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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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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의 역설 (1편)

해외 칼럼
정치·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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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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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Hermann Hoppe
한스-헤르만 호페는 살아있는 오스트리아학파 학자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호페는 멩거, 뵘-바베르크, 미제스, 그리고 라스바드로 이어지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과 오스트로-자유주의(Austro-libertarianism)의 가장 뛰어난 대표자로서, 칸트(Immanuel Kant)와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의 합리주의 철학에 기초하여 미제스와 라스바드의 인간행동학 이론체계를 대폭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멩거(Carl Menger)에 의해 창시된 오스트리아학파가 미제스의 인간행동학을 통해 완전한 선험적-연역적 이론체계로 탈바꿈했다면,—적어도 지금까지는—최종적으로 호페가 미제스의 방법론을 경제학을 넘어 형이상학과 윤리학에도 적용함으로써, 인식론, 윤리학, 그리고 경제학을 아우르는, 일종의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으로서의 오스트리아학파의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 : #전쟁과_외교정책

원문 : The Paradox of Imperialism (게재일 : 2013년 6월 4일)
번역 : 한창헌 연구원


국가

통상적으로 국가는 두 가지 고유한 특성을 지닌 기관으로 정의된다. 첫째, 국가는 특정 영토 내에서 궁극적 의사결정권(사법권)을 강제적으로 장악한 독점자이다. 즉, 국가는 그 자신이 연루된 분쟁을 포함하여 모든 분쟁에서 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한다. 둘째, 국가는 특정 영토 내에서 과세권을 장악한 독점자이다. 즉, 법과 질서 제공의 대가로 시민이 지불해야 할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기관이다.  

예상하던 대로, 오직 국가에게만 사법을 요구할 수 있다면 사법은 본래의 역할에서 벗어나 국가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왜곡될 것이다. 궁극적 의사결정권의 독점자는 분쟁을 해결하기보다는 분쟁을 유발하고, 다시 해결함으로써 이익을 취할 것이다. 더 끔찍하게도 독점적 보호 아래서 사법의 품질은 낮아지는 반면 가격은 높아질 것이다.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기이익(self-interest)에 따라 동기부여 되지만 세금을 징수할 권력을 지닌 국가 권력자들은 언제나 동일한 목표를 가진다. 바로 수익을 최대화하고 생산적인 노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국가, 전쟁 그리고 제국주의

나는 국가기관의 내부적 결과에 집중하기 보다는 외부적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즉, 국내정책보다는 외교정책을 다룰 것이다.  

우선, 모든 국가는 사법을 왜곡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기관으로 자국민의 '탈출'이라는 위협을 받는다. 특히 가장 생산적인 시민들이 세금과 왜곡된 법을 피해 달아날 수 있다. 어떤 국가도 이를 좋아할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통제와 과세 범위를 축소하기 보다는 확장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는 다른 국가와의 분쟁을 일으킨다. '자연적인'(natural) 개인이나 기관 간의 경쟁과는 달리 국가 간의 경쟁은 서로를 제거하려고 든다. 즉, 특정 영토 내에서 궁극적 의사결정권과 과세권을 장악하는 독점자는 오직 하나만 존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국가 간의 경쟁은 정치적 중앙집권화와 궁극적으로 단 하나의 세계 국가를 추구하는 경향을 낳는다.  

또한 게다가 국가는 세금으로 재원을 충당하는 궁극적 의사결정권의 독점자임으로 본질적으로 공격적인 기관이다. '자연적인' 개인이나 기관은 공격적인 행위에 따르는 비용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이 비용은 공격적인 행동을 자제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반면에 국가는 비용을 납세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 기관은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기관이 되는 경향이 있고, 폭력적인 충돌, 즉 국가 간 전쟁을 수단으로 중앙집중화 과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더군다나 국가는 반드시 작은 규모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세계가 시작점이 아주 다양한 독립적 영토단위로 구성된다고 가정한다면 성공 조건을 꽤나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다. 물론 국가 간 전쟁에서 승패는 많은 요인에 따라 결정되지만 인구 규모와 같은 것들이 동일하다고 한다면 국가가 사용할 수 있는 경제자원의 상대적인 양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국가는 세금을 징수하고 규제를 가할 뿐이지 경제적 부를 창출하지 않는다. 대신 기존의 부를 기생적으로 사용하기만 한다. 하지만 정부는 기존의 부에 부정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국내 경제에 더 낮은 세금과 규제가 부과될수록 더 많은 인구가 성장하고 국내에서 더 많은 부가 생산되며, 그에 따라 국가가 인접 경쟁국과의 분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더 많아진다. 즉, 세금과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인 자유주의적인 국가가 승리하여 덜 자유주의적인 국가로 영토를 확장하거나 패권적 통제 범위를 확장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컨대, 이는 왜 다른 곳이 아닌 서유럽이 나머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준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는 왜 네덜란드에서 시작해서 영국을 지나 20세기에 들어 마침내 미국이 지배적인 제국주의 강대국이 되었는지 설명해준다. 또 왜 미국 같이 국내적으로는 가장 자유주의적인 국가 중 하나가 가장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펼치는지, 이와 반면에 왜 구 소련은 완전히 상대적으로 평화롭고 신중한 외교정책을 펼치면서 반자유적인(억압적인) 국내정책을 펼치는지를 설명해준다. 미국은 어떤 국가라도 군사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소련은 상당히 규모 있는 국가와 군사적 대결에서 며칠 혹은 몇 주안에 승리할 수 없다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태그 : #큰정부 #인식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