. 서구 세계의 여러 정부는 중국 공산당의 국영기업 모델을 모방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빅테크의 경우, 어떤 날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를 대기업들의 입맛에 맞게끔 정치정보를 의도적으로 검열하기 시작한 정도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민주 사법 기관들은 중요한 정보 네트워크에 독점적인 접근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위험한 것으로 인식했었다.

미국의 예를 들면, 방송국이나 신문사는 모든 후보자가 방송 플랫폼에 광고할 수 있도록 허용을 해야만 한다. 이는 자유주의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자유주의 세계에서는 정치 후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에서는 메세지 전달 능력이 국가 권력 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민주사회에는 ‘사상의 시장’개척을 모색해야만 한다.

그런 까닭에 기업 권력을 논하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 권력이 어디에서 행사되느냐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그 크기를 감안할때 워싱턴DC에 있는 기업 권력에 대항하는 어떤 행동이라도 하는 것 은 스스로 덫에 빠지는 것이라고 본다. 결국 기업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은 바로 이 중앙집권화된 권력이 원천이다. 가령, 테디 루스벨트의 진보주의는 대기업에 반대한 “반(反)트러스트법”의 시기로 기념되고 있다. 실제론, 테디 루스벨트는 다른 이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다른 권력 이익집단을 공격하기 위해 연방권력을 이용한 것이었다.

대신 나는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폭력적인 관행을 통해 특권을 향유하는 것을 겨냥한 잭슨식 포퓰리즘 모델이 이러한 문제들을 대처하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MK: 오스트리아학파의 주장은 매우 상식적이지만, 국가와 정부가 상식을 훼손한 결과, 많은 사람이 오스트리아학파의 주장을 터무니없다고 받아들인다. 예컨대, 시장실패, 공공재, 외부효과 등의 주류 경제학에 기초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 혹은 사회주의적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오스트리아학파는 매우 기이하게 느껴진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이 오스트리아학파의 근본적 논리와 주장보다는, 매우 구체적이고 지엽적인 사안에 대한 오스트리아학파의 대응에만 관심을 둔다. 예컨대 오스트리아학파가 '공공재' 개념을 비판하고 정부의 시장간섭을 반대할 때, 사람들은 왜 '공공재'를 반대하는지가 아니라 도로, 물, 발전소, 도서관 등의 소위 '공공재'들이 시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지를 알고 싶어한다. 오스트리아학파에 대한 피상적 흥미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바람직한가?

우리가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바로 '인내'이다. "최소국가주의자와 아나키스트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6개월이다" 라는 오랜 농담이 있다. 우리의 사상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성숙한 식견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국가의 본질적인 결함을 인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바로 기본적인 경제학을 이해하는 것이다. 공교육을 통해서는 결코 경제를 이해를 할 수 없다. 경제학이 공교육에 대한 가장 큰 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코로나 사태는 교육이 반드시 학교에 출석하여 교사와 대면함으로써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통적 견해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나는 이러한 변화가 전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생겨났으면 좋겠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 팀이 내가 제작한 '입문자를 위한 경제학'(Economics for Beginners) 시리즈를 번역한 점에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 웹사이트에서 이 시리즈는 꽤 인기를 끌었다.

이 시리즈는 라스바드의 《정부는 우리의 화폐에 무슨 일을 해왔는가?》(What Has Government Done to Our Money?)에서 큰 영감을 받아 제작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가득 찬 우리의 환경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MK: 마지막 질문이다.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 리버테리어니즘과 오스트리아학파가 가장 미약한 나라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의 리버테리언 사회운동을 위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무엇일까?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과 리버테리어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일상생활에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리버테리언 사회의 의미와 가능성을 설파하는 것은 아주 자극적이지만, 대부분 사람은 그러한 개념에는 관심이 거의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이 극도로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오스트리아학파의 사상은 위키피디아나 비트코인을 비롯한 현실의 프로젝트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오스트리아학파에 관심을 두는 훌륭한 기업가도 많이 있고, 미제스 연구소는 그러한 관심을 충족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중국, 그리고 공급망 등의 중요한 경제적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오스트리아학파의 견해를 채택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젊은 리버테리언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오스트로-리버테리언으로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특정한 분야를 파악하고, 그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한 후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

리버테리언으로서의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리버테리어니즘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개선할 방법을 리버테리어니즘을 통해 찾아내는 것이 되어야만 한다. 우리는 자유가 단순히 학문적 연구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실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ANNAUL REPORT 2021 <펼치기>

PRESIDENT'S REPORT

2020년 초 우한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covid 19)는 여러 국가 정부에게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그들은 테크노크라트(기술 관료)와 주류언론을 내세워 이 감염병의 위험성을 과장했고, 모든 사람에게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대중들이 조작된 ‘공포’에 복종하기 시작하자 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거리두기라는 명목으로 모든 기업의 영업권을 제한했습니다. 정부의 통제에 일부 기업 및 사업장은 견디지 못하고 도산할 조짐이 보이자 수 차례 수 조원의 세금을 들여 ‘손실 보상’이라는 명목으로 그들과 납세자들을 기만했습니다.

