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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스 와이어 9월호] 노동조합은 불공정 사회를 만드는 원흉이다

국내 칼럼
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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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9-0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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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

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주제 : #노동과_임금

2022년 미제스 와이어 목차 <펼치기>

대우조선 노조 정규직 용접공의 월임금은 500-600만원대인 반면에 대우조선 하청 노조 용접공 월임금은 200만원대라는 뉴스는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선박의 외부 용접을 정규직 용접공이 맡고 더 위험한 선박 내부 용접은 비정규직이 주로 맡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런 임금격차는 더욱더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정규직 용접공의 임금이 비정규직 용접공 임금의 2-3배나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이 비정규직 용접공의 삶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어왔는가?

한 전문가는 직무급을 도입해야 원청·하청 근로자 간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용접의 위치에 따라 일의 위험성이 다른 점을 제외하면 용접은 이미 직무급 일자리라고 하겠다. 숙련도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하청 용접공의 경우에 특히 그러하다. 그러므로 직무급을 도입해야 원·하청 근로자 간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을 모르는 주장일 뿐이다.

물론 원청 근로자의 경우는 개별 기업마다 임금 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원청 근로자의 경우에 호봉제가 적용된다면 그런 호봉제가 문제의 원인의 일부일 수 있지만 문제의 전부로 보기는 어렵다.

다른 전문가는 대우조선 하청 노조 파업은 선박 덤핑 수주 후 다단계 하청을 통해 적자를 모면하려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을 한다. 다단계 하청은 선박 건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차를 포함한 자동차 생산라인에서도 모두 다단계 하청이 존재하고 있다. 건설업도 사정이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다단계 하청은 임금 격차의 궁극적 원인이 아니다.

원·하청 근로자 간 임금 격차의 궁극적 원인은 노동조합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파업을 통해 자유시장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다. 이 때의 임금을 ‘제한주의적 임금’이라고 한다. 그런 임금이 가능한 것은 노동자가 파업을 통해 임금을 자유시장임금보다 높게 올릴 수 있도록 국가가 법률로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임금 협상 때는 그런 제한주의적 임금을 베이스로 새롭게 제한주의적 임금을 결정한다.

제한주의적 임금이 자유시장임금보다 언제나 높기 때문에 일부 노동자는 직장에서 해고된다. 그들은 이제 하청업체 용접공이 된다(물론 용접 일을 그만두는 노동자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누적되면서 하청업체 용접공은 셀 수 없이 많아진다. 하청업체 용접공의 임금은 하청 물량과 하청 용접공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대우조선 초기에는 하청 물량에 비해 하청 용접공의 수가 적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노조에 의해 원청업체 용접공의 임금이 높아질수록 하청 용접공의 수가 많아지게 되고 그 결과 하청 용접공의 임금은 점점 낮아진다.

대우조선의 경우에 두 노동자 집단의 임금 격차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것은 대우조선의 지배구조에서도 찾아야 할 것이다. 대우조선의 지배주주는 정부이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지분 약 56%를 가지고 있고 산업은행은 100% 국영은행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이상 산업은행과 정부는 노조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임금인상을 상대적으로 쉽게 허용해주었을 것이다. 만약 대우조선이 민간이 소유한 기업이라면 노조의 파업에 대응하여 임금 인상을 그렇게 쉽게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우조선은 누구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산업은행과 정부는 언제나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쉽게 들어주는 방법으로 협상을 했을 것이다. 가상적인 예를 들어, 임금을 연 1%만 더 올려주어도 10년이 지나면 무시할 수 없는 임금 격차를 보게 될 것이다.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대우조선을 민영화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유럽에서 반독점을 이유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을 합병하겠다는 계획을 무산시켰다. 대우조선과 같은 대기업의 주인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산업은행과 정부는 국내 인수자만 바라보지 말고 해외 인수자를 찾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바란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해외 인수자를 찾는 일도 어려워 질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강성 노조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조선업과 같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에는 공짜가 없다. 누군가 자신의 몫 이상을 가져가면 누군가는 자신의 몫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규직 용접공은 전자에 속한다. 후자는 여러 집단이 있다. 비정규직 용접공은 정당한 자신의 몫을 가장 많이 약탈당한다. 그 다음으로 비노조원인 노동자, 경제내의 모든 경제주체 순으로 자신의 몫이 쪼그라든다. 노동조합은 불공정 사회를 만드는 원흉이다. 그런 사회가 평화롭게 번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웃과 조화롭게 사는 일도 쉽지 않다. 지난 몇 십 년의 노조의 역사가 그 점을 잘 보여준다.


태그 : #독점과_경쟁 

썸네일 출처 :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