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칼럼 및 번역자료 투고 요령 안내

[2편] 자유주의(libertarianism)란 무엇인가? - 재산으로서의 신체

해외 칼럼
철학
작성자
작성일
2020-04-09 07:43
조회
1154

Stephan Kinsella
*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 미제스 아카데미 교수

주제 : #정치철학과_윤리학

원문 : What Libertarianism Is (게재일 : 2009년 7월 29일)
번역 : 김경훈 연구원


[1편] 재산, 권리, 자유에 대한 '일관성 있는' 사상
[3편] 갈등을 피하는 유일한 길: 개인의 자기소유
[4편] '정당한' 사유재산의 형성
[5편/完] 번영과 자유를 위한 최선의 사상

'재산권 제도(A system of property rights)'는 모든 희소자원에 특정한 소유자를 배정한다. 희소자원의 대표적인 예시는 토지, 나무의 열매 등 천연자원이다. 그러나 자연에서 발견되는 물체만이 유일한 희소자원인 것은 아니다. 모든 인간 행위자는 고유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 인간은 신체와 불가결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신체를 통제할 수 있으며, 심지어 그것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신체 역시 하나의 희소자원에 해당한다.1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행위자들은, 신체를 비롯한 모든 희소자원을 수단으로 이용하길 바란다.

그리하여, 어떤 정치이론 혹은 체제라 할지라도, 외부사물과 신체 모두에 소유권을 배정해야만 한다. 우선, '자유주의 재산 할당 규칙(the libertarian property assignment rules)'이 신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신체에 대한 침해 개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자. 자유주의자들은 대체로 '비침해의 원칙'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아인 랜드(Ayn Rand)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이 서로 공존하기를 원하는 한,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에 대한 물리적 힘의 사용을 '개시(initiate)'—즉, '시작(start)'—해선 안될 것이다."2 혹은, 라스바드의 표현에 따르면:

자유주의 신조는 하나의 핵심적 공리, 어떤 사람 혹은 집단이라도, 다른 사람의 신체 혹은 재산을 침해할 수 없다는 '비침해성의 공리(non-agression axiom)'에 의존하고 있다. '침해(aggression)'는 다른 사람의 신체 혹은 재산에 대한 물리적 폭력의 사용, 혹은 위협의 개시라고 정의된다. 이런 점에서, 침해는 '침략(invasion)'과 동의어이다.3

즉, 자유주의자들은 권리를 침해하는 유일한 방법이 '무력을 개시하는 것(initiating force)'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곧 '침해를 저지르는 것(committing aggression)'이다. (또한, 자유주의자들은 다른 사람의 신체에 대한 무력의 개시는 결코 용납할 수 없지만, 방어, 배상, 보복, 처벌 등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의 무력 행사는 정당하다고 주장한다.)4

이제 우리는 신체에 대한 침해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그것은 흔히 '구타(battery)'라고 불리는 행위, 즉 '다른 사람의 몸의 경계를 침범하는 것(invading the borders of someone's body)'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서술하자면, 신체에 대한 침해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허가받지 않고 사용하는 것(using the body of another without his or her consent)'이다.5 '대인간 침해(interpersonal)'이라는 개념 자체가 바로 신체에 대한 재산권을 전제로 한다. 즉, 대인간 침해는 개인이 자기 신체의 소유주라는 주장을 최소한 '잠정적으로나마 자명한(prima facie)' 것으로 인정해야만 발생할 수 있다.6

자유주의가 아닌 정치철학은 다른 견해를 표한다. 즉, 개인은 자기 신체에 대해 '완전하거나 배타적인 권리(complete or exclusive rights)'가 아니라, 오직 제한된 권리만을 가진다는 것이다. 대신에, 사회 혹은 —사회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국가가 개별 시민의 신체에 일정한 권리를 소유한다.이러한 '부분적 노예제(partial slavery)'는 세금, 징병, 마약금지 등 여러 국가 조치 및 법령에 암시되어 있다.

자유주의자는 개인이 자기 신체의 완전한 주인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자신의 몸을 통제할 권리가 있다. 개별 인간으로서 우리는 마약을 복용할지의 여부, 군대에 입대할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 그리고 국가의 금지 조치를 지지하는 다양한 비(非)자유주의자들은, 국가 혹은 사회가 법령에 의거하여 사람들의 신체를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소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비침해적인(nonaggressor)' 범죄를 저질렀거나 군대에 징집당해 평생 감금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소유권을 가진다고 까지 주장한다. 요컨대, 자유주의자들은 '자기소유(self-ownership)'를 믿는다. 반면 모든 유형의 비자유주의자들, 즉 국가주의자들은, 반드시 어떤 형태의 노예제를 옹호하는 것이다.




