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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왜 개인의 권리를 반대했는가?

해외 칼럼
철학
작성자
작성일
2020-05-22 19:57
조회
1386

David Gordon
* 미제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 <미제스 리뷰(The Mises Review)> 편집자

주제 : #철학과_방법론

원문 : Why Marx Was against Individual Rights (게재일 : 2019년 12월 27일)
번역 : 김경훈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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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철학(Friday Philosophy) <펼치기>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마주한 상황에 있어 불평등하다. 그리고 이 점 때문에, 무력을 사용하여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만들려는 시도는 불가피하게 자유롭게 살 권리를 침해한다. 만약 사람들에게 권리가 있다면 불평등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고, 평등의 강요는 그들의 권리를 침해할 것이다. 너무나 간단한 사실이다.

<자연에 대한 반란으로서의 평등주의(Egalitarianism as a Revolt Against Nature)>에서, 라스바드가 평등주의에 대하여 요약하기를:

"평등주의 사회는 전체주의적 방법인 강제에 의해서만 목표의 달성을 바랄 수 있다: 그리고 심지어 여기에서도, 우리 모두는 개개의 인간 정신이 궐기해 마치 '개미처럼 통제당하는 세계'(ant-heap world)를 이루려는 그런 시도를 좌절시킬 것이라 믿고 바라고 있다. 평등주의 사회를 간단히 묘사해보자면, 그것은 하나의 공포 소설과 같다. 왜냐하면, 그런 세계가 함축하는 바가 완전히 구체화되었을 때, 우리는 그러한 세계와 그것을 위한 모든 시도가 극심하게 반인간적임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가장 깊은 의미에서 반인간적이기 때문에, 평등주의의 목표는 사악하다. 따라서 그러한 목표로 향하는 어떤 시도도 악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개인의 권리가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라스바드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권리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가 자본가들이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믿었다는 점에서, 당신은 마르크스가 노동의 산물에 대한 모든 노동자의 동등한 권리를 지지할 것이라 예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고타 회의에서 만나 마르크스에게 '독일 통일노동자당(United Workers' Party of Germany)'의 초안 계획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빌헬름 브라케(Wilhelm Bracke)에게 보낸 1875년 서한에서, 마르크스는 권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편지는 당시에는 발표되지 않았고 사후에야 발표되었다.

개인의 권리에 반대하는 마르크스 주장의 핵심은 그의 <고타 강령 비판(Critique of the Gotha Programme)>의 구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평등한 권리에는 아직도 부르주아적 제한이 들러붙어 있다. 생산자의 권리는 그의 노동 제공에 비례한다; 평등의 요체는, 평등한 척도인 노동으로 측정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다른 사람보다 더 뛰어나서, 동일한 시간에 더 많은 노동을 제공하거나 더 많은 시간 동안 노동할 수 있다; 그런데 노동이 척도 노릇을 하려면 연장이나 강도로 볼 때 일정한 것이 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척도이기를 중지한다. 이러한 평등한 권리는 불평등한 노동에 대해서는 불평등한 권리이다. 이것은 어떤 계급 차이도 승인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각각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노동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것은 암묵적으로 개인의 불평등한 소질을 승인하며, 따라서 노동자의 실행 능력을 자연적 특권으로 승인한다. 그러므로 모든 권리가 다 그렇듯 이 내용상 불평등한 권리이다. 그 권리의 요체는 본성상, 오직 동일한 척도의 적용에만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불평등한 개인들(만일 그들이 불평등하지 않다면 그들은 서로 다른 개인이 아닐 것이다)이 동일한 척도로 측정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들의 동일한 관점 아래 놓이는 한에서, 즉 어떤 특정한 측면에서만 파악되는 한에서이며, 예컨대 이 경우에 그들은 노동자로서만 간주되고 그들에게서 그 이상의 것은 보지 않으며 다른 모든 것들은 도외시된다. 나아가: 어떤 노동자는 결혼하였는데 다른 노동자는 결혼하지 않았다. 어떤 노동자는 다른 노동자보다 자식이 많다. 등등. 그러므로 동일한 노동을 실행하고 따라서 사회적 소비 기금에 대해 동일한 몫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어떤 사람은 실제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받으며,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부유하게 된다, 등등. 이러한 모든 폐단을 피하기 위해서는, 권리는 평등하지 않고 오히려 불평등해야 한다. (번역본 376-377 페이지, 맑스·엥겔스 저작 선집(박종철 출판사) 4권)

