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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스 연구소 설립 소식을 알리며..

국내 칼럼
자유주의
작성자
작성일
2020-01-01 01:32
조회
1745

전계운

전계운
* 미제스 코리아 대표

주제 : #자유주의일반



저와 가까운 지인들은 제게 왜 이 일을 시작했냐고 물어봅니다. 일반적인 비즈니스처럼 금전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한국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정치나 경제나 문화를 막론하고)가 자유 지향적이지도 않아 자유주의와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담론이 받아들여지기는커녕 화두로 꺼내는 것조차도 어렵고, 리버테리언을 자처하는 일부 학자그룹이 자유주의와 오스트리아 경제학파 원칙을 왜곡하는 활동으로 인해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어 한국에서 자유주의의 미래는 없는 것으로 보아야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되려 일신의 편의를 위해 남들처럼 평범히 살아가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저의 여자 친구조차도 제게 왜 그렇게 위험한 커리어를 택했냐고 물어본적도 있었습니다. 여자 친구는 중국 사람이며, 하나의 중국과 시진핑 노선의 사회주의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지지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제가 추구하고 있는 자유주의와 오스트리아 경제학파 원칙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고, 저의 개인 활동이 모든 걸 위험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2019년 중반 중국으로 출국할 때 비자를 발급받기 이전에 방문 목적을 준수하겠다는 각서를 비자센터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위험과 많은 우려 속에서도 미제스 연구소를 설립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저는 단순한 학문적인 흥미를 넘어서 진리를 발견했으며 이를 널리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목적을 가지고 행동한다.”는 자명한 공리에서 연역적으로 도출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 이자율과 같은 명백한 인간 경제 행위의 사실적(가치중립적이고 선험적인) 결과는 자유주의와 조화를 이루어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제언들을 주고 있습니다. 삶에서나 정치에서나 문화적으로나 많은 부문에서 말이죠.

외람되고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저는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인식론 및 방법론의 응용법과 방대한 역사 기록의 지식들을 모두 습득하지 못한 상태이며, 이론의 응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깊이 공부를 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유주의와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원칙은 세계의 도처에 존재하는 정부에 의해 갈등과 혼란으로 점철된 세상을, 소소한 분쟁은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강제적이고 폭력적인 권력 독점 기구 없이도 자유시장원리에 의해 사유재산권이 더 많이 그리고 잘 보장될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도 세상을 더 평화롭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저와 앞으로 함께할 미제스 연구소 일원들이 이처럼 습득한 지식들을 정론화해서 여러분들께 알리려는 것이 첫째 설립의 이유입니다.

둘째, 지난 5년간 자유주의 운동이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럽지만, 5년간의 경험들을 통해 느낀 것은 자유주의 학자그룹의 부재였습니다. 선배 학자들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그분들은 오스트로-리버테리언적인 정론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국가주의적이고 정치권력지향적(진보-보수와 같은 진영논리에 함몰된)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거듭 실망감과 혼란만을 안겨주었습니다. 특정기성정당 및 국정교과서의 지지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와 같은 주장은 더욱 그러했습니다. 확고한 원칙하에 시작하지 않은 일은 무슨일이던 간에 목적의식을 잃게 만든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사상적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학자그룹이 코어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자그룹이 원칙과 그에 걸맞는 정론을 제시하고, 사상을 추종하는 소위 ‘덕후’들이 정론을 다시 트렌드에 맞게 컨텐츠화하면서 도처에 퍼트리고, 이를 젊은 학생들과 대중들이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임으로써 결국에는 정치 운동까지로 확대 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령 미국 미제스 연구소와 같이 미제스와 미제스를 따르는 라스바드와 또 그를 따르는 수 많은 오스트로-리버테리언 학자들이 끊임없는 정론 개발과 후학양성을 함으로써 자유의 챔피언인 론 폴과 같은 정치인이 나올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한 것처럼 말이죠. 이처럼 미제스 연구소 역시 정론의 전파와 학자그룹의 형성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이것이 둘째 설립 이유입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파 연구의 대가이시자 한국의 라스바드라고 할 수 있는 전용덕 대구대 명예교수님께서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코어그룹을 형성하고 정론을 전파하는데 함께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기존의 언론매체 혹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전용덕 교수님의 오스트로-리버테리언적인 정수가 담긴 정론을 미제스 연구소 와이어를 통해서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제스 연구소는 선배들이 걸어온 실패의 길을 교훈을 삼아 어떤 국가주의나 정치권력지향적인 인물 혹은 집단과 교류를 맺지 않을 것이며 본연의 일에 충실할 것입니다. 자유를 사랑하고 오스트리아 경제학파를 지지하시는 분들, 앞으로 미제스 연구소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실 많은 분들께.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2020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0년 1월1일

미제스 연구소 대표 전계운 드림.




태그 : #자유주의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