태그 : #자유주의일반

  1. (원문 7번) 호페가 말하듯, 재화가 넘쳐나는 낙원에서도 모든 사람의 신체는 여전히 희소자원일 것이다. 그렇다면, 재산 규칙의 형성, 즉, 개인의 신체에 대한 규칙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신체를 희소재로 이해하는 관점에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 예컨대 에덴 동산 따위를 상상함으로써, 우리는 개인의 신체가 희소재의 '원형(prototype)'에 해당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고, 따라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재산권, 즉 '독점적 소유의 권리(rights of exclusive ownership)'의 확립 역시 어떤식으로든 필요하다는 점 역시 파악할 수 있다. Hoppe, A Theory of Socialism and Capitalism, pp. 8–9. 또한 Stephan Kinsella & Patrick Tinsley, "Causation and Aggression," Quarterly Journal of Austrian Economics 7, no. 4 (Winter 2004): 111–12 를 보라. (다른 사람의 몸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글이다.
  2. (원문 8번) Ayn Rand, "Galt's Speech," in For the New Intellectual, The Ayn Rand Lexicon, "Physical Force" 를 인용함. 역설적이게도, 객관주의자들은 종종 자유주의자들을 비난하곤 한다. 자유주의의 침해 개념이 '맥락이 없다고(context-less)'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침해' 혹은 '권리'라는 개념들이 '객관주의(objectivism)'라는 더 큰 철학적 틀에 근거하지 않는 한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아인 랜드 소설의 주인공 골트(John Galt)가 침해를 '다른 사람에 대한 물리적 힘의 개시'라고 매우 명료하게 정의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3. (원문 9번) Rothbard, For A New Liberty, p. 23. 그리고 idem, The Ethics of Liberty 도 보라: "자유주의 이론의 근본적 공리는, 모든 사람이 '자기소유자(self-owner)'가 되어야 하며, 그 누구도 그러한 자기소유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p. 60), 그리고 "... 침해적 폭력은 한 사람이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그의 재산에 침입함을 의미한다. 침입은 (신체적 폭행의 경우) 피해당사자에게 직접적으로 행해질 수 있으며, (강도 혹은 사유지 무단침입의 경우) '유형의 재화(tangible goods)' 에 대해 이루어질 수도 있다." (p. 45) 또, 호페가 쓰기를:

    "불청객이 다른 사람의 신체적 무결성(the physical integrity of another person's body)'에 침입하거나 변화시켜 그 신체를 당사자의 취향에 맞지 않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 그러한 행동을 '침해'라고 한다. ... 행동의 개념 다음으로 중요한 사회과학의 기본 범주는 '재산(property)'이다. 사실, 이 장에서 소개될 다른 모든 개념들, 즉 침해, 계약, 자본주의, 사회주의는 모두 재산의 맥락에서 정의되는 것이다. 침해는 재산에 대한 침해이다. 계약은 채산 소유자들 사이의 비침해적 관계이다. 사회주의는 재산에 대한 침해의 제도화된 정책이다. 자본주의는 재산과 '계약주의(contractualism)'를 인정하는 제도화된 정책이다." Hoppe, A Theory of Socialism and Capitalism, pp. 12, 7.

  4. (원문 10번) Stephan Kinsella, "A Libertarian Theory of Punishment and Rights," Loyola of Los Angeles Law Review 30 (1997): 607–45; 그리고 idem, "Punishment and Proportionality: The Estoppel Approach," Journal of Libertarian Studies 12, no. 1 (Spring 1996): 51–73. 를 보라.
  5. (원문 11번) 문맥에 따라 다음의 용어와 공식은 대체로 동의어로 간주될 수 있다: '침해(aggression)', '힘의 개시(initiation of force)', '무단침입(trespass)', '침입(invasion)', '다른 사람의 신체적 무결성 (혹은 사용, 통제, 소유) 에 동의받지 않고 (혹은 초대받지 않고) 변화를 가하는 것(unconsented to (or uninvited) change in the physical integrity (or use, control or possession) of another person's body or property)'.
  6. (원문 12번) '(나중에 거짓으로 드러날지라도) 처음에는 진실로 여겨진다는 점(Prima facie)'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는 신체에 대한 일부 권리가 분명 박탈당하거나 상실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그 범죄의 피해자는 분명 범죄자에 맞선 방어력의 행사를 허락받아야만 한다. 이 점에 대해 더 살펴보고자 한다면, Kinsella, "A Libertarian Theory of Contract," pp. 11–37; idem, "Inalienability and Punishment: A Reply to George Smith," 14, no. 1 Journal of Libertarian Studies (Winter 1998–99): 79–93; 그리고 idem, "Knowledge, Calculation, Conflict, and Law," Quarterly Journal of Austrian Economics 2, no. 4 (Winter 1999): n. 32. 를 보라.