이 다소 촘촘한 구절에서 마르크스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는가? 그의 근본 사상은 이렇다. 만약 각자가 자신의 노동으로 생산한 것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면, 불평등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나의 노동은 당신의 노동만큼 가치가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사실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를 적대하게 되며,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이익과 가족의 이익의 관점에서만 사회를 바라보게 된다. 이런 점에서 마르크스는 동등한 권리가 부르주아적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진정한 사회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복지에 헌신하고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지 않는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권리는 '구태적인 언어적 쓰레기(obsolete verbal rubbish)' 이다.

그의 유명한 구절에서, 마르크스는 사람들 사이의 상호적대가 없는 사회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공산주의 사회의 더 높은 단계에서, 즉 개인이 분업에 복종하는 예속적 상태가 사라지고, 이와 함께 정신 노동과 육체 노동 사이의 대립도 사라진 후에; 노동이 생활을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일차적인 생활 욕구로 된 후에; 개인들의 전면적 발전과 더불어 생산력도 성장하고, 조합적 부의 모든 분천이 흘러 넘치고 난 후에, 그때 비로소 부르주아적 권리의 편협한 한계가 완전히 극복되고, 사회는 자신의 깃발에 다음과 같이 쓸 수 있게 된다: 각자는 능력에 따라, 각자는 필요에 따라! (번역본 377 페이지, 맑스·엥겔스 저작 선집(박종철 출판사) 4권)

다르게 말하자면, 공산주의 사회에서 분업은 폐지되고 생산은 계획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풍요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사람들은 스스로를 하나의 행복한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게 된다. 이러한 환상을 가진 마르크스가 그의 경쟁자들을 공상적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할 용기가 있었다는 점은 조금 우스꽝스럽다.

마르크스의 서한은 가치 있는 생각을 하나 담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사회'의 도움 없이는 부유층이 아무 것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유로 높은 세금과 부의 재분배를 정당화하는 좌파적 프로파간다를 마주하고 있다. '사회'라는 이름으로 행동하는 정부가 과연 이 재산의 일부를 빼앗을 권리가 있는가?

물론 마르크스는 부유층에 대한 높은 세금을 지지했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와는 관련이 없었다. 그가 말하길:

셋째 최종결론 "그런데 유익한 노동은 사회에서만 또 사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므로, 노동의 수익은 온전히, 평등한 권리에 따라 모든 사회 성원들에게 속한다."

훌륭한 결론이다! 유익한 노동이 사회에서만 또 사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면, 노동 수익은 사회에 속한다. 그리고 개별 노동자에게는, 그 가운데서 노동의 '조건'인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 않는 만큼만 돌아간다.

사실 이 명제는, 어느 시대에서나 그때 그때의 사회 상태의 수호자들에 의해 통용되어 왔다. 우선, 정부와 그에 딸린 모든 것들의 요구가 나타나는 데, 그 이유는 정부가 사회 질서의 유지를 위한 사회 기관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각종 사적 소유자들의 요구가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각종 사적 소유가 사회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등등. 보다시피, 이처럼 터무니없는 공문구는 마음대로 갖다 붙일 수 있는 것이다. (번역본 371-372 페이지, 맑스·엥겔스 저작 선집(박종철 출판사) 4권)

마르크스는 터무니 없는 소리에 대한 예리한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그 자신이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할 때는 제외하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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