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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스 와이어 2월호] 노조의 임금 결정과 광주글로벌모터스

국내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5-02-01 09:17
조회
119

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주제 : #노동과_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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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지난 달 14일부터 본격 파업에 돌입했다고 한 신문은 전한다. 그런 파업이 문제인 것은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 시절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저임금 무파업’ 등을 조건으로 GGM이 설립되었기 때문이다.

노조가 파업에 나선 이유는 임금 인상에 대한 사측과의 견해 차이 때문이다. 노조는 월 급여 7% 인상, 호봉제 도입, 상여금 300%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측은 물가 인상률을 넘어서는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초 GGM은 설립시에 ‘35만대 생산 시까지 초임은 3500만 원(44시간 근무 기준), 임금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GGM과 같은 기업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가를 먼저 알아본다.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가 현대차, 광주광역시, 36개 민간 회사 주주 등의 손목을 비틀어 투자를 강제하면서 GGM이 설립되었다. GGM은 광주광역시에 제조업 일자리 부족을 메운다는 목적으로 세워졌을 것이다.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의 임금(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 초임이 연 6000만원)이 너무 높다는 점을 감안하여 노사는 임금을 3500만원으로 아주 낮게 정하고 무파업의 조건을 합의했다.

GGM이 설립되게 된 ‘경제적’ 이유를 알아본다. 노동조합이 결정하는 임금을 ‘제한주의적 임금’이라고 하고 ‘자유시장임금’보다 언제나 높다. 임금이 노조에 의해 결정되게 된 것은 물론 헌법 때문이다. 그 임금은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최저임금과는 좀 다르지만 자유시장임금보다 높고 그 때문에 그와 유사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둘 간에 큰 차이가 없다. 현대차 생산직 노동자의 초임이 그렇게 높은 것은 지난 1987년 이후 매년 노사가 임금을 협상에 의해 결정해왔기 때문이다. 즉 그런 높은 명목임금은 노조에 의해 결정된 임금이 매년 누적되면서 생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높은 임금 때문에 지금은 그런 일자리를 ‘킹산직’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제한주의적 임금이 만들어내는 많은 폐해 중 중요한 네 가지만 요약한다. 첫째, 현대차 노조가 그렇게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노조가 없는 다른 대기업 생산직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자극하지만 현대차 비생산직 노동자의 임금도 인상 압박을 받는다. 대기업 노조는 노조가 없는 다른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 뿐만 아니라 노조가 있는 비생산직 노동자의 임금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둘째, 노조에 의한 높은 임금은 노동에 대한 초과수요를 발생케 함으로써 실업자를 양산한다. 노조에 의해 양산된 실업자는 노조가 없는 동일 직종이나 다른 직종으로 이동하여 일자리를 구하기 때문에 그런 직종에서 임금은 자유시장임금보다 낮아지게 된다. 킹산직처럼 임금이 매우 높아지면 일부 생산자는 생산라인을 해외로 옮기게 된다. 그 때문에 실업이 더 늘어난다. 셋째, 노조에 의한 높은 임금은 노조원을 제외한 한국 경제 내의 모든 경제주체의 임금과 소득을 내려가게 할 뿐만 아니라 그런 노동자들과 경제주체들의 소비지출이 줄어들면서 경제는 위축된다. 여기에는 노조가 있는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도 포함된다. 넷째, 노동자의 임금 상승은 자동화, 기계화 등을 부추긴다. 자동화, 기계화 등을 위해서 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에 노조에 의한 임금 상승은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도 한국은 청년 실업이 높은데 자동화, 기계화 등을 촉진하는 것은 청년 실업을 더 높이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부작용 이외에도 부작용이 더 있지만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자 문재인 정부가 투자자들을 강요하여 GGM을 만들었다. 그 때 정부는 GGM을 ‘혁신’, ‘상생’, ‘통합’ 모델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실제는 GGM의 설립은 강요에 의한 것이다. 게다가, 킹산직에 비하여 GGM의 임금이 그렇게 낮은 상황에서 파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지키기 어려운 요구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가 GGM의 설립을 자화자찬했던 것은 불과 5여 년 만에 그것이 심한 혹세무민(惑世誣民)임이 드러났다.

현대차와 같은 기업에서의 노조로 인한 실업에 대한 대응으로 GGM이 설립되었다. 그러나 겨우 전체 직원 680명 정도의 취업자 증가는 노조의 임금 인상에 의한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작은 규모이다. 자동차 부품 산업 취업자 증가까지 합쳐도 그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위대한 경제학자 미제스(Ludwig von Mises)는 정부의 간섭으로 생겨난 부작용을 정부의 추가적인 간섭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즉 GGM의 설립이 노조가 만들어내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결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GGM의 설립으로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보이는 현상’이지만 ‘안 보이지만 존재하는 현상’도 적지 않다. 정부는 GGM과 같은 기업의 설립을 강제하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의 작금의 높은 실업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노조에게 준 임금 결정 권한을 폐지하는 것이다.


태그 : #간섭주의 

썸네일 출처 : 아트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