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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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필요한 것은 하이에크가 아니라 미제스와 라스바드이다

국내 칼럼
자유주의
작성자
작성일
2021-04-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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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계운

전계운
* 미제스 코리아 대표

주제 : #자유주의일반


왜 우리는 하이에크가 아닌 미제스-라스바드 전통의 급진적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이 필요한가?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상황을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상황을 요약하자면, 한국 사회는 경제는 물론이고, 국방, 교육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분야에서 정부의 간섭주의, 혹은 이를 넘어선 국가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방에서는 강제적인 징병제와 더불어 오직 정부만이 국방사업을 독점하고 있으며, 민간의 비지니스에는 신고와 허가제가 있고, 교육에는 공교육이, 경제분야에서는 세금과 규제가 없는 것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전 분야에 걸쳐 사유재산권이 존중받지 못하고 정부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다.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에서는 이 문제를 NAP(Non Aggression Principle, 비침해성의 원칙: 평화로운 사람들을 공격할 수 없다는 원칙)와 가치중립적인 경제학이 주는 “사실”들을 이용해 해결하고자 한다. 그 해법은 언제나 정부의 독점과 간섭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일관적인 결론이다.

반면에, 하이에크의 철학은 일관적이고 명쾌한 정책을 제시해주고 있지 않다. 그는 저서 <자유헌정론>에서 강제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물리력 행사나 폭력의 위협은 조직화된 무장폭력배들이 사람들을 자신을 위해 노역시킬 때, 그리고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부담금을 갈취할때 발생한다." 1 이는 매우 훌륭한 결론이지만, 이어서 그는 세금제도와 징병제는 피압제자들이 강제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비강제적'이라고 주장한다. 2

실제로 그는 예측가능한 강제는 사실상 비강제적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하이에크에게 있어서 정부가 시행하는 모든 법령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게 된다. 정부가 강제를 예고했기 때문에 강제를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할 수 있음으로 강제의 악한 특성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제”, “공교육”, “특금법”등 재산권을 침해하는 정책들은 하이에크의 논리에 따르면 모두 정당하다.

또한, 그는 기본소득제도를 주장했다. 이러한 복지제도는 전쟁 다음으로 정부가 권력을 쉽게 확장할 수 있는 수단임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하이에크의 주장을 자유가 아닌 정부권력의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간주해야 한다. 하이에크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 투자가 시들어질 때 개입할 수 있어야 하며, 학교와 연구소의 재정을 지원하고, 건축법규를 관리하며, 음식물의 품질을 보장해야 하고, 특정 전문직에 대한 인증제를 실시해야 하며, 몇몇 위험물, 무기, 폭발물, 독, 마약 등의 거래를 제한, 그 외에도 생산과정에 대한 보건감독을 담당해야하고, 극장, 스포츠, 경기장 및 기타 기관들을 제공해야 한다.

하이에크가 주장하는 정책들은 이미 대한민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거나, 어떤 것들은 도입 논의 중에 있다. 한국 사회가 하이에크의 사상을 받아들인다면,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은 그저 정부의 예고된 강제에 종속당하며 사는 “노예의 길”에 들어설 것이다.

위대한 자유주의자 머레이 라스바드는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놀라울 정도로 비참하고, 극단적으로 형편없다. 나는 심지어 이걸 사악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부에게 엄청난 권한을 부여한 하이에크와 달리, 라스바드는 정부가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가 민간 부분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잘 제공될 수 있으며, 국가의 존재 자체가 자유주의 원칙과 양립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정부제도의 즉각적 폐지론자였으며, 만약 누르기만 한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국가와 정부를 없앨 수 있는 버튼이 눈 앞에 있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누르는 사람이 진정한 자유주의자라고 말했다.

라스바드의 스승이자 현대 오스트리아학파의 창시자인 루트비히 폰 미제스는, 라스바드와 같은 수준의 논리적 일관성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역할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에 엄격하게 제한시켰다. 미제스 역시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이 자유와 양립불가능한 복지국가를 옹호한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하이에크의 사상은 현재 한국 정부의 정책들을 정당화할 뿐이기에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다. 반면에 미제스-라스바드의 오스트로-리버테리어니즘은 정부의 간섭을 즉각적으로 폐지하는 것만이 재산과 자유를 지키고 번영을 촉구하는 유일한 길임을 주장하며, 그 어떤 타협과 양보도 거부하는 입장을 고수한다.

엉키고 설킨 정부의 간섭주의를 궁극적으로 끝내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미제스와 라스바드를 읽어야 한다.




태그 : #라스바드 #미제스 #하이에크 #오스트리아학파개요 #간섭주의 #사유재산 #정치철학과_윤리학 #아나코캐피탈리즘 #보수어용세력(가짜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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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yek, The Constitution of Liberty, p.137
  2. Hayek, The Constitution of Liberty,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