왜 기만일까요? ‘손실 보상’은 생활 물가의 인상[인플레이션]이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의 하락을 불러왔고, 더 많은 사람들이 구매력이 약화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경제적 걱정거리로 자살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청년들은 취업, 결혼, 출산, 내집 마련 등 미래의 계획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제와 병행한 정부의 ‘손실 보상’정책은 사람을 살리는 구제가 아니라 죽이는 구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해에는 백신이 등장했습니다. 정부는 백신이 감염병의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며 접종을 적극적으로 독려했습니다. 그들은 충분한 임상실험과 과학적인 데이터가 부재한 백신이었지만, 감염 예방율이 90%이며 안전하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백신 부작용 사망 사례가 1700여건, 경·중증 부작용 사례는 수십만건에 달합니다. 정부는 이 사실을 애써 무시하며 백신패스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여러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직장을 잃게 되었습니다. 백신패스를 시행하며 정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모든 것은 당신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정말로 그럴까요?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된 것은 정부에게 조금씩 자유와 권리를 내준 결과입니다. 반복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 역시 정부에게 조금씩 자유와 권리를 내준 결과입니다.

우리의 자유를 여러 이유로 조금씩 정부에게 내주기 시작하면 그 자유는 되찾기 매우 어렵습니다. 정부는 내재적으로 권력을 확장하려는 속성이 있으며 시민의 자유를 빼앗거나 재산권에 기생하는 방법으로만 생존이 가능함으로 결코 자유를 되돌려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순간의 안전을 위해 본질적인 자유를 포기한 사람은 안전과 자유 둘 다 영위할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맥락입니다.

자유와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혹자는 이렇게 주장할 것입니다. “자유와 권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맞습니다. 자유와 권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릅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의무’를 말하는 것일까요? 국가가 제시한 “납세의 의무”일까요? “국방의 의무”일까요? "교육의 의무" 혹은 "근로의 의무"일까요? 국가가 제시한 4대의 의무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할 ‘의무’가 아닙니다. 4대 의무는 결코 우리가 동의한 적이 없는 ‘국가의 세뇌’에 불과합니다. 의무는 국가가 명령하는 법이 아닌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규범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의무는 ‘타인의 재산권을 물리적으로 침해하지 말 것’입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누군가가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경우 피해자가 요구하는 보상안을 수용함으로써 침해적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반대로, 언제나 재산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는 ‘정부’는 이런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이 하는 도둑질은 도둑질이지만 정부가 하는 도둑질은 도둑질이 아니라 불가피한 ‘공익’이라고 정당화하며 회피하려 듭니다. 언제까지 이런 폭압을 지켜보고만 있어야할까요? 정부의 폭정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수의 자유로운 시민들의 저항과 정부를 향한 더 많은 감시 및 폐지 요구뿐입니다. 자유의 본질은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라는 미제스의 말을 기억하십시오.

OUR MISSION

2019년 9월에 설립된 미제스 연구소는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전통의 오스트리아 경제학, 개인의 자유, 올바른 역사관, 국제 평화관을 전파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미제스 연구소는 세금과 인위적인 통화가치의 절하, 그리고 강압적이고 독점적인 국가 보호 서비스를 거부하고, 자유 시장 자본주의 경제와 사유 재산 질서를 추구합니다.

OUR PRINCIPLES

미제스와 라스바드는 인간행동에 대한 연역 과학인 인간행동학(praxeology)을 창안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옹호하는 것이며 동시에 알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학문적 방향은 미제스의 인간행동학 토대이며, 신고전학파의 수학적 모델과 가설적인 방법론을 반대합니다.

세부 재정 내역(수입)

1. 미제스 연구소의 수입은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정부의 프로젝트와는 어떤 연계도 없을 예정입니다.

2. 기부 주 경로는 검로드로 통한 기부와 계좌이체를 통한 기부 두 곳이며, 계좌이체로 통한 기부금은 주로 일반부문 예산 지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3. 수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자본금/후원금/기타수익입니다.

4. 자본금은 미제스 연구소 대표의 사비로이루어져있습니다.
후원금은 자유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기타수익은 책 출간으로 인한 인세나 기타결산수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부 재정 내역(지출)

1. 미제스 연구소의 예산 지출은 크게 개발/운영관리/일반으로 나누어집니다.

2. 개발은 카드뉴스 및 명언 제작, 영상 제작, 전자책 및 인쇄물 제작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3. 운영관리는 사이트 유지 및 보안에 쓰여지고 있습니다.

4. 일반부문은 주로 기타 잡부금 및 광고료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2021년 재정 수입 (원, 달러)


기부금(Contributions) 5,997,088원($ 5,041.69)
자본금(Capital) 2,018,358원 ($ 1,696.81)
기타 수입(Other Income) 584,274원 ($ 491.19)
Total 8,599,720원 ($ 7,229.69)

2021년 재정 지출 (원, 달러)


개발비(Development) 4,866,330원 ($ 4,091.07)
운영관리(Management) 914,327원 ($ 768.66)
일반(General) 342,003원 ($ 287.52)
Total 6,122,660원 ($ 5,14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