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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역사와 중요성: 카를 멩거와 오스트리아학파의 급진적 주관주의

해외 칼럼
역사
작성자
작성일
2020-12-11 18:31
조회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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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P. Murphy
* 미제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뉴욕대학교 경제학 박사)
* 前 텍사스 공대(Texas Tech) 자유시장 연구소 조교수

주제 : #오스트리아학파의_역사

원문 :  이 글은 로버트 머피의 2015년 저서 "Choice: Cooperation, Enterprise, and Human Action"의 서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이 책은 미제스 연구소가 아니라 인디펜던트 연구소에서 출판하였기 때문에 인터넷 상에서 합법적으로 찾아볼 수는 없지만, 이 웹사이트에서 epub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번역 : 김경훈 연구원


[1편] 고전파 경제학의 한계
[2편] 카를 멩거와 오스트리아학파의 급진적 주관주의
[3편/完] 루트비히 폰 미제스와 "인간행동"

멩거, 제본스, 발라 세 명 모두 고전파의 노동가치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한계효용론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는 인정받지만, 특히 멩거의 작품은 다른 두 명의 접근방식과는 의미있는 차이가 있었다. 한 가지 예로, 멩거는 다른 두 동료의 특징이자 추후의 주류경제학을 지배하게 되는 수학적 공식화를 피하였다. 오늘날까지도,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과 다른 경제학자들 사이의 두드러진 차이점 중 하나는 오스트리안들이 수학적 모델 구축과 계량경제학적 테스트보다는 논리적 추론과 언어적 설명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필자 역시 한 주류경제학자가 오스트리안 학술 논문을 읽고 방정식이 어디에 있냐고 농담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단순히 설명의 방식과 스타일의 차이를 넘어, 오스트리아학파의 접근법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 비록 1870년대의 경제사상혁명 이후 사실상 모든 경제학자가 경제학이론에서 주관주의를 어느정도는 지지하고 있지만, 오스트리아학파의 접근방식은 종종 "급진적 주관주의(radical subjectivism)"로 묘사되고는 한다.1 오스트리안들 역시 주관주의 혁신을 가장 일관되고 철저하게 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계혁명 이후, 모든 주요 경제학파(오스트리아학파와 다른 학파 모두)가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시장가격을 소비자의 주관적 취향(tastes, 즉 보다 형식적으로는 '선호(preferences)')에 의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학파는 개인들이 미래에 대한 주관적인 기대를 가진다는 중요한 함의를 탐구하면서 주관주의를 적용하는데 이것보다 더 나아간다. 반면에 표준적인 주류경제학 모델은 개인적인 행위자들이 독특한 선호를 가질 수는 있지만, 모델링을 통해 단순화된 세계에서는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정확히 동일하고 올바른 이해를 가진다고 가정한다는 점에서 이와 대조적이다.

오스트리아학파의 또 다른 결정적인 속성은 시장균형(market equilibrium)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주류경제학적 관심을 따르지 않고 시장과정(market process)을 설명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시장경제에서의 이자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특별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자본가들이 재정을 투자할 때 대체로 긍정적인 이득을 취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자현상을 그것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이와 반대로, 대부분의 주류경제학자들은 경제를 평형을 이루기 위해 모두 충족되어야 하는 동시적 조건들의 집합으로 바라본다. 예컨대, 대학원에서 필자는 열대섬에 있는 자본재의 물리적 성격을 기술하고 섬에 고립된 외톨이에게 주어진 평형 실질 이자율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서술하라는 시험문제를 마주한 적이 있다. 이러한 접근방식이 오스트리아학파의 그것과 엄청난 괴리를 가진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성찰은 오스트리아학파의 또 다른 결정적인 특징이자,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우리시대에 가장 중요한 학습거리인 무언가로 이어진다: 다른 어떤 학파보다도, 오스트리아학파는 경제에서의 자본구조를 설명하는 많은 개념을 가진다. 주류경제학 모델은 경제가 형식적으로는 자본을 포함한다고 말하지만, 그들에게서 자본은 하나의 집합으로 간주되고, 단순하게 K로 표현하며 주어진 순간의 경제에 얼마나 많은 자본이 존재하는지만 나타낸다. 모델 속 세상의 사람들이 수입의 더 높은 부분을 저축한다면 K는 더 빨리 성장하고 미래의 생산량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조잡한 접근법에 따르면, 저축하는 것에 비해 "너무 많이" 투자하는 것의 유일한 단점은, 투자량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상당히 많이 이루어질 현재의 소비가 그보다 더 큰 미래의 소비로 대체된다는 것 뿐이다. 소비자의 주관적 선호와, 시간에 따른 소비자의 소비수준을 고려한다면 그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표준적인 주류경제학 접근법은 기업의 과오투자 가능성을 다룰 수가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스트리아학파는 경제에서의 자본을 숫자로 요약할 수 있는 단순한 "재고" 따위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스트리아학파는 자본이 트랙터, 화물선, 유조선, 드릴프레스, 조립고장, 망치, 못, 관개수로, 실험실, 대학교, 다양한 동물농장, 만들어지고 있는 재화 등 서로 이질적인 자본재들의 복잡하고 연동된 구조라고 바라본다. 이 풍부한 개념을 토대로, 오스트리아학파는 단지 얼마가 투자되는지만 고려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특정한 자본재에 투자되는지, 또 그러한 투자의 효과는 무엇인지 분석해야 할 수 있다. 예컨대, 추가적인 나사의 생산없이 스크류드라이버의 생산량만 대규모로 늘리는 것이 나라를 보다 부유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자본과 이자에 대한 오스트리아학파의 특유의 관점으로부터 오스트리아학파의 경기변동이론이 유도된다. 오스트리아학파의 분석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붕괴된 경제를 치유하기 위해 제공하는 전형적인 '처방전'이 사실상 독약과 다름없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이유로, 오스트리아학파를 공부하는 것은 단지 역사적 호기심이나 학문적 참신함을 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반복되는 우리의 경제적 불안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오스트리아학파는 중요하다.




태그 : #오스트리아학파개요 #가격 #다른경제학파 #주관주의 #경제사 #자본과_이자

  1. (원문 3번 각주) 이런 맥락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백 년 동안 이루어진 경제학 이론의 모든 중요한 진보는 주관주의의 일관된 적용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F. A. Hayek, The Counter-Revolution of Science (Glencoe, 1952), 31. 오스트리아학파의 급진적 주관주의에 대한 표준적 문헌은 다음과 같다. Gerald O'Driscoll and Mario Rizzo, The Economics of Time and Ignorance (New York: Basil Blackwell, 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