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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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초의 리버테리언 대통령 탄생?

국내 칼럼
정치·외교
작성자
작성일
2023-11-22 22:32
조회
725

전계운

전계운
* 미제스 연구소 대표

주제 : #정치


리버테리언 커뮤니티가 한 소식으로 인해 꽤 뜨겁다. 지난 2023년 11월 19일에 치러진 2023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리버테리언 경제학자로 알려진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가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선거에서 중앙은행 폐지, 총기소지 자유화, 공기업의 민영화, 정부 부처 대폭 축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선거기간 동안 좌우진영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정부지출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을 해왔다.

130%에 달하는 만성적인 인플레이션과 좌·우파 정권의 정부실패에 넌더리가 난 유권자들이 극단적으로 보이는 공약에도 불구하고 그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은 모든 유권자가 아니라 55.69%의 유권자들만이 그를 택했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정책이 아닌 여러 정치적 이유로 택한 것도 있을 것이다. 즉,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이 자유주의 정책을 실행하려면 헤쳐나가야 할 난간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어떻게 해서 그는 여권 안에 있는 잠재적 반대자들과 거대 야당의 반대1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리버테리언 원칙을 버리지 않은 채 어떻게 개혁을 시작할 수 있을까? 또한 그의 외교정책은 어떠한가? 외교 불간섭주의를 표방함을 주장했지만 벌써 이스라엘과 미국에게 줄을 대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2 

대부분의 리버테리언은 이러한 우려들을 갖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근본적인 우려도 하고 있다. 그것은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이 한 말을 제대로 지킬지 여부다. 나의 이전의 글 정치인의 수사학에서 보듯이, 결국 중요한 것은 말과 행동의 일치다. 비록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이 중앙은행의 폐지를 주장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져야만이 의미가 있다. 정부 부처의 폐지, 민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진심으로 리버테리언 소명의식을 갖고 언행일치를 이루기 위해(외교정책에서 간섭주의를 철회한다는 가정하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해도 한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 몸에서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열과 진통이 발생하는 것처럼 리버테리언 개혁을 시행하면서 만성적인 정부 바이러스로 인한 엄청난 국가주의&사회주의의 저항과 경제적 고통3이 발생할 것이다. 현재 이 진통을 견뎌내기 위한 충분한 인내심이 유권자에게 있지 않다. 유권자들이 충분한 인내심을 갖기 위해서는 자유주의 사상과 오스트리아학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유권자들의 이해가 없는 한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의 자유주의 정책들은 인기 없는 것이 될 것이고 결국 반대에 직면하여 정책 추진 동력이 꺼질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일까? 고전적인 방법인 “교육" 즉, 사상싸움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지식나눔에서부터 시작해서 언론, 학계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끊임 없이 국가주의의 폐해와 자유주의, 자유시장의 우수성을 대중들에게 알려야 한다. 사상 싸움이 없는 정치 개혁은 사상누각일 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양들을 이끌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 아니라 사자들을 일깨우기 위해 온 것이다.”

이것은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유세 중에 한 말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레이건과 대처처럼 말만 유창한 국가주의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위대한 실패와 희생으로 사자들을 일깨워 역사상 가장 위대한 리버테리언 대통령이 될 것인가? 모든 것은 그의 행동에 달렸다. 


태그 : #사회현안 #인물평가 #자유주의전략 

썸네일 출처 : https://www.politico.eu/article/argentina-elects-a-far-right-chainsaw-wielding-president/

  1. 좌파 정당인 정의당이 상원의원 72석중 36석을 차지하였고 24개의 주(州)중 12개 주에서 정의당 출신 주지사가 당선됐다. 그 외 군소 사회주의 정당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다.
  2. 그는 취임전 미국과 이스라엘에 방문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일전에 미국 등 자유주의 세력과 교류를 하고 중국, 러시아,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와는 교류를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이는 리버테리언적인 외교관이 아니다. 첫째, 엄밀히 말해서 현재의 미국은 자유주의 세력이 아니다. 아직 패권경쟁에서 패배하지 않은 구 제국주의 세력이다. 중동, 유럽, 한반도에 있는 미국의 영향력이 이를 잘 보여준다. 둘째, 미국의 경제체제는 정실자본주의 혹은 금융사회주의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 공산국가에 비해 덜 통제적일 뿐 넓은 맥락에서 이미 큰정부 국가인데 어떻게 이 국가를 자유주의 세력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  진정한 리버테리언이라면 거의 모든 현대 정부를 사회주의 세력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체제와는 별개로 민간 차원에서 자유무역은 무제한적으로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3. 각종 보조금, 통화팽창으로 인해 발생한 과오투자-버블을 정리하는 과정은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