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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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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完] 루트비히 폰 미제스 대(對) 카를 마르크스: 사회주의 경제의 불가능성

해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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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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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Gordon
대표적인 라스바디안(Rothbardian) 철학자인 데이비드 고든은 미제스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다. UCLA에서 정신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머레이 라스바드의 삶과 사상, 그리고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의 철학적 기초에 대한 최고의 권위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제스 리뷰(Mises Review)의 편집자로서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논문과 책들을 오스트리아학파의 시각에서 면밀하게 분석해왔으며, 리버테리어니즘을 대표하는 위대한 평론가로 자리매김하였다.

주제 : #마르크스주의비판

원문 : Mises Contra Marx (게재일 : 2017년 3월 13일)
번역 : 박종식 (경희대 철학과 석사과정)

[1편] 마르크스주의 인식론과 역사철학의 문제

스탈린주의 "철학자" 마크 보리소비치 미틴(M.B. Mitin)이 마르크스주의가 "행동의 안내자(a guide to action)"라고 장엄하게 공표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행동이란, 당연히 자본주의를 사회주의로 교체하는 것이다. 자본 3권의 유명한 구절에서, 마르크스는 사회주의의 축복 하에서 사람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여가에 쏟을 수 있는 장밋빛 나날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순전한 생존을 위한 노동은 과거의 유산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제스가 입증했듯이, 현실은 마르크스주의 전망과 일치하지 않는다. 미제스는 사회주의가 이론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소련의 사례에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에, 인간행동학 방법론에 정통하다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지만, 미제스는 사회주의가 그 본성상, 즉 이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증명을 제시하였다.

미제스는 자신의 유명한 1920년 논문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경제계산"에서 처음으로 논거를 내놓았으며, 많은 부연설명을 추가하여 위대한 1922년 저작 "사회주의"를 발표하였다. 위대한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인 미제스는 자신 앞에 놓인 이론이 무엇이더라도 언제나 그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할 능력이 있었다. 소비자로서의 사회 구성원들이 원하는 것이든, 아니면 독재자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의제에 따른 것이든 상관없이, 일단 우리가 어떤 재화들을 생산해야 한다고 친다면, 모든 발전된 경제는 그러한 상품의 생산을 위해 최선의 자원 배분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자본주의 하에서, 우리는 재화를 생산하는 데 적절한 최선의 방법을 완벽하게 찾을 수 있다. 모든 자원이, 즉 토지, 노동, 자본 등이 사적으로 소유되는 것이 자본주의이다. 개인들은 미제스의 "인간 행동" 혹은 머레이 라스바드의 "인간, 경제, 국가"에서 아주 상세하게 설명된 방식에 따라 시장에서 거래한다. 그러한 거래는, 소비자들의 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끔 생산재들의 가격을 책정할 것이다.

시장과정의 세부내용을 여기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여하튼 그 누구도 자유시장이 위에서 간략히 기술한 방식에 따라 경제계산의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부정하지 않는다. 사회주의에 대한 미제스의 비판에서 중요한 점은, 그리고 미제스의 비판이 여전히 논란이 되는 이유는, 오직 자본주의만이 경제계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미제스의 주장에 있다. 특히 그는 사회주의는 절대 경제계산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새부내용을 굳이 들여다 보지 않아도 미제스 추론의 주된 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의에 따르면, 사회주의는 주요한 생산수단들이 "공적으로", 즉 정부의 소유하에 있다. 사회주의 경제는 중앙계획의 지시를 따른다. 시장이 없고 중앙계획만이 존재한다면, 어떤 재화를 생산하는 데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 다른 재화를 생산하는 데 투자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경제의 계획자가 부과하는 어떤 "가격"은 자의적이며, 진정한 경제계산에 있어서는 어떤 가치도 갖지 못할 것이다.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세부사항 하나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 사회주의 체제는 경제계산을 할 수 없다고 미제스가 단언할 때, 그는 1차재 혹은 소비재가 아니라 생산재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번에 미제스의 논증이 어떻게 마르크스주의에 결정적 한방을 먹이는지를 볼 수 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생산력의 발전이 사회주의 체제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사회주의가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설령 생산력의 성장에 따른 체제의 변화가 필연적이지는 않다는 미제스의 요지를 무시하더라도, 마르크스의 견해가 우스울 만큼 조잡하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단지 가장 효율적인 경제체제인 것만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유일한 경제체제이다. 비록 불가능하겠지만, 생산력의 발전이 필연적인 변화를 요구하더라도, 도래하는 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미제스는 효율성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마르크스의 추론을 탐구한다. 여기서 미제스의 결론에는 어떠한 논쟁의 여지도 없다. 사실 마르크스는 경제계산 문제와 관련하여 그 어떤 견해도 직접 표방한 적이 없다. [사회주의가 미래에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르크스는 사실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대하여 사실상 어떤 관심도 없었다. 마르크스는 현실에 도래할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탐구하는 것이, 그가 성급하게 경멸했던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수립할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완전히 지적으로 무책임했으며, 스스로 분석하려고 전혀 노력하지 않은 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기 스스로도 역사상 가장 생산적이라고 인정한 자본주의라는 복잡한 경제를 타도하자고 설파했다.

미제스의 비판에 맞선 사회주의자들의 대응이 형편없음을 고려해본다면, 어쩌면 사회주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외면했던 마르크스의 방책은 생각보다 현명했을 수도 있다. 미제스는 경제계산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사회주의자들을 재반박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몇몇 사회주의자들은 수학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다. 즉, 연립방정식을 사용함으로써 경제계산에 필요한 가격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체제라면 이러한 방정식들이 작동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의심스럽고, 사회주의자들 역시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미제스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반박은 다른 논점에 기초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 폴란드의 어용학자가 된 오스카르 랑게(Oskar Lange)는, 사회주의 경제가 시장을 버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비록 많은 사람이 "시장 사회주의"가 "동그란 사각형"만큼이나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랑게는 그렇지 않았다. 랑게의 제안은 비록 독창적이기는 했지만, 사회주의를 정당화하는 다른 제안에 비해서 더 효과적이지는 않았다. 미제스는 랑게 역시 완벽하게 박살을 내버렸다. 자세한 내용은 미제스의 작품을, 특히 그의 "인간 행동"을 직접 읽으며 살펴보기를 바란다.

미제스는 마르크스주의가 갱생불가능한 결정적인 오류를 여럿 범했음을 입증하였다. 미제스의 비판을 읽은 독자라면, 오지만디아스(Ozymandias)의 잘 알려진 시구를 마르크스주의에 적용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Round the decay of that colossal wreck, ... The lone and level sands stretch far away.

무너져 닳아버린 그 거상의 곁에는 외롭고 한결같은 모래밭이
그저 머나먼 곳까지 끝없이 펼쳐